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리의 법칙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로버트 그린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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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놓고 읽지 못했다. 사실 책의 두께에 압도 당했다. 무려 607페이지. 일반적으로 책은 300페이지를 잘 넘지 않는다. 딱 두 배다. 마음 먹고 온 시간을 이 책 읽기에만 투자했다. 생각보다 책장이 잘 넘어갔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예시가 풍부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우리가 아는 거장들의 숨은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저자가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과 지혜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진다. 누군가 말했다. '책을 왜 읽지 않는가? 저자의 수십년, 수 년간에 걸친 노력의 결과물을 단 몇 시간이면 얻을 수 있는 이 쉬운 길을 왜 마다하는가?' 이 책도 바로 그런 책 중의 하나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평범한 진리는 큰 일깨움을 준다. 우리가 천재라고 일컫는 사람들, 아인슈타인, 괴테, 레오나르도 다빈치, 푸루스트. 거장들의 삶을 따라가서 귀를 기울이면 전혀 뜻하지 않은 지혜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이런 거장들의 삶과 조금이라도 닮은 인생을 살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막연히 스스로를 믿으면 꿈이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이제 진부하다. 먼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에게 꼭 맞는 특정한 분야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행운을 거머쥔다고 생각하는가? 내 생각에는 정말 별로 없다. 하지만 이런 행운도 내가 노력하면 잡을 수 있다. 그 극 소수의 한 명이 내가 되지 말란 법은 전혀 없다. 일단 찾자. 내 일생의 과업을. 생각보다 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돈이 되는 일이 아닐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런 과업을 알아보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어린아이가 느끼는 것과 같은 경이로움과 흥분이 내면에서 솟아나는 일이면 된다. 찾았는가? 주의할 점은 특정한 직업이나 직책에 매일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선천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부여받은 것처럼 보이는 그 분야의 사람들을 결코 부러워하지 마라는 것이다. 그리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한 일터나 임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다음 단계. 그 분야에서 수련기를 거쳐야 한다. 어차피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정 기술을 정복하여 전문가의 경지에 오르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분야에 따라, 각 개인의 재능 수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 문제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대개 1만 시간을 제시한다. 숙달된 기술 수준에 이르려면 충실하게 연습하는 1만 시간이 필요하다. 여러 직업 가운데서도 작곡가, 체스 선수, 작가, 운동선수 등이 특히 그러하다. 개인이나 분야에 상관없이 많은 시간에 걸친 연습은 두뇌를 질적으로 변화시킨다. 두뇌가 많은 양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흡수하는 법을 터득한 상태가 된다. 암묵지를 터득한 두뇌는 이제 더 창의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을 보는 눈도 중요하며 스스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일의 중요성도 언급한다. 조언자나 스승이 있어도 좋겠지만 가끔 스승이 제자의 앞길을 막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일에서 거장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이미 세상에 존재한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지식에 불을 댕겨 우리 내면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만드는 것, 우리의 상황과 결합하여 의미 깊은 무언가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장들의 특징을 몇 가지 요약하면 거장은 자기절제력, 아이 같은 정신을 동시에 겸비함으로써 '다차원적 정신'에 이른 사람이다. 그리고 '비유적'사고에 익숙하다. 유추, 비유를 통해 사고하는 것이 창의적 정신 활동에 대단히 유용하다고 말한다. 찰스 다윈이 수립한 진화론을 인간의 창의적 사고가 낳을 수 있는 가장 놀라운 업적 가운데 하나로 꼽으면서 많은 설명을 할애했다. 찰스 다윈은 육안으로 전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우리 모두가 볼 수 있는 것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정보, 보고 들리는 내용에만 집중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깨라고 주문한다. 원시 조상들이 지녔던 뛰어난 지능들은 현대 문명의 발달과 언어의 등장으로 인해 도리어 지금은 거의 드러나지 않게 되었다. 언어가 우리의 능력을 제한하는 구속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창의적 능력을 보여준 사람들은 언어를 뛰어넘어 사고를 할 줄 알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언어보다는 시각적 사고의 중요성을 말한다. 우리가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적이지만 이미지를 활용하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동시에 상상할 수 있다. 내 생각에 어린아이들은 이런 능력이 분명 있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사라진다. 물론 유지하는 극소수는 존재하지만.

 

거장들의 또 다른 특징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또는 뛰어난 발견이나 발명을 이뤄내기 위해 가지는 높은 수준의 단련과 자기절제력, 정서적 안정이다. 직관력, 집중력도 거장들이 가지는 탁월한 능력 중 하나라는 것을 다양한 예를 들어 보여준다.  직관력에는 프루스트의 예가 나온다. 프루스트가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라는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의 끊임없는 작업과 분석을 통해 얻은 직관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직관적 생각은 신의 선물이고 이성적 사고는 충실한 하인이다. 우리는 하인을 칭송하는 사회를 만들고 선물은 망각해버렸다."라는 말로 직관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아인슈타인은 이론을 세울 때 과학이나 수학적 지식보다 상상력과 직관이 훨씨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회고했다. 만일 아인슈타인이 특수한 재능을 갖추고 있었다면 그것은 아마도 극도의 끈기와 인내심이었을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비범하고 불가해한 천재성이 아니라 열정적이고 집중적인 노동만이 마스터리에 이르는 지름길인 것이다.

 

마스터리는 천재성이나 재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 로버트 그린이 말하는 핵심이다. 결국 특정 분야의 지식에 시간과 집중력이 결합되었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남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그저 소비하고 시시한 목표만 추구하며 당장 눈앞의 만족만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저자는 이런 것이 가장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태도라며 자신의 본질적 성향과 동떨어진 삶을 청산하라고 말한다. 진정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을 추월한 것 같은 강렬한 감각과 욕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라. 이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그 사회는 분명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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