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는 성공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성, 절제, 미덕과 같은 정신적 가치는 흔히 세상 모르는 사람의 순진한 소리쯤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삶, 남에게 보여주는 삶을 사느라 정작 자기 안의 내밀한 목소리를 놓치고 있다.
'철학자의 철학자' 플라톤에게서 답을 찾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스피노자, 발타자르 그라시안, 칸트, 쇼펜하우어 등 오늘날까지 변함없는 통찰을 주는 철학자들에게는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모두 플라톤의 철학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의 철학자' 플라톤은 2000여 년 전 세상을 현실과 이상(이테아)으로 나누며 그 유명한 이원론을 제시했다. 영국의 철학자 앨프리드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 2000년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철학의 바탕을 만든 플라톤은 명문가 집안에 태어나 정치가를 꿈꾸었지만, 소크라테스를 만나 인생의 전화점을 맞이하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진리를 탐구하는 삶에 강력한 호기심을 느껴 그의 제자가 되었다.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서양 고대 그리스 철학은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은 자연에 관한 탐구였지만 플라톤은 탐구 대상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실재, 즉 존재 자체로 전환했다. 기존의 그리스 철학자들처럼 진리를 세계에서 찾지 않고 인간의 내면인 '지성(nous)'에서 찾은 것이다.
철학의 관점이 "세계를 이루는 근본 원리는 무엇인가?"에서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로 전환된다.
플라톤이 서양 철학의 최고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플라톤은 가치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참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탐구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며 세상이 강요하는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다.
그리스의 전기작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는 플라톤을 가리켜 '영혼의 의사'라고 하였다.
플라톤의 철학은 다정한 말로 마음을 달래는 치유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좇는 돈, 권력, 명예 등 허튼 욕망에 빠져 들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잊어버린 이성의 힘을 회복시키는 치유다.
왜 플라톤 철학인가?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는 기원전 900년부터 200년까지를 '축의 시대(Axial Age)'라고 불렀다.
축의 시대를 인류의 정신적 발전에서 중심을 이루는 축으로 보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이미 이 시기에 나왔다.
정신적으로 가난한 현대인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플라톤이 삶 자체를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염세주의에 빠지는 데 경종을 울린다. 플라톤은 우리가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는다면 미덕을 소유한 탁월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톤은 인간의 내면에 잠든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가 탁월한 존재가 될 무한한 능력을 이미 소유한 채 태어난다고 본 것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플라토은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를 이이야기 하며, 지혜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무지를 깨닫는 사람만이 세상과 자신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다면 잠시 멈추어서 다시 물어보자.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현실이 가혹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이상을 꿈꾸는 게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이상 없는 현실이야말로 가혹한 것 같다.
*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삶을 향한 고단한 여정을 돕는 현자의 지팡이가 되기를 바랬고,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 지헤의 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