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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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신입으로 들어갔던 직장에서 15년간 근속 근무를 했다. 신입이라 아는 것도 없고 배워야 하는 것이 수두룩하니 꼴찌 성적을 달릴 수 밖에 없는 건 불가피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팀에 노련하고 능력 있는 선배들이 많아 전국 상위권 매출을 올리고 있던터라 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려고 했다.

항상 팀 선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친언니 같은 따뜻함을 느끼며 열심히 일을 하던 중, 부장이 타부서로 발령을 권유 한다. 타부서로 옮겨져 간 곳은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었던 CS부서였다. 기존 업무보다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기뻤다고 한다. 이때 기존 팀 선배들이 옮긴 부서가 어떠냐고 물었는데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편하다"라고 편하게 말을 했는데 선배들이 그 말 자체에 의미를 두고 회사 내부에 소문을 퍼트렸다.

CS업무를 보는 사람들과 주변 직원들에게 집중 미움의 대상이 된다.

늘 응원의 말을 해주던 사람들이었고 친근한 느낌이라 편하게 이야기를 했던 거였지만 결국엔 그 말 자체가 화근이되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메시지를 파악하기 보다 "편하다"라는 말 자체에 꽂혀 회사에 퍼트려 버린 거였다.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도 생겼을거라 생각한다. 그 계기로 직장이란 공간에 있는 사람은 '동료'로 가족,친구와 같은 관계가 될 수 없는 특수한 관계임을 깨닫고, 본인도 회사에서는 자신도 직장 '동료'라는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 가고자 마음 먹게 된다.

오해를 풀기 위해서 에너지를 쓰고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 중요한 것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해서 이것으로 인정 받자라는 생각으로 매달리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의 이야기도 없어지고 자신은 점점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아마 이런 일련의 사건들로 일을 통해 완벽하게 인정 받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냥 단순히 일을 잘하고 싶은 '일잘러'인줄 알고 생활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자신이 일중독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맡은 업무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다 보니 인정 받게 되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타인의 인정과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살아간다. 정작 소중한 가족은 돌보지 못한 채로.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는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며 살아 간다. 직장에서 소모하는 에너지가 커 정작 소중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챙길 에너지가 없었다. 중요한 것을 계속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중에 마침 남편이 인사발령을 받게 되면서 아이를 케어할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육아 휴직'이라는 선택지를 필연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 휴직 기간을 보내는 동안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차츰 깨달아 가는 과정을 겪게 된다. 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간 뒤, "직장 생활에서만 나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고, 삶의 중요도가 바뀐 상황에서 더 이상의 회사 생활은 무의미 하다고 판단되어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퇴사 후 제주도로 이사를 가면서 삶에 무엇이 중요한지 더욱 섬세하게 알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삶이 주는 여유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직장 생활부터 퇴사 후의 제주도 생활까지.. 너무나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정 파트에서는 거의 모든 글에 줄을 다 그어야 할 정도였다.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은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행동하고 싶지만 생각이 많아 주춤하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그동안의 삶을 녹여낸 책으로 그 서사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그림을 그리듯이 생각하며 읽다 본이 생각보다 빠르게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맞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저자처럼 용기를 한번 내봤으면 좋겠다.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뺏기고 쫓기고만 있다면 잠시 멈추고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빡빡한 일상에 제대로 된 '여유'가 무엇인지 찾아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을 것 같다.


본문 내용 중 공감 가거나 좋았던 부분을 일부 발췌 했다.

일을 잘하고 싶었다

p27

바닥까지 내려간 자존감은 새 직무에서 반드시 성공하고 말겠다는 오기가 됐다.

첫 번째 직무는 내 적성과 맞지 않아 성과가 나지 않았을 뿐, 맞는 직무에 데려다 높으면 탁월한 성과를 내는 직원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p29-30

선배들과 나 사이에 쌓인 신뢰를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신뢰와 동등하게 여긴 것이 오판이었다. 일이라는 조건이 명확한 동료 사이의 신뢰일 뿐이었다.

성과를 경쟁하는 회사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한다. 노고를 더 인정받기를 원한다.

노고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내가 더 고생했지."라며 고생을 전시하게 된다. 고생 우위에 서기를 바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생 우위에 있고 싶은 마음을 놓쳤다. 전 직무를 고생 우위, 현 직무를 고생 열위에 놓아 일으킨 갈등은 결국 나의 미성숙한 태도였다. 회사 내의 의사소통임을 망각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하듯 필터링 없이 쏟아낸 말이 문제를 일으켰다.

