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섬 나오시마 - 아트 프로젝트 예술의 재탄생
후쿠타케 소이치로.안도 다다오 외 지음, 박누리 옮김, 정준모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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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젊은이들은 도쿄를 갈망한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쿄는 꿈의 도시라고 한다. 우리네의 서울사랑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도시는 결국 도시고 삶의 현장일 뿐이다. 젊음과 도시는 서로 꽤 잘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가 들고 성숙해지며 결국 본성으로 돌아간다. 자연을 찾게 되고 자연스러움을 눈에 담고 싶어진다.

이 책에는 나오시마, 테시마, 이누지마라는 세토내해의 세 섬이 소개된다. 세토내해는 유난히 아름다운 바다로 명성이 높다. 이 곳에서 아트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한 사람들이 그 과정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본이 되는 사상은 작품이 주인공이 아니고 주인공은 인간, 그리고 자연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누시마는 1900년 초에 10년 정도밖에 가동하지 않았던 구리 제련소가 폐허가 된 채로 방치되어 있었고 그 부지의 일부를 산업 폐기물 매립장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인간이 만든 문명과 발전, 겉모습 번듯한 도시 뒤에는 산업 폐기물로 뒤덮혀야 하는 운명의 다른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교섭에만 4년가량 걸려서 이누시마의 폐허가 된 제련소가 서 있는 1만 평의 부지를 취득했다고 한다. 사실 이런 능력도 자본이 있어야 가능하다. 실제로 나오시마와 세토내해 섬들의 이 예술 프로젝트는 후쿠타케 소이치로 베네세 홀딩스 이사장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재력 없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 엄청나게 성공했다. 국내에서 나오시마에 대한 다수의 책이 출간되어 있다. 후쿠타케 소이치로 이사장은 나오시마에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것도 기쁘지만 실은 현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큰 기쁨이라고 말한다. 이를 현대미술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프로젝트의 당초 목적이던 인간을 향한다를 이루어낸 것이다. 한국의 유명 작가 이우환미술관이 있는 것도 반갑다. 베네세하우스 뮤지엄은 미술관과 호텔의 결합으로 유명하고 지추미술관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고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나오시마의 야외작품인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은 최고 인기다. 사람들은 나오시마 하면 빨간 호박, 노란 호박을 떠올린다. 호박 하나 뒀을 뿐인데 주변 풍경이 확 달라진다. 이런 것이 예술의 힘이 아닐까.

 이에 프로젝트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은 가옥을 개조해 현대미술 작품으로 만들었지만 미나미테라의 경우는 안다 다다오가 설계를 맡은 신축이다. 안도의 작품으로는 귀한 목조 건축이라고 한다. 최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구마 겐고가 목조로 유명하지만  최근 읽은 신문기사를 보니 구마 겐고도 콘크리트 작품이 있다고 한다. 이런 몰랐던 사실을 아는 것도 이 책의 재미있는 포인트다.

 기존 국내 발간 나오시마 관련 책들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여행 관점에서 책을 쓴 경우가 많다면 이 책은 실제 나오시마와 세 섬의 아트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 보고의 느낌이다. 그렇다고 딱딱하지는 않다.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이 1인칭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만큼 다양하고 유익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예술가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신선한 시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한번쯤 가보고 싶은 그 곳, 나오시마다.

  

< 인상깊은 대목 >

P.​009 도쿄에는 자극, 흥분, 긴장, 경쟁, 정보, 오락이 있을 뿐 거기에 '인간'이라는 단어는 없다. 역사와 자연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인간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할 리 없다.

P.011 현대미술은 출판이나 음악과는 다른 형태의 문화다. 출판물이나 음악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면, 많이 팔릴수록 수익도 커진다. 반면 현대미술 작품은 기본적으로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P.011 세토내해의 아름다움은 에도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를 거쳐 전 세계로부터 높은 찬사를 받아왔다. 세계쩍으로 유명한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세토내해에 현대미술의 요람을 만들자는 구상은 이렇게 구체화되어갔다. 나오시마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섬을 방문해 '나오시마에서만 볼 수 있는 작룸'을 만들어주고 있다. '장소특정적 미술'로 주문형 작업인 셈이다. 그림이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인간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P.015  이우환미술관은 2010년에 완성되었다. 이우환이라는 예술가에게는 전부터 흥미가 있었는데,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그의 개인전을 본 것이 나오시마에 이우환미술관을 건립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는 모노하(MONO SCHOOL) 작가로 불리고 있지만, 나는 그 작품에서 물질 문명에 대치하는 선에 가까운 무엇인가를 느끼고 있었다. 아마도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의 목표에 가장 근접한 아티스트가 아릴까 생각한다.

