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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서점 - 고양이가 머무는 책방
김지선 외 지음 / 새벽감성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턴가 길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보다보니 길냥이들의 삶이 얼마나 힘겨운지,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을정도가 되었다.
나는 반려동물로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
훨씬 오래전부터 개를 키워왔지만,
진짜 나만의 개를 키우게 된건 이 두 녀석이 처음이다.
결혼해서 독립을 한 후 받아들인 녀석들이니까.
두 녀석 덕분에 나는 점차 다른 동물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많은 관심을
갖게 된 동물은 고양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주변에서 제일 흔하게 마주치는 동물이니 말이다.
게다가 다양한 고양이 관련 서적들을 만나면서
점점 더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언제 기회가 되면 고양이 집사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한번씩 할 정도가 되었다.
그전에 고양이털 알러지를 극복해야겠지만.
(내가 고양이털 알러지가 심하다는건,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던 지인집에 놀러갔다가
알게되었다. 그집에서 알러지약을 줘서
그래도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거기 머물던 내내 콧물과 재채기, 기침으로
고생을 했더랬다.)
어쨌든 그래서 그런지 이 책도 눈에 쏙 들어왔다.
고양이와 서짐이라니. 진짜 어울리는 조합 아니던가.
고양이 특유의 여유로워보이는 몸짓과
흘러넘치는 귀여운 몸짓이 서점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서점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

<고양이와 함께 있다 보니 고양이가 좋아졌다.>
당연한 말 아닌가?!
좋은데 이유가 필요할까?
그냥 자연스레 삶 속에 스며든 그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고양이 수염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라니.
일본에는 고양이 수염 보관함이 따로 있다니!!
처음 알았다. 세상엔 역시 신기한 일 투성이다.
강아지 수염은 또 다른건가?;
강아지 수염 모으는 사람도 있으려나?
강아지 수염과 관련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아마 없겠지;;;

동물들과의 교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어주는지 모른다.
나도 경험이 있어서 안다.
몇년 전 친정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보내야 했던 일이 있었다.
동생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주저앉아 펑펑 우는데
반려견들이 내 주변으로 슬며시 다가와 핥아주며
위로를 해줬었다. 그 위로가 또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그 거대한 슬픔을 두 반려견 덕분에 이겨냈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많이 다르겠지만,
이런 교감 만큼은 같을거라 생각한다.
동물은 정말 아무런 조건없이 내 모든 것을
받아주고 사랑해준다.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다.
이건 키워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사람들이 참 매정하다는 생각을 최근들어 더 많이 한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고양이 밥을 주지 말라는
팻말이 곳곳에 있다. 왜 이런 팻말까지 두는걸까.
본래 그들의 영역이었던 공간을 우리 인간들이
파헤치고 빼앗았다. 그저 그들이 머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내어주고 먹을 것을 살펴봐주는 일이
뭐가 그렇게 해가 되고 싫은 걸까.
아기 울음 소리 같은 고양이 울음이 싫다,
고양이 배변 때문에 파리가 꼬인다,
고양이가 해꼬지를 할 것 같아 싫다 등등..
이유를 보면 참 별거 없다.
고양이가 공격을 했다는 말도 있지만,
글쎄.. 그건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할 일이다.
동물은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특히 길냥이의 경우
눈만 마주쳐도 도망치는 얘들이 대부분인데
공격이라니?! 그냥 핑계라는 생각만 들었다.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동물과 같이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매우 이기적이게도 인간은
동물에게 자신의 영역을 내어주려 하지 않는다.
아주 약간의 공간만 내어주어도 될 일을..
공존이 무슨 말이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보인다.
고양이든 다른 어떤 동물이든..
공존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명의 소중함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런 세상 말이다.

고양이들의 핫 플레이스 서점.
정말 다양한 독립서점들이 있어서 놀랐다.
대형서점 외에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신기하기만 했다.
잘 열려지지 않은, 독립 출판으로 만날 수 있는
책들이 있다고 하니 어떤 책들을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내년 이후.. 기회가 되면 독립서점들도
방문해 봐야겠다. 책구경 삼아, 고양이 만남을 기대삼아 말이다.
책도 좋아하고 고양이도 좋아한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취향에 맞는
독립서점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