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미래 - AI라는 유혹적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
나오미 배런 지음, 배동근 옮김, 엄기호 해제 / 북트리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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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에 AI가 처음 세상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실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공지능은 엄청난 속도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다양한 정보를 편집하여 원하는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 낸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빠르다. 사람들은 빠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AI에 매료되어 점점 더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왔다. 다가올 미래에 온라인 신문 기사나 대학 논문, 기업 보고서, 소설까지도 모두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현실을 생각해본적 있을까? AI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정확도가 100%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진다면, 인간 대신 인공지능이 상당수의 일들을 대신하는 상황도 충분히 현실화 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책은 ‘우리는 그럼에도 왜 글을 써야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AI가 글을 쓰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글쓰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사고를 정리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의미를 창조하는 글쓰기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연습해야 할 글쓰기다. 결국 AI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이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인간에게 달려 있다. 나오미 배런의 『쓰기의 미래』는 우리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인간과 기계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만약 기계가 우리를 대신해 글을 쓸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이 책은 단순히 글쓰기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의 의미를 다시 재정의하는 책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글쓰기 수업은 인간의 글쓰기가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를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언제 그리고 왜 문자가 출현했는지와 함께 왜 우리가 쓰고 또 고쳐 쓰는지를 돌아본다. 또한, 미국의 학문적 전통이 만든 두 가지 산물 - 대학 입학을 위한 영어 능력 요건과 미국교육평가원Educational Testing Service, ETS - 을 살펴보고 이 두 영역에서 사람들이 하는 역할을 AI가 어떤 식으로 바꾸고 있는지를 따져 본다.

2부 만약 기계가 글을 쓸 수 있다면은 AI가 언어능력을 ‘소유’하게 된 과정을 검토한다. 우선 현재 AI의 기원에서 시작해 자연어 처리의 전체상과 그 처리가 AI라는 전체적인 틀에서 어디에 속하게 되는지를 설명해보려 한다. 마무리는 최초의 자연어 처리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 중 한 가지와 나중에 이뤄 낸 기계번역이라는 성공 사례에 대한 설명으로 맺기로 한다.

3부 컴퓨터가 글을 쓰게 되면은 초창기의 미숙한 연애편지들로부터 아돌프 나이프의 마음을 녹여 줄 오늘날의 세련된 소설 짓기에 이르기까지, 어떤 식으로 AI가 인간의 쓰기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넓혀 갔는지를 탐구한다. 그리고 전문 영역에서의 활약으로 초점을 옮겨서 AI가 언론과 법률과 번역 분야에서 그 존재감을 키우는 상황을 볼 예정이다. AI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텍스트를 생성하고 있어서 그것이 고용과 일의 만족감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따져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3부는 쓰기 능력을 포함해 AI의 여러 창의적인 가능성을 숙고해 마무리한다.

마지막 4부, 컴퓨터가 우리와 협력한다면은 AI가 일상의 필자들을 돕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살펴보며 시작한다. 이메일 답장이나 진짜와 흡사한 블로그 포스트의 초안을 잡아 주는 AI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맞춤법 검사, 단어 예측, 문법 검사 소프트웨어와 같은 도구들을 둘러볼 것이다. 그다음에는 AI와의 협력을 통해 인간의 글쓰기를 향상한다는 관점에서 ‘휴먼스인더루프humans in the loop’라는 방식을 검토할 것이다. 그런 뒤 한걸음 물러서서 철자, 문법, 고쳐쓰기, 교정과 심지어 손수 쓴 글씨까지 포함해 인간이 갖는 쓰기 기술 중에서 보존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미국과 유럽의 학생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글쓰기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인간의 쓰기 능력의 가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AI 시대에서 글쓰기를 할 때 가져야 할 태도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AI가 제안하는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 것!

AI가 작성한 문장은 논리적 오류를 포함할 수 있으며 창의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비판적 사고를 기를 것!

AI가 만들어낸 글을 맹신하지 않고 직접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 번째, 인간적인 글쓰기를 지킬 것!

AI가 대체할 수 없는 글쓰기는 감정을 담고 경험을 공유하며 독자와 교감하는 글이다.


 또한, 글쓰기와 관련해 탐구해 볼만한 핵심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당신의 글쓰기 동기는 무엇인가?

2. AI는 인간이 쓰기를 통해 발휘하는 창의성에 위협이 되는가?

3. 어떤 쓰기 능력이 지킬 가치가 있는가?

4. AI의 영향력으로부터 필자 개개인의 목소리를 지킬 수 있을까?

5. AI가 저작자의 개념을 재정의할까?

6. AI가 쓰기 능력에 기반한 전문직에 위협이 될까?

7. 협력이냐 전적으로 맡길 것이냐를 정할 때 어디를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8. 공개 규정이 도움이 될까?

이런 의문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인간과 AI 양쪽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이 책은 문해력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서 현재 자연어 처리의 진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논의 한다.


글은 무엇보다 자기표현과 사고를 위한 도구다. 쓰기를 배우는 것은 명확하게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한편, 내 생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즉 독자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유용한 수단이다.

 인간은 쓰게 되면서 멈출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의 주체가 된 것이다. 사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다가 멈추고, 멈추어서 말한 것을 돌아보고, 돌아보고 난 다음 고친다는 점이다. 파울로 코엘료가 말한 것처럼 “외로움을 회상으로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이 글쓰기라고 하였다. 따라서 쓰기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가능케 한다.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인간은 쓰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타자로서의 자기에 대한 앎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된다. 글쓰기는 그만큼 중요한 행위다. AI는 도구로 활용하며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한다.

'북트리거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다만 내가 걱정하는 바는 많은 언어 학습자를 비롯해 자신의 영어 구사력에 자신감이 부족한 필자들이 워드의 지시를 따르다가 문법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무미건조한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인간의 글쓰기를 육성해 온 유서 깊은 교수법과 오늘날 AI의 평가 프로그램 사이에는 서로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 이런 불일치를 언어학자들과 작문 선생들은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철자, 문법, 문체와 구두점을 자동으로 재단해 버리는 것이 개인적 목소리와 내용에 집중하려는 학생들의 노력을 저해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 -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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