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자란다 단비청소년 문학
이지현 지음 / 단비청소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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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어린 자식을 학대하거나 죽인 부모 혹은 어른들에 대한 기사가 올라온다. 그런 기사를 볼 때면 피해 아동에 대한 생각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어른의 보호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아가들일 뿐인데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생각만 가득든다. 세상이 점점 더 미쳐가는 것만 같다. 부모 자격증이라도 존재하면 이런 일이 덜해질까?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 너무 많이 일어난다. 더 안타까운 것은 많은 학대 피해 아동들이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또 다시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전에 가정폭력으로 보호조치를 받다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결국 계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한 아이에 대한 뉴스를 보다가 알게된 사실이다.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이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정책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된 법이 강화되고 폭력을 행한 어른들에 대한 처벌 또한 강화 되었으면 좋겠다.


영우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다. 우연히 아빠에게 폭행 당하는 엄마를 목격한 이후 두려움에 떨다가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반항을 했던 날 이후부터 영우 또한 끊임없는 폭력에 노출되고 말았다. 한창 클 나이의 영우의 성장이 멈출 정도로 아빠의 폭력은 다양한 이유로 계속 되었다. 하지만 엄마를 인질 삼은 협박 때문에 영우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 그렇게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 기간 준비를 해온 엄마가 드디어 결심을 하고 행동에 나섰다. 영우를 데리고 아빠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치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아빠가 추적할 수 없도록 위치추적장치를 해둔 휴대폰을 버리고 현금을 모두 찾은 후 현금으로 버스표를 구입해 서울로 향했다. 서울의 중심을 찾아 도착한 곳이 종로. 엄마는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방을 구하기로 한다. 그렇게 묵을 방을 구했고, 그곳에서 두 사람의 최고의 인연이라 할 수 있는 택견고수 박범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 그건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그런데 최대의 위기에 놓여있던 영우와 엄마는 귀인을 만났고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가정폭력의 가장 좋지 않은 점은 피해자였던 아동이 성인이 되었을 때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폭력이 되물림 되는 셈이다. 그만큼 폭력이란 끝없이 악영향만 미칠 뿐이다. 때문에 주위의 관심도 필요하지만, 영우의 엄마처럼 피해자 본인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오랜시간 폭력에 노출되면 자존감이 너무 낮아져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못한다고 한다. 애초에 폭력이 시작된 초기에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자기 자신과 자식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 때마다 법의 보호와 처벌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면 더 좋고. 지금 이시간에도 가정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두려움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박범수 할아버지 같은 인연이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줬으면 좋겠다. 가정폭력 반대!!


"시간이 내 편이라는 걸 잊지 말라고 했어. 그 말을 너에게 해줄 줄은 몰랐구나. 시간이 네 편이라는 걸 잊지 마라. 너는 지금 자라는 중이야." 말을 마친 할아버지가 빙긋 웃더니 "십 년쯤 지나면 네 아버지 나이가 어떻게 되니?" 했다. 나는 머릿속으로 아버지의 나이를 계산해 보았다. 마흔아홉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맞설 수 없을 땐 피하는 게 상책이야. 길거리에서 오다가다 만난 놈들이라면 코피가 터지더라도 맞붙어 볼 수 있는데 아무리 세상이 막장이라도 부모를 향해서 주먹을 날릴 순 없지. 네 아버지가 변하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은 쉽게 안 변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런 자들은 자기보다 강한 사람은 절대 안 건드린다는 거야. 비열한 놈들이지. 어쩌겠느냐. 그게 네 아버지인걸..."  - P. 140-141


"은혜는 그렇게 갚는 게 아니야. 나한테 뭘 조금이라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딴 사람한테 베풀어. 너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거야."  - P.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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