P.017 1970년은 미시마 유키오가 자결한 해이자 오사카 만국박람회가 개최된 해이다. 나는 우연히 미시마 유키오가 12세부터 25세까지 살았던 도쿄 시부야구 쇼토에 있던 옛 미시마 가문의 저택을 해체하여 소유하고 있었다. 지인의 부탁으로 언젠가 복원할 수 있도록 보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P.108 안도는 미나미테라의 벽면에 야키스기 판을 사용했다. 나오시마 목조 건축에는 일반적으로 야키스기 판이 사용되는데, 안도도 이를 의식해 설계했을 것이다. 안도의 작품으로서는 귀한 목조 건축이다.

P.120 일반적으로 오늘날 남아 있는 신사는, 아무리 오래된 것이라도 기껏해야 메이지 시대쯤에 지어진 것이 많아 에도 시대의 취향이 현저하게 남아 있어 부자재 등도 꽤 굵다. 우지의 뵤도인 등, 헤이안 시대의 건물에 남아 있는 것은 훨씬 가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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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의 법칙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로버트 그린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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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특정한 활동이나 학문에 이끌리는 이유를 결국은 당신도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은 언어로 설명하기 힘들며, 그저 자연과 본성이 이끄는 길일 뿐이다.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를 따르라. ... 당신이 평생 추구해야 할 인생 과업임을 잊지 마라˝ 정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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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트 산책 - 도쿄의 미술관.박물관 여행인 시리즈 2
김고운.박용준 지음 / 시공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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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자꾸 하다 보면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용이 진화하기 시작한다. 해외 여행도 처음에는 말도 안되고 지리도 모르니 패키지 여행을 하다가 슬슬 자유여행을 시작한다. 자유여행의 매력에 빠지면 "패키지 여행은 여행도 아니다!"라고 흥분한다. 여행에 대한 이런 생각들이 정여울 작가의 글을 읽고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기사 원문>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5/28/2014052800045.html

 

몇 번 가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와 여행을 결합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여기에 시간적 여유까지 있다면, 그리고 됴쿄와 미술관, 박물관에 관심이 있다면 참고가 될 좋은 책이 있다. 바로 <도쿄 아트 산책> 이다. 이 책은 사실 나온 좀 됐지만 시의성에 있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있던 박물관과 미술관이 없어지는 경우는 식당이나 가게가 없어질 확률보다 낮으니까.

 

책에서는 친절하게 지역별가이드, 테마별 가이드에 문화행사도 소개하고 아이와 함께 가거나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세심한 가이드도 해준다. 사실 이 책은 언젠가 갈 수 있겠지 하고 사 둔 책인데 이제야 진짜 가 보는 것을 전제로 읽게된 것이다. 읽는 관점이 달라지니 책도 달리 보인다. 도쿄에 이렇게 갈 만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다니 놀랍기만 하다. 책에서는 무려 200여 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내용은 충실하고 읽을 거리도 꽤 있다. 박용준 저자가 추천한 <오르골의 작은 박물관> , 김고운 저자가 추천한 <우키요에 오타 기념 미술관> 도 가보고 싶고 유명 건출가인 구마겐고, 안도 다다오가 건축했다는 미술관과 박물관은 두 배의 즐거움을 줄 것 같다. <일본 민예관> 은 야나기 무네요시를 중심으로 기획되었는데 총 1만 5천점의 민예품 중 3천 점 이상이 우리나라의 것이라고 한다. 

