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여름
카타리나 벤스탐 지음, 이유진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또 읽고나서. 가슴 속에서 분노가 쌓이고 또 쌓였다. 법의 약함에 분노했고, 피해자는 고통 속에 살아야 함에도 가해자는 멀쩡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또 분노했다. 소설 속 이야기지만 사실 현실은 더하다. 많은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벌 혹은 소년법에 의해 쉽게 사회로 다시 나왔고, 이미 고통받고 있는 가해자들은 그런 법의 처벌에 또 한번 상처받고 2차 피해를 두려워 해야한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어야 하는 걸까. 아이들을 낳고 키우기 전만해도 이런 일들이 이렇게까지 와닿거나 두렵지 않았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니 이제는 세상 모든 일이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이런 세상에서 내 아이들을 어떻게 지켜내고 바르게 키워야할지, 가끔은 어디 벙커 속에 숨겨놓고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얼마 전에 터진 n번방 사건이나 끊임없이 터지는 청소년들의 집단 성폭행 혹은 폭행 사건들의 소식을 볼때면 더 그렇다. 모든 범죄들이 갈수록 지능적이고 잔혹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이 소설의 이야기가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참 황당하고 어이없는건 가해자들은 분명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그게 큰 범죄행위라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사고방식이란 말인가. 치가 떨릴지경이다. 게다가 패거리 중 한명은 당시 상황을 일일히 사진까지 찍어뒀다. 사진 찍히는 것을 개의치 않았던 일행들의 안일함이 이후 얼마나 큰 댓가로 자신들에게 돌아오는지 이들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애초에 사진을 찍어둬서 언제고 그것을 이용할 생각을 했을 그 사악한 인물에게 닥친 일은 백번천번이고 당연하다 생각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제 버릇 남 못준다고, 끊임없이 일을 벌였으니 더 빨리 죄의 댓가가 받지 않은게 이상할 지경이었으니까. 이런 인물들이 사회적 지위와 명성도 얻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도 책 속에서는 죄의 댓가가 찾아오지만, 현실에서는..? 모르겠다. 한때 한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버젓이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는 모습들에 네티즌들이 분노하지 않았던가. 그때 알려진 것으로 그들이 피해를 입긴 입었으려나?


이야기는 한 남자의 자살로 시작된다. 그냥 일반적인 자살 사건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던 이 사건은 얼마 후 한 남자가 살해당해 발견되면서 두 사건의 연관성에 경찰이 주목하게 된다. 두 남자는 아는 사이였고, 어릴적 친구였으며 이들에겐 패거리로 몰려다니던 친구들이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들이 용의자가 될 수는 없었지만, 분명 이 사건에는 무언가가 있는게 분명했다. 한편, 시린은 강간 또는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여성들을 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 변호사다. 이주만 2세로 스웨덴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끊임없이 혈통에 대한 문제로 차별을 받아왔다. 어느날 친구 이사벨라의 다급한 연락을 받는다. 그 연락으로 생각지도 못한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된다. 또 다른 인물 샬로타. 뛰어난 형사였지만 한 사건에 의해 좌천되어 교통과 일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우연히 살인사건 현장을 보고 사건에 파고들다보니 그간 그를 괴롭히던 두통이 사라짐을 느낀다. 그는 천상 사건 현장을 누벼야 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마주한 사건의 공통점에 '여성'이 있음을 알게된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