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인성의 빛나는 밤 ㅣ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신은영 지음, 정수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평점 :
이 동화책을 보자마자 <'처인성 전투'는 또 뭐지?!> 하는 생각부터 떠올렸다. 나름 많은 역사 관련 서적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필요할 때는 딱 떠오르지 않는다. 픽션 역사 소설도 많이 읽은터라 어떨때는 실제와 혼동이 되기도 하고.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정보가 뒤죽박죽 얽힌채 숨어버리거나 소멸되어 버리는 기분이다. 언제 한번 한국사를 처음부터 제대로 정독을 하던지 해야지. 이래서야 도대체 역사책을 읽었다고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다. 아무튼, 흙으로 만든 토성에 천민들의 거주지였던 처인성을 지켜낸 고려 백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몽골제국을 상대로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힘을 합쳐 이겨낸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다. 몽골제국의 무서운 공격을 막아내면서 총사령관을 사살하기까지 했다니, 얼마나 치열하게 맞섰던 걸까.
평생 활을 만드는 궁사로 살아온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을 어느새 아버지와 견줄만한 실력으로 쌓은 12살 천민소녀 무령이는 활을 쏘는 솜씨 또한 일품이다. 어느날, 처인성을 지키기 위해 주변 성에서 온 혜령이라는 소녀에게 활 쏘는 법을 가르쳐 주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어가는 혜령이에게 질투가 났지만, 처음 사귄 또래 친구였기에 애서 그런 마음을 누르던 무령이었다. 그런데 양민과 천민이라는 신분차이가 무령이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렇게 두 아이의 사이가 멀어지나 싶었지만, 길상이라는 또 다른 아이의 못된 짓을 계기로 두 아이는 다시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처인성의 긴장감은 나날이 높아져만 갔고, 윤후 스님은 한달 안에 도착하게 될 몽골군에 맞서기 위해 사람들을 역할에 따라 나누기로 한다. 무령이와 혜령이는 활잡이가 되어 연습을 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전투가 시작되었다.
어린 아이들마저 활잡이가 되고, 활을 만들고, 돌을 나르며 전투를 준비해야 했던 처인성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두렵고 무서웠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내 나라 내 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전투였기에 더욱 죽을 힘을 다해 싸웠을 터였다. 이런 강인한 정신을 물려받은 후손이 바로 우리다.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알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상상력이 가미된 동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야기도 찾아보고 제대로 된 역사 지식을 쌓는 기회를 가지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