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내용과 같이 고사성어의 고사(故事)란 중국에서 일어난 일. 대체로 유교 사상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사상이라는 것은 심오한 이론이기보다는 삶 속에서 겪게 되는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낸 보석 같은 지혜들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옛 어른들이 삶의 이치를 응축해 표현해낸 천금 같은 ‘네 글자 지혜’를 자신의 삶에 비추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타산지석(他山之石) : 직역하면 다른 산(他山)의(之) 돌(石)이라는 뜻인데, 비록 다른 산에서 나는 거칠고 나쁜 돌이라도 숫돌로 쓰면 자신의 옥을 갈 수가 있으므로,(자신에게 이롭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이라도 자신의 지혜와 덕을 닦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쓴 글을 보면 동양 사람뿐만 아니라 서양 사람들도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국가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롤로그 글을 아래 공유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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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해가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힐러리는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동주공제(同舟共濟, 한 배를 타고 같이 강을 건넌다)‘와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 등 두 개의 중국 성어를 들어 양국 협력을 다짐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배를 타고 같이 강을 건너는 수준을 넘어 산을 만나면 함께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함께 건널 다리를 놓는 수준으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역설한 것. 오바마 대통령 또한 ’유창한 영어‘(?)로 맹자님 말씀을 인용해 나름대로 시대의 흐름을 체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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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사성어, 사자성어를 학창시절에 시험 대비 목적으로 많이 외웠던 것 같다. 시험 준비용으로 읽어야 하다 보니 압박과 고통의 시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을 조금 편하게 먹고 각자 처한 상황에 맞는 반짝이는 금언들을 만나게 되면 마음 속 깊이 새겨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특별한 일을 경험하거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는 감정들이 하나의 사자성어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는데, 자신의 경험과 사자성어를 연결하면 훨씬 더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을 것 같다. 특정 상황에 사자성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능력치도 기르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구성은 크게는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다. 그 안에서 나름대로 꼬리의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사자성어를 배치 했다. 유사한 사자성어와 속담 등을 기록하여 하나의 사자성어만 익히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다양한 사자성어와 속담을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저자는 전체적으로 동양의 지혜를 온축하여 이야기책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하니 재미있게 읽고 성적도 올리면서, 지혜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길 바란다고 하였다.
주제별 분류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부끄러움’, ‘이기주의(자신의 것만 챙기는 행동)’ 등으로 큰 주제를 정하고 해당 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개인적으로 그 내용들이 정말 좋았는데, 인생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과 교훈을 주는 글들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자신의 태도와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는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1장에 담긴 주제를 예로 든다면, 해당 주제는 ‘부끄러움’이다. 부연 글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오늘의 나’를 뛰어넘는 ‘내일의 나’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주제를 가지고 저자의 생각을 풀어 놓은 글이 있는데 이야기 구조로 풀어내니 훨씬 더 이해가 빠르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청소년들이 시험이나 한자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이야기 구조에 초점을 맞춰서 보게 된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