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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 - 오늘도 내 기분 망쳐놓은
잼 지음, 부윤아 옮김, 나코시 야스후미 감수 / 살림 / 2020년 4월
평점 :

정말 하고 싶을 때 답해도 괜찮습니다. 보내고 싶은 메시지를 보냈으니 그 사람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거든요. 반응을 원해서 팔로우하는 게 아닙니다. 자유롭게 보고 싶어서인 거죠. 모두 자신의 상황에 맞춰 SNS를 사용합니다. 그러니 SNS에서 건네는 답은 상황이 될 때 해도 괜찮습니다. - P. 23
진짜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인데도 혼자라고 느낄 때가 더 쓸쓸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짧은 시간 정도는 지금 내 앞의 상대만을 바라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앞에 있는 사람을 거기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건 너무 서글픈 일입니다. SNS는 혼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사람은 더 이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 P. 33
그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아는 범위 안에서 나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단순히 내 상황에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르죠. P. 63
"주변에 부탁할 사람이 없는 건 그 사람 탓이지.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아무도 멀어지려고 하지 않았을걸. 최후의 1인이 되지 마." 분명 처음부터 아무도 없던 건 아닐 거예요. 견디지 못해 모두가 멀어진 거죠. 그런 사람의 마지막 지인이 되어버린다면.. 생각만으로도 두렵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과 멀어지는 건 도망이 아니라 지혜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거리를 두세요. 최후의 1인이 되기 전에. - P. 83
'너를 위해서'라고 말하기는 쉽죠. 하지만 그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정해서가 아니라 우위에 서고 싶은 마음에 발화 욕구를 억누르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 말합니다. 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라면 '너를 위해서'라며 하는 말을 모두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 P. 91
절대 그만두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그저 '간단하지 않을' 뿐입니다. - P. 128
요즘 이런 심리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현대인들의 마음이 그만큼 많이 다치고, 지쳐있다는 의미일거다. 사회는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거기에 맞춰가다보니 사람들은 이기심과 각박함으로 무장을 해야 했다. 다른 이에게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누군가에게 이용 당하지 않기 위해, 좀더 나 자신을 위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조금 뒤로 미뤄냈다. 그 결과 오히려 심리적으로 더 약해졌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타인에게 주는 상처는 어떻게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내가 받은 상처만 생각하지 말고,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누군가가 있진 않을지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무튼, 상처를 주고 받고 지쳐있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귀여운 냥이의 네 컷 만화에 짧은 글이 더해져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당연하다고 했던 생각을 조금만 바꿔도 다른 결과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이 말해준다. 질투보다는 내 자신을 좀더 사랑하고, 욕심보다는 내게 주어진 것을 좀더 소중히 여기는 방법으로 말이다. 저자는 뭐든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쉽지 않겠지만, 시도하려는 순간 이미 변화는 시작된거다. 타인의 공격이 쉽게 내 마음에 침투하지 않도록 긍정의 힘으로 나를 감싸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결국은 상대방도 달라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은 어렸을 때의 동네 분위기가 자주 생각난다. 그때는 정말 이웃과 허물없이 지냈고, 어려운 일이나 좋은 일이나 동네 사람들이 함께 했었다. 지금처럼 이웃과 잘 모르고 지내는 각박함을 그 시절에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때때로 그 시절이 참 그립다. 그 시절이라고 마음 다칠일이 없겠냐마는, 지금보다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만큼 지금의 지친 마음과는 다를테니까.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또 다른 사람에게 치유를 받고, 사람에게 받은 사랑은 또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결국 상처든 사랑이든 사람에 의한 일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다른 사람에 의해 내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무심코 뱉은 말이 나를 상처 입힐 수도,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힐 수도 있는 것처럼.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쉬울 수 있다. 나를 위해서라도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좀더 나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