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팔지만 책만 팔지 않습니다 - 책방의 애씀과 쓸모, 경영에세이 사장이자 직원입니다 1
구선아 지음 / 책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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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선아’ 저자는 제주 책방 이야기의 초고를 완성한 시점에 여행자가 아닌, 덜컥 책방 운영자가 되었다. 다니고 있던 회사를 퇴사할 생각도 책방 창업 계획도 없었는데 갑자기 벌어진 일이다.

평소 나를 둘러싼 세계가 흉포하게 날뛰는 날이면 책방에 간다고 했다. 책방이라는 공간과 책의 존재가 보통의 오늘을 지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한다. 책과 책방이 있는 공간에서 저자는 편안한 위로를 얻었던 것 같다.

프롤로그에 적힌 말 중에 유독 눈에 띄는 표현이 보였다. ‘존재와 형상을 만들어내는 언어와 그 언어가 가득 찬 언어의 집’이라고 표현 해놓은 대목이다. 그가 이야기한 언어의 집은 ‘책방’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언어가 가득찬 언어의 집에 빠지게 되면서 책방 여행자가 되었다고 한다. 여행을 가서 서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서점을 가기 위한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 첫번째 도시가 ‘도쿄’ 였다. 메이지 시대부터 형성된 ‘진보초 골목‘이라는 책방 거리를 방문하고, 일본에 1400여개의 지점이 있는 ’츠타야서점’을 방문하였다, 상해의 있던 큰 규모의 ‘가든북스’와 ‘신화서점’을 들리고, 다낭의 작은 책방과 로컬 분위기의 하노이 책방, 타이베이의 24시간 오픈하는 ‘청핀서점’ 등 세계 여행지에 있는 서점을 여행하였다. 허나 해외 서점 여행은 직장인에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 서울 곳곳을 걷고 낯선 도시 골목을 떠돌면서 책방을 탐험하게 되었다. 그러는 과정 중에 서울과 지방에 다양한 느낌의 책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기도 하였다.

책방 여행자에서 ’책방 연희‘라는 이름의 책방을 운영하게 된 저자는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겪는 불편과 불안, 불신과 불쾌가 자신의 구체적인 행복과 감각적인 즐거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여전히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언제까지 운영할지 예상할 순 없다고 했지만, 할머니가 되어서도 여전히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 했다.

이 책에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기 위해 알아야 할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담겨져 있다. 책방을 운영하다보면 찾아 오는 고객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같은 질문을 받기도 한다. “책방을 오픈하려면 최소 몇 권, 몇 종을 갖춰야 할까요? 최소 얼마를 가지고 있어야 책방을 운영할 수 있나요?” 등과 같은 질문의 답이 ‘책방 Q&A’ 페이지에 담겨져 있다. 작은 서점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다양하게 소개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준다. 큐레이션 서점, 출판 서점, 독립출판 서점 등 다양한 서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자세한 설명까지 더했다.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 좋은 사람들도 많지만, 반대로 무례하거나 예의가 없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을 누추한 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책방을 방문하면서 기본적인 이해나 예의는 갖춘 상태로 방문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책 위에 음료를 올려 놓다가 쏟게 되어도 배상을 하지 않는다던지, 책방에 와서 책은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왜 구매해서 보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책에서 알게 된 사실 중엔 판매되는 책을 잘 넘겨보기 위해 침을 묻혀가며 읽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혹은 책 내용 중에 마음에 드는 부분을 사진으로 모두 찍어 간다던지… 이와 같은 행위는 어느 서점을 가도 행하면 안 될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자 법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기본적인 예의를 지킨다면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책방을 운영하며 느꼈던 감정과 책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작은 서점을 운영하기 전 고민하는 사람들이나 책방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개인적인 바램으론 책에 문외한이거나 책방 예의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읽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대형 서점이 아닌 작은 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수가 줄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책이 좋아서 책방을 열고 있는 책방지기님의 마인드와 생각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리베카 솔닛이 쓴 ‘멀고도 가까운’이라는 책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책이란 건 “예상치 못하게 사람들이 내 삶에 들어오고 나 역시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책 속 이야기와 모든 세상의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으므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게 삶의 본질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책과 책방이 좋아 수년간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책들]

- 일상 생활의 작가되는 법(천년의 상상, 2022)

- 퇴근 후, 독립출판(리얼북스, 2021)

- 한 줄도 좋다, 그림책(테오리아, 2021)

- 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해의시간, 2020)

- 퇴근 후, 동네책방(리얼북스, 2020)

- 2020 구별민사소송법(한빛지적소유권센터, 2020)

- 꽃의 파리행(알비, 2019)

- 여행자의 동네서점(퍼니플랜, 2017)

- 여름 제주도 17곳의 책방을 여행하고 쓴, ‘바다 냄새가 코끝에’(북노마드, 2017)

- 여행자의 동네서점(퍼니플랜, 2016)

- 프랑스 정통 디저트(경향미디어, 2015)

- 나의 프랑스식 디저트(미디어윌, 2014)


'리앤프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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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무슨 일이든 한 번에 능숙해지는 일은 없었다. 내공은 그냥 쌓이는 게 아니다. 책방 운영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난 배움 없이 시작했으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을지 모른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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