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탐독 글항아리 인문에세이 5
김원우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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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은 독자의 반응 중 한가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렇게 표현을 못했어요" 라고 한다. 이 책은 딱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다. 한마디로 귀에 착 감기는 일본 이야기다.

30년간 일본을 취재하고 일본사람들을 접하고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본 결과서가 이 책이다. 오랜 세월이다보니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많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읽을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일부 피상적이고 감상적이기만 한 일본 기행문에 비하면 내용의 밀도는 10배 이상이다. 긴 세월과 작가의 직감, 통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일본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애정어린 시선도 있다. 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에 대해서는 이상적인 도시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 일본의 문화 수준에 대한 칭찬도 한다. 하지만 교토라는 도시의 이면도 들춰냄으로써 작가의 시선이 그리 허술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료칸에 대한 감상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도 일본의 온천과 료칸은 일본 최고의 관광상품이라는 의견이다. 우리는 우리 전통 숙박​업을 관광자원으로 가지고 있는가라는 자기 반성에 가까운 물음에 할 말이 없어진다. 일본 국민 개개인의 학구열은 우리가 쉽게 따라잡기 힘든 현상 중의 하나다. 무엇이 일본을 강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어에 대해 읽기, 쓰기보다 듣기, 말하기에 편중되면 안된다는 지적도 날카롭다. 실제 어학을 해보면 중급 이상으로 나갈 때 읽기, 쓰기가 안되면 실력이 늘지 않고 제자리다. 말하기보다 읽기에 필요한 어휘는 10배 이상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이런 작가의 통찰이 너무 재미있고 공감이 간다.

사실 술술 잘 읽히는 책은 아니다. 소설가인 작가의 글은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공부를 하면 나름 재미있고 밀도 높은 문장들을 읽으며 저절로 문장 공부도 된다. 일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우리에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적어도 이 책에 나온 정도만 우리가 실천해도 문화적으로 더 강국이 되지 않을까? 일본 탐독의 진정한 의미는 일본을 보면서 우리를 돌아보는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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