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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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작가의 신작을 만났다. 사실 <한자와 나오키>를 만나기 전까지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을 다룬 이야기는 크게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작가의 작품을 만나고는 관심사의 범위가 넓어졌다. 직장 내 권력다툼도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매력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구나 했더랬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1권만 읽어본 상태인데 기회가 되면 다음 이야기들도 읽어볼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리즈가 아닌 다른 이야기로 신작이 출간 되었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저절로 손이 움직였다. '아, 이 책은 읽어야해!!!' 그렇게 굿즈인 연필 세트와 함께 책이 도착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예상치 못한 집콕 육아 덕분에 지쳐 나가떨어지기길 몇일이나 지난 후에야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첫날엔 정말 찔끔 읽다가 도저히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중단했다. 다음날은 손도 못대고 셋째날이 되었다. 아이들을 12시를 조금 넘겨서 간신히 재우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8개의 소제목마다 화자가 달라지는데, 처음에는 이야기가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고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어리둥절 했었다. 그러다.. 점점 이야기가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하더니 대박.. 완전 흥미진진!!!


작가의 거의 전 작품이 영상화 되었다고 하는데, 그의 책을 읽으면 왜 그런지 절로 이해가 된다.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머릿속에 장면들이 상상이 되면서 영상화 되면 어떨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 역시 영상화 해도 대박이겠다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이미 2019년에 <한자와 나오키> 출연진이 대거 출연한 영화로 개봉이 되었었단다. 제목은 책 제목과 같은 <일곱개의 회의 (국내 제목은 내부고발자들 - 월급쟁이들의 전쟁)>. 영화나 공연을 보는 것도 워낙 좋아했던지라 예전이라면 '이게 그 영화의 원작소설이구나' 하고 바로 알았을텐데, 임신과 동시에 영화와 멀어지더니 육아를 하면서 거의 단절되다시피 해서 개봉한 줄도 몰랐었다. 지금도 어쩌다 한편 볼까말까한 영화지만 미리 찾아서 찜해놔야겠다. 아무튼, 이야기는 한 중견기업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대형 종합 전기회사 '소닉'의 자회사인 '도쿄겐덴'. 이곳에서는 매주 목요일 정례회의가 열린다. 영업부장인 기타가와에게 있어 목표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법도'다. 때문에 실적이 떨어지거나 목표를 채우지 못한 부서는 매 회의 때마다 매서운 질책을 감내해야 했다. 오늘 2를 채우면 다음엔 3을 채워야하는 그놈의 실적. 매번 높아지기만 하는 그 실적 때문에 결국 대형사건이 터지고야 만다.


이야기를 읽고나서 얼마전 은행에서 벌어진 DLF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결국 이 사건도 직원들을 향한 본사의 실적 압박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어떤 식으로 실적을 채우는지 알려하지 않고, 알았다 하더라도 눈앞의 이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감싸거나 등을 떠밀고, 심지어 잘못된 방법으로 좋은 실적을 달성한 직원임에도 승진을 시켰다. 오로지 실적만 우선시 되었기 때문에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피해자들은 심한 심적 고통 속에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 이 소설과 참 닮았다. 꼭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처럼 공감을 이끌어낸다. 아마도 실제로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특히나 얻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영영 고쳐지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실적이 있어야 회사는 이익을 내고, 이익이 있어야 직원을 고용하며 규모를 넓혀가니 말이다. 그렇다고 도쿄겐센과 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되겠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이것은 소비자가 제대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만이 답이 아닐까? 여하튼 세상에 나쁜 놈들 참 많다. 기회만 되면 남의 돈을 거저먹으려 하는 사람들. 이런 나쁜 놈들과 엮이기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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