<피플 앤 아트> 라는 꼭지의 내용도 좋은데 도쿄 아트 뮤지엄의 이토 요코 씨에게 일본의 추천하고 싶은 다른 미술관을 물어보니 "일본의 미술을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시다면 긴자의 갤러리나 미술관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최근 기업들이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갤러리들과 시설만 화려한 갤러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래도 오랜 역사를 지닌 변함없는 테마를 가지고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전시를 열고 있는 긴자의 작은 갤러리들을 추천하고 싶다는 것이다. 긴자는 지금은 불경기로 많이 줄어들어 약 300여 개만 있지만, 한창일 때에는 500여 곳이 갤러리들이 성행할 정도로 다양한 전시와 문화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긴자의 갤러리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눈여겨 보자. 책 뒤편에 지도와 인덱스까지 있어서 이 책 한권이면 도쿄의 볼만한 박물관, 미술관에 대한 정보는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사랑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당신, 도쿄로 아트 산책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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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트 산책 - 도쿄의 미술관.박물관 여행인 시리즈 2
김고운.박용준 지음 / 시공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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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런 류의 책이 더 인기를 끌 것 같다. 여행을 많이 할 수록 이제는 특정 테마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등장할 것. 도쿄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가려면 한 번쯤 보고 갈 만한 책이다. 내용이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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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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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이미 삐딱선을 탔다. 원래 마루야마 겐지는 이런 이미지의 작가다. 아직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한 권 못 읽어봤지만 지금까지의 이력만으로도 충분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작가다. 마루야마 겐지는 분명 일본 사람이고 이 책의 내용은 일본 사회에 대한 비판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에 대한 일침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도리어 머리를 끄덕이며 맞어 맞어를 연발하며 읽게 된다. 왜 작가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라고 말하는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왜 지옥이라고 표현하는가. 일본도 한국도 청년 실업과 성장 정체, 국가에 대한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한국은 최근의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국가 시스템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 빠졌다. 작가는 국가가 힘 없는 국민을 위하기 보다는 있는자들의 손아귀에 놀아난다고 말한다. 이 말이 틀렸다고 할 수 있는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책임은 국가나 사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도 남들이 가는 방향으로만 가고 모험을 싫어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지 못한다.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남의 결정에 다 맡겨버린 꼴을 하고 있다. 마루야마 겐지의 독설이 이다지도 뜨끔할 줄이야.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변해야 하고 생각없이 살지 말자.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는 사실 극도의 반어법인지도 모른다. 더 멋지고 신나게 인생을 살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사냐는 질책이다. 인생은 아름답고 우리도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더 멋진 삶에의 욕망이 생긴다. '끝내주는 인생 대박이다' 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마루야마 겐지는 정말 멋지다.

 

<인상적인 대목>

P.009 이 육체도 이 성격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것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따라 정해진 외적 조건에 불과하지 않은가.

P.014 살아 있는 것의 역사는 곧 재해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P.014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간에 떠도는 지옥이란 바로 이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P.014 오늘날까지 인간은 온갖 지혜를 쥐어짜 문명을 일으켜 왔지만, 그럼에도 웅덩이에 우글거리는 장구벌레와 다를 바 없는 허망한 존재라는 사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P.018 애완동물 같은 귀여움이나 우등생이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면 자식을 완전히 포기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P.020 부모의 희생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자식이 얼마나 많은가

P.022 자식은 아무튼 학교를 졸업하면 당장 집을 나가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그럴 수 있느냐 없느냐에 인생의 모든 것이 달려 있다.

P.045 고용주가, 단순히 사회적인 값어치를 매기는 데 목적이 있는 학력을 그렇게나 중시하는 까닭은 오로지 순종할 인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P.045 이 넓은 세상에는 다양한 직종이 있고, 저마다 다른 삶의 모습이 있다. 그렇게 폭넓은 세상에 살면서 왜 처음부터, 어린 시절부터 회사에 취직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살아왔는가.

P.046 직장인의 처지란 노예 그 자체라는 것을 모르는가. 누가 강제로 끌어가는 것도 아니고,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가. 제정신인가.

