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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지음, 제딧 그림 / 해결책 / 2021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24/pimg_7157691244441184.png)
차인표의 장편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백두산 기슭에 자리 잡은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현실을 아름다운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소설은 복수와 용서를 주요 주제로 삼아 생명에 대한 존중, 인간의 본성, 그리고 전쟁 속에서 꽃피는 인간애를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 ‘용이’와 ‘순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용이는 어릴 적 호랑이에게 엄마와 동생을 잃고, 아버지와 함께 백호를 죽이려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용이는 아버지와 함께 호랑이 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서 순이와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순이는 어머니를 잃고 ‘엄마별’을 바라보며 위안을 찾는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다. 그녀는 호랑이에 대한 복수심에 찬 용이에게 용서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두 인물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간다.
이 소설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는 용이가 잡은 호랑이 육발이의 새끼를 살려주는 순간이다. 육발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그 새끼를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서 용이는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는 ‘용서’와 ‘회복’이라는 주제를 강하게 드러내는 장면으로 생명이란 단절이 아닌 연속성 속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또한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위안부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일본군 장교 가즈오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점점 더 역사적 사실로 깊어진다. 가즈오는 위안부 징집 명령을 받고 이를 수행해야 하지만, 순수한 순이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내적 갈등을 겪는다. 결국 순이를 구하지 못하고 순이는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다. 가즈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결국 순이에게 사과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소설은 전쟁 속에서 인간의 죄악과 속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을 그려낸다.
차인표는 이 작품을 통해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아픔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고 서로를 용서하며 생명의 가치를 깨닫는지를 조명한다. 소설의 제목처럼 ‘같은 별을 바라보는 순간’은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순간이자 과거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희망의 상징이다.
이 책은 깊은 서정성과 역사적 사실이 결합된 감동적인 서사로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면서도 그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애를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옥스퍼드대 한국학 필수 도서로 선정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용이와 순이가 나누었던 대화와 행동 속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과 풋풋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결말이 더 서글프고 마음이 아프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좋아하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마음이 너무 절절하고 진심이기에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마지막 결말이 마음의 여운을 많이 남기는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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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채손독 @chae_seongmo
해결책출판사 @lucky_answerkey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그럼, 나는 꼭 백호를 잡아 복수해서 너희 엄마별 옆에 우리 엄마별을 띄울게." 그 말을 들은 순이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말합니다. "용이야, 언젠가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같은 엄마별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 두 아이가 다시 물끄러미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엄마별의 따뜻한 노란빛이 두 아이를 포근히 감싸 줍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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