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신호 단비어린이 문학
김명선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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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개의 단편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가족, 이웃, 물건, 친구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고 느껴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하고, 너무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물건이 많은 요즘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아이들 책이긴 하지만, 어른들도 많이 읽고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을 좀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웃에 대한 배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일들은 당연한 일이 되어야 함에도 이기주의가 만연하다보니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졌다. 때문에 갈수록 이웃간의 다툼은 늘어나기만 하고, 학교폭력은 심해져만 간다.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일들도 법정 다툼을 해야하고, 아무런 이유없이 혹은 작은 단점을 핑계삼아 여럿이서 한 아이를 왕따 시키고 괴롭히거나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다음 희생자로 자신이 되지 않기 위해 방관하게 되는 일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모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이해가 없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심각한 것은 이런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들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대물림 되어 상황은 더 악화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범죄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갈수록 범죄가 진화하고 잔혹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많은 혐오와 타인에 대한 비방이 넘치고 있다. 우리 어른들이 먼저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바꿔나가야 아이들이 바뀐다. 누구나 내 아이는 살기좋은 환경과 좋은 사회에서 괜찮은 교육을 받고 반듯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 인성교육이다. 그리고 인성교육의 밑바탕은 사랑이다. 사랑을 주고 받을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일, 우리 어른들이 해야할 일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은 어른들이 먼저 읽고 느꼈으면 좋겠다.

첫번째 <담벼락 신호>와 네번째 <침묵 게임>이 특히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담벼락 신호>에서는 외계어 같기도 하고 비밀 암호 같기도 한 담벼락 낙서를 힘들게 지우면서 범인이 대체 누구일까만 생각했던 아이와 아빠가 등장한다. 낙서를 지우면 또 다시 잔뜩 그려지는 낙서. 범인은 대체 왜 이러는걸까 하던 차에 우연히 낙서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낙서 속에 담긴 진심어린 마음을 느끼게 된 부자는 화를 내며 지우기 바빴던 낙서가 누군가에겐 소중한 일일 수 있음을 생각한다. <침묵 게임>에서는 엄마를 잃고 말을 잃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담임 선생님이 고안해 낸 게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내 이 게임이 누구를 위한 게임인지만 생각하고 불공평 하다며 말을 잃은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들을 쏟아낸다. 선생님은 이런 아이들이 행동을 꾸짖는다. 그리고 친구의 마음을 생각해 보라며 모두에게 동일한 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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