P.047 남에게 고용되는 처지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의 9할을 스스로 방기하는 일이다. 인생 전부를 남의 손에 빼앗기는 것이다. 쥐꼬리만 한 월급과 상여금과 퇴직금을 빌미로 지시에 따르기만 해야 하는 인형 취급을 당하고, 퇴직 후 제2의 인생이라는 거짓으로 점철된 무지갯빛 꿈을 꾸는 동안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철저하게 무시된다.

P.071 나라를 통치하는 자들은 국민이 국가의 정체를 단박에 꿰뜷어 볼 만큼 현명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것이 본심이다.

P.073 인터넷 게임에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이유는 자유 경제를 활성화해 세수를 늘리고, 호경기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P.074 텔레비전은 국가의 끄나풀이다 - 텔레비전도 한몫하고 있다.

P.078 자신은 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동에만 종사하고 나머지는 전부 아내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이한 정신 상태로, 요령을 부려 가며 너절하게 살아간다.

P.079 탐욕스러운 줄다리기와 서로를 헐뜯고 끌어내리는 일에 열을 올리고, 털끝만큼의 가치도 없는 출세와 명예와 돈 몇 푼을 위해,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자신의 혼을 미련 없이 팔아넘긴다.

P.079 이 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남편과 자식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여자를 현모양처라며 극구 칭찬해 왔다. 그러나 이런 비뚤어진 미학이야말로 남자와 자식을 못나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여자 자신을 또 궁극적으로는 이 나라 사람 전체를 못나게 만든 원흉이다.

P.080 인간다움이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바로 지성 쪽에 몸을 두는 것이다. 그리고 지성이란 합리적인 사고를 가리키니, 즉 이성으로 사는 것이다.

P.082 다른 생물에 비하면 너무도 약하다. 생기도 부족하다. 생명력도 희박하다. 발랄한 존재와는 거리가 멀다. ... 수렵 채집 시대에 원시적인 삶을 살았던 당시의 인간은 다른 생물 못지않게 억척스럽고 강인하게 살았을 것이다.

P.082 인간은 분에 넘치는 두뇌를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사용하는 데에는 저항감과 고통을 느낀다.

P.096 자금 없이도 할 수 있는 자영업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에는 눈을 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 외의 길은 없는 것처러, 마치 상식 중의 상식이라는 듯이 곁눈질 한 번 하지 않고 똑바로 직장인의 세계로 들어간다.

P.097 이 넓은 세상에 다양한 직종이 있는데,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라는 위치를 왜 그렇게 간단히 손쉽게 선택하는 것인가.

P.098 스스로 선택한 것도 아닌 인간 집단에 섞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는가. 일의 내용은 둘째 치고, 음습한 인간관계의 성가심에 시달리다 못해 거기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있는가.

P.099 개인의 잠재 능력을 간파하는 안목을 지닌 상사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능력 있는 부하에게 두려움을 느껴, 즉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까 봐 겁을 먹고 질투해 부하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을 확률이 훨씬 크다. 그런 세계다.

P.099 재미있었던 일도 2, 3년 계속해 절차와 요령을 완전히 익히고 나면 염증이 난다. 그러다 보면 일하는 태도가 느슨해지고, 일 자체에도 질려 정열의 돌파구를 취미에서나 찾는 수밖에 없다.

P.100 생활의 기반인 일 자체가 재미있고 거기에서 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지, 안 그러면 살고 있으면서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P.105 직장인을 선택한 그 순간 유일하고도 최거의 보물인 자유를 직장에 고스란히 헌납한 셈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가.

P.107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 안에서만 빛나도록 생겨 먹었다는 철칙을, 그 우선권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든 본인 멋대로라는, 자유와 함께하는 삶만이 존재의 기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08 출퇴근 전철 안에서 죽은 사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인생의 절정기는 학교 축제 때뿐이었음을 절감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자유를 스스로 내던졌기 때문이다.

P.115 일본 민족만큼 종교를 좋아하는 예도 없다.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당 두 가지 이상의 종교에 어떤 형태로든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강한 자라면 누가 되었든 상관없이 따르는, 전통적이고 거의 군생동물적인 사대주의에 여전히 젖어 있기 때문이다.

P.127 마음과 정신과 혼을 갈고닦는 데 필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분투뿐이다, 그 밖의 길은 없다.

