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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그 푸르던 날에 ㅣ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김현희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평점 :

광주에서 벌어졌던 5.18 민주화 운동. 영화로도 여러차례 제작이 되었고, 다수의 책에서도 다룬 이야기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제대로 찾아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저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였다랄까. 그런데 이야기를 읽고나니 그 배경이 궁금해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 그것도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어린아이들까지 휘말리게 만든 이 사건은 대체 왜 누구에 의해 벌어져야 했을까. 찾아보니 이 운동은 신군부 세력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벌어진 운동이었다. 당시 전국에서 집회와 시위가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신군부는 공수부대를 투입해 집회와 시위를 진압했다. 비상계엄까지 발표한 신군부는 광주 전남대 학생들을 시작으로 일반 시민들에게도 진압봉을 휘둘으며 무차별 연행을 했다고 한다. 이에 시민과 학생들이 적극 계엄군에 맞섰고, 계엄군에 맞서기 위해 무기를 획득한 시민군의 활약으로 계엄군이 후퇴하면서 민중자치를 실현시킨 운동이다. 이 과정에서 7,200여명에 이르는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전두환, 노태우가 중심이 된 신군부. 진짜 나쁜 사람들이다. 권력을 손에 쥐겠다고 열흘정도의 시간만에 이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키다니. 문득 전재산 29만원이라면서 골프를 치던 모습이 공개된 전두환이 떠오른다. 그날 골프장 이용 비용이 28만 5천원이라니 그럼 전재산은 5천원이 되는건가? 추징금 1000억은 못내겠고, 할건 다 해야겠고. 언제가 되야 그가 벌인 일들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될까. 이건 아마도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겪었거나, 이 일로 가족, 친구를 잃은 이들이 더 바라는 일이 아닐까. 아무튼, 이 책을 읽기 전, 간단하게라도 민주화 운동의 배경을 알고 읽는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야기를 읽고, 민주화 운동의 배경까지 정확히 알고나니 표지 속 두 소년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시위, 대모가 뭔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천진함이 민주화 운동과 더 대비되서 울컥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실종된 사람들은 아직 못찾은 거겠지? 그 가족들은 얼마나 한이 되었을까. 모든 실종자가 지금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광주 경찰 서장으로 발령을 받은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광주로 전학을 오게 된 만성. 아이들은 만성이의 서울 말씨가 느끼하다며 자꾸 놀려댄다. 갑자기 광주로 전학 온 것도 싫은데, 온통 드센 아이들 때문에 학교가 적응이 안되는 만성이는 서울로 다시 돌아가고만 싶다. 그러던 차에 아랫집에 사는 대길이 형제와 투닥거리다 친해졌고, 구슬치기 게임을 시작하면서 반 아이들과도 서서히 어울리기 시작한다. 한편, 광주는 상황이 점점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에 서장으로 있는 만성이의 아빠는 몇일째 집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정확한 상황을 알리 없는 만성이는 폭도나 빨갱이 때문에 밤만 되면 시끄러운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할 뿐이었다. 얼마 후, 휴교령이 내려졌고 광주로 공수부대가 투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휴교령 덕분에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즐거워할 뿐이었다. 5.18 아침. 만성이는 엄마의 눈을 피해 대길이와 집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