역적이 됐음을 알았을 때보다 뒤통수가 더 얼얼했다. 이미 나를 미워하기로 작정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노력도 고까워 보임을 깨달았다.

여기는 회사. 마음을 나누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기보다 나도 내 이익을 위해 움직이자고 마음 먹었다.

회사 사람들과 맺는 관계는 가족도 친구도 아닌 동료임을 명확히 했다.

일로 맺어졌기에 일이 바뀌자 불편한 호기심의 대상이 됐고, 일을 비교하자 불쾌한 오해를 받았다. 그럼 나도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에 의미를 두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면 됐다. 오해 푸는 방법을 고심하느니 일 잘하는 방법을 찾는데 에너지를 집중해야 했다.

p31

불통한 말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미움받을 용기를 냈다.

동료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였다. 일의 성과를 나누기에 그렇다. 형태가 다른 만큼 나도 변해야 했다.

회사에 어울리는 자아가 필요했다. 내 생각과 감정을 말갛게 드러내는 대신 회사에서 통용되는 정도만 제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했다.

인정 받아도 질문은 남았다

p50

일잘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평판도 중요하다.

p55

행복 총량의 법칙, 지랄 총량의 법칙처럼 연락 응답에도 총량의 법칙이 있는 듯 했다.

p56

답변 속도로 관계의 깊이를 측정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가족, 지인들과 제일 얕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주객이 전도돼 버렸다.

p61

회사에서는 '1.9'인분이라는 말이 있다. 2인분의 일이 한 사람에게 몰리면 인력을 충원해줘야 하니 그에 아주 조금 못 미치는 1.9인분까지 일을 시키며 최대한 부려 먹는다는 말이다.

여유로운 삶은 지루하지 않을까?

p102

휴식에도 휴식 뒤에 생산성을 높이겠다거나 평온한 감정 속에 행복을 느끼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거니까. 목표 없이 마음껏 놀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느긋하면서도 게으르지 않게 사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을 방향이나 희망 정도로 모호하게 두지 않고 선명한 목표로 정의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쓰는 육아휴직이지만, 나도 돌보는 육아휴직이 되자는 목표도 더했다.

p103

목표가 생기니 마음이 급해졌다. 한번 늘어지기 시작하면 계속 늘어지게 되리라. 휴직하고 나면 내일도, 모레도 시간은 넘치니 모든 일을 다음 날, 그다음 날로 미루리라 짐작 됐다. 틈을 주면 안 됐다. 늘어지고 흐트러지기 전에 망설이지 말고 떠나야 했다.

🖋️저자는 아마 바쁜 일상에 제대로 된 '여유'를 즐기며 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는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질까 걱정하고 불안해 하면서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살지 않았을까?

성과 위주의 회사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을거다.

실제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기 힘들다.

그 마음이 공감가고 이해가 되어 마음이 짠하기도 했다.

휴식을 위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목표를 세우니 마음이 급해졌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쉬고 있어도 늘어지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말도.

일을 새롭게 구해서 시작하게 됐을 때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겁나는 마음을 느낀 적이 있다. 휴식이 주는 늘어짐과 흐트러짐에 깊게 적응되어 일을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며 걱정 하기도 했다. 그런 걱정과 불안이 있다 보니 자꾸 무언가를 하려고 했고 휴식을 취해야 하는 순간에도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한 느낌이 없었다. 나의 일상도 자세히 살펴 보니 제대로 된 여유와 휴식을 즐기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해야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될 것 같다.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면 나의 마음 상태에 집중 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싶다.

내 마음이 무엇을 하기 힘들어서 쉬어야 한다면 다른 것을 놓고 '휴식'을 취하고, 쉬기만 해서 불안해서 오는 힘듬이라면 휴식 기간에 뭔가를 시도 해보도록 하자.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p117-118

시간이 돈인 세상에서 기다림은 돈 낭비였고, 때론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무능이었다. 하지만 제주에서 만난 기다림은 전혀 달랐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고 상대와 마음을 맞추는 시간이었으며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자연스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억지 없이 애씀 없이 자연스러운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시간은 억지로 당기고 쪼개 쓰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대로 두면 마음의 부대낌이 적은 것도 알게 됐다. 무엇보다 기다림이 못마땅하던 삶보다 기다림이 평온한 삶에서 내가 더 행복했다.

p124

지금까지 나는 '내가 바라는 나'만 생각했지, '지금 내 모습'을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높은 능력과 더 굳센 의지로 더 나은 목표를 달성할 나만 그렸다.