P.135 독재국가는 물론, 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 역시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 소수의 것이다. ... 알기 쉬운 예를 들어 보자.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한 원전사고의 주범인 전력회사의 보스 등이. 그야말로 대표적인 특정 소수이다. ... 그들은 대기업의 꼭대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허울뿐인 사장을 뒤에서 조정한다. 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드러나지 않는다. 그 탓에 보통은 지명도도 낮고 얼굴고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호화로운 생활상도 연예인이나 졸부들만큼은 눈에 띄지 않는다.

P.137 나라를 실제로 주무르는 자들은 넘치는 자금을 악용해서 목전의 욕망에 허우적거리는 정치가와 관려들을 최대한 이용한다. 관료와 정치가들뿐만 아니라, 학자와 매스컴, 문화인, 연예인, 평론가 등 많든 적든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인종에게 온갖 명목으로 돈을 뿌려 여론을 안정시키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형태로 국가를 유지한다. 마음대로 나라를 주무르고, 당당하게 세금을 빼돌려 이권을 장악한다. 그렇게 어디까지나 사적인 나라를 구축하고 지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다져서는 그 영예와 영광을 후손에게 물려준다.

P.145 언젠가는 반드시 다른 나라에서 전쟁을 도발하리라는 망상에 시달리고, 급기야는 손아귀에 들어오는 것이 좀 더 늘어난다면 이쪽에서 전쟁을 일으켜도 좋다는 밑도 끝도 없는 욕망에 이끌려 군사력을 강화하기에 혈안이 된다.그들은 자신들의 불안을 국민의 불안으로 확산하고, 자신들을 방위하기 위한 군대를 국가를 방위하기 위한 군대라는 대의로 바꿔치기하면서 경제대국이 되지 못한 부담과 굴욕감과 실패를 군사대국으로 만회하려 한다.

P.165 솔직히 말해서, 연애가 연애답게 느껴지는 것은 고작해야 서른살까지다.

P.167 인생의 반려를 제 손으로 선택할 수 없다거나 그럴 마음이 전혀 일지 않는다면 생물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지녔다 하지 않을 수 없다.

P.171 사람은 누구나 잠재적인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은 자기 인생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조건이다. 발견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또는 그것을 찾아 낼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삶을 위한 삶인지 죽음을 위한 삶인지가 뚜렷하게 갈린다.

P.172 실제로는 산처럼 많은, 사실상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 내던지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자신의 인생을 남의 것인 양 하는 것이 편해서 그렇다면, 그만큼 어리석고 아까운 일은 없다.

P.173 우리 뭇 생명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기묘묘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이 세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다.

P.175 온갖 일에 도전해 보면서 자기 안에 소리 없이 숨겨져 있는, 곤히 잔들어 있는 재능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P.176 심히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슨 삶의 공식이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젊은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할 시간도 거의 주지 않는다. ... 많은 젊은이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에 강박관련 비슷한 불안을 느끼고, 무의식중에 안정을 최고의 목표로 삼게 되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인생의 초기 단계에 이미 다른 길은 봉쇄되고 만 것이다.

P.178 우연으로 가득한 일상에서 사고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아주 당연한, 아니 산 자의 사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근원적인 권리다. 그것을 방기하는 것은 피가 있고 살이 있는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P.180 두개골 안에 꽉 들어차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곰팡이가 피어 버릴 수밖에 없는 된장인가. 더 멋지게,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혜의 샘이 바로 뇌라는 것을 잊었는가. 아무리 애써도 다 쓸 수 없는 양의 뇌를 갖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은 생각하기 위해 태어나고, 생각함으로써 생명을 불태우고, 생각하기에 존재 의의가 있다. 이 확고하고 엄연한 진리를 묵살할 작정인가.

P.185 진정한 목적을 지닌 자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성가셔 한다. 투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가 생긴 순간 시간이 귀중해서 인간관계를 꼭 필요한 범위로 좁힌다.

P.189 한창 청춘기인 원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하루를 10년처럼 1년을 영원처럼 길게 느낀다. 그들은 생명의 빛나는 옷을 벗는 일 따위는 절대 없으리라는 확신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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