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쌍둥이 아파트 ㅣ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6월
평점 :

얼마 전, 뉴스 기사였는지 카페 글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이 때문에 임대 아파트 신청을 하지 못하겠다는 부부의 사연을 본적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집이 매매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임대인지, 심지어 부모의 직업과 소득까지 기준을 삼아 친구를 사귀고 어울린다고 한다. 그래서 임대 아파트를 신청하고 싶어도 자식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차별을 받을까봐 신청을 못한다는 사연이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싶어서 어안이 벙벙했다. 같은 아파트지만 임대동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논다고 놀이터를 막아버리고 자신의 아이에게 임대동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는 어떤 아파트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차별의식을 심어준건 결국 어른들이란 소리다. 이런 기사들을 접하면 철없는 어른들의 사고방식에 화가 났고, 그런 어른을 부모로 둔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을 할지, 그로 인해 상처 받았을 아이들의 마음이 걱정되었다. 이런 부모들의 잘못된 가르침이 이기적인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기보다 '내'가 먼저인 삶을 가르치는 이기적인 부모들 때문에 사회는 갈수록 삭막하다. 요즘 가장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도 결국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새 아파트 입주민들이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높은 담장을 쌓아 올려 평소 지름길이라 자유롭게 길을 오갔던 동네 주민들이 담장 때문에 길을 빙 둘러 다니게 되었고, 어린아이들이 사는 곳으로 구분을 짓고 친구를 구분하는 일까지 발생했다는 기사를 본후 쓴 동화라고 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일이다. 아이들이 대체 이런 걸 보고 무엇을 배우겠는가. 참 속상하고 답답하다. 이 책의 아이들처럼, 이 책의 쌍둥이 아파트처럼 잘 해결되는 일이 현실에서는 없으니 말이다. 우봉이가 사는 스타 아파트 옆에 새로 스타S 아파트가 지어졌고, 입주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친구들의 전학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별일이 없었다. 그런데 나리라는 여자아이가 전학을 오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리가 우봉이가 사는 아파트와 자신이 사는 새 아파트를 구분짓고, 친구를 구별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반에는 스타 아파트와 스타S 아파트 파로 나뉘었고, 아이들은 그렇게 파가 나뉜채 뭉치기 시작했다. 이에 우봉이는 친구 서준이와 스타 아파트 지킴이를 자청한다.
한편,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이 문제는 어른들에게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스타S 아파트 주민들이 이름이 비슷해 쌍둥이 아파트로 불리는 것에 불쾌함을 비치며 두 아파트 사이의 오솔길 폐쇄를 주장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이기심의 끝판왕. 그 때문에 스타 아파트 주민들은 분노했고, 이에 맞서기로 한다. 이 때문에 사건이 생겼고, 주민들은 합심해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게 된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들이 모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면 참 좋을텐데. 그런 소식은 들려오질 않으니 착잡하다.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이런 문제점을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기심 보다 배려를 가르치고, 나보다 함께를 가르쳤으면 좋겠다. 내 아이들의 미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