워라밸은 신기루였다

p130

남에게 인정 받는 행복에는 만족이 없었다. 잠깐 행복하고 나면 남들의 마음을 내가 알 수 없으니 인정 받았다는 느낌이 착각인지 아닌지, 지금의 인정이 얼마나 갈지 곧바로 불안해졌다. 하지만 내가 오늘의 나를 살피며 느끼는 행복은 내 마음이라 내가 제일 잘 알기에 쉽게 만족 했다.

p133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로 잡아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 잠깐 멈추는 여유는 꼭 필요한 여정이었다.

p151

타인에게 인정 받는 행복이 신기루라고 생각하면서도 떨치지를 못했다. 그래서 갈팡질팡 했다.

내게 더 중요한 가치를 알고 있으면서 덜 중요한 가치에 붙들렸기에.

불안한 내일보다 충만한 오늘

p175

마음이 해방되니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용기도 커졌다. 어떤 역할, 어떤 직책으로 나를 설명하지 않고 어떤 취향을 가졌고,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로 나를 설명하게 됐다. 특히 무언가를 이뤘고, 이뤄야 하는 마흔이 아닌 여전히 무언가를 하고 싶고, 하고 싶은 마음을 따라 움직이는 마흔을 살게 됐다. 성과보다는 즐거움을 따라 사는 삶이다.

여유로워도 부지런하게 산다

p208

과정을 중시하는 삶을 살게 하니 행복한 순간이 늘었다. 이제 놀이는 시간 낭비라는 죄책감을 동반하지 않고 내게 필요한 영역이 됐다.

p233

남들과 비슷하다는 것은 적응의 지표가 될 수 없다. 나와 우리 가족의 속도에 맞는 삶을 사는 것이 적응의 기준이며 안도의 범주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여유로워도 부지런하게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p245

무엇을 이뤄서 행복한 삶보다 일상에서 여유를 누리며 곳곳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삶을 바란다. 행복의 크기 보다는 빈도를 우선한다. 그렇다고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삶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았던 적이 있고 그때 벌어둔 돈이 있어 느긋하게 머무는 삶이 가능해진 것이니까. 어쩌면 전력 질주를 해봤기에 느긋한 삶을 택할 용기를 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p248-249

아무리 소소한 행복이라도 미루면 누릴 수 없는 법이다.

행복의 잦은 빈도는 미루지 않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목표만 향하느라 소소한 행복을 미루지 않는 마음, 노을 지는 풍경과 같이 오늘도 내일도 볼 수 있는 흔한 날을 미루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물론 미루지 않는 마음에 앞서 소소한 행복을 알아차리는 여유부터 갖춰야 한다.

행복을 발견하는 여유를, 행복을 누리는 시간을 미루지 않는다.

🖋️<여행처럼 일상을 살고 싶다면>,<돈이 있어야 여유가 있다고 한다면>,<물 한 모금 비우는 삶>의 소제목 내용들 중에도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밑줄을 많이 그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지 않은 사람도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나 직장 생활 후 휴직이나 퇴사 등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도 많았던 것 같다.


'마음 연결'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음 연결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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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한 말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미움받을 용기를 냈다.

동료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였다. 일의 성과를 나누기에 그렇다. 형태가 다른 만큼 나도 변해야 했다.

회사에 어울리는 자아가 필요했다. 내 생각과 감정을 말갛게 드러내는 대신 회사에서 통용되는 정도만 제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했다. - P31

회사에서는 ‘1.9‘인분이라는 말이 있다. 2인분의 일이 한 사람에게 몰리면 인력을 충원해줘야 하니 그에 아주 조금 못 미치는 1.9인분까지 일을 시키며 최대한 부려 먹는다는 말이다. - P61

지금까지 나는 ‘내가 바라는 나‘만 생각했지, ‘지금 내 모습‘을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높은 능력과 더 굳센 의지로 더 나은 목표를 달성할 나만 그렸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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