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의 공부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조영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30대 중반이 되어 머지않아 40대에 들어선다고 생각하는 순간, 먼 앞에 희미하게 있던 죽음이 급히 현실미를 띠게 됩니다."

이 한 줄의 글에 공감을 한다면 변할 준비는 되어 있다. 왜 나이가 들면서 다시 '공부'가 인생의 화두가 되는것일까. 서른 중반이 넘으면 일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는 나이다. 어쩌면 일에 아주 익숙해져서 정체기를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생각이 고개를 처든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아주 절실하게.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전문 분야의 경험과 공부만으로는 시야가 넓어지지 않게 된다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을 보충하는 것이 교양을 몸에 익히기 위한 공부이자 경험이며 진짜 살아있는 공부다. 사실 이런 사실을 알기 위해서도 스스로의 직업과 같은, 어떤 한분야에 많은 경험을 쌓고 스스로 한계를 느껴 보아야 한다. 여러 자기계발 서적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스스로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읽어도 책의 내용이 나의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35살 이상의 사회 경험이나 회사 경험이 있고 스스로 공부의 절실함을 깨닫은 사람에게 적당하다. 나는 다른 책에서 이 책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도대체 어떤 책일까하는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신선했던 내용으로는 어찌되었든 고등학교 때까지의 공부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대학 입학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남은 60여 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이 시기의 공부를 절대 등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내용들도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이 책에 나온대로만 실천해도 교양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술에 대한 이해는 인문학적 교양을 쌓는데 도움이 되지만 의외로 접근하기 힘든 면이 있다. 이러한 문학, 연극, 여행, 스포츠 등 일반적으로 교양에 속하는 분야에 대해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체험하기보다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고 나서 몰두하는 쪽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미술 감상에 있어서도 그 배경 지식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이해의 깊이가 다르다.

 

일본은 출판대국이고 국민들의 독서율이 높다고 알려져있는데 이중에 만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그런데 사실 이 만화 덕분에 일본의 출판계가 다양한 시도와 일부 독자를 위한 '많이 팔리지 않지만 좋은 책'을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알게되었다. 만화가 팔리고 있는 덕분에 학술서 같은 책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잡지의 전권 특집 같은 좋은 기획이 존재한다. 잡지의 엑기스만 모아서 단행본을 발간하는데 내용과 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고 한다. '고단샤나 쇼가쿠칸 등 큰 출판사이기 때문에 가능하겠지만, 교양을 구하는 독자들은 만화에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점은 우리 출판계에는 없기 때문에 신선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점이다.

 

공부를 하면 연애와 닮은 두근거림, 울렁거림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하는가? 공부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지적 흥분은 연애와 마찬가지로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될 수 있다는 말에는? 이 정도 수준이 되면 공부의 힘을 충분히 느끼는 사람일것이다. 아직 이런 단계가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그렇게 되면 되니까. 저자의 말대로 업무에 찌든 매일매일의 생활로부터 해방되어 지적인 바람을 쐬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는 또 하나의 인생을 손에 넣어보자. 공부하고 있는 시간이 행복과 결부되고, 공부하여 지식이 축적되어 가며 작은 발견으로 놀라는 지적 흥분이 일어나기 쉬운 체질로 스스로를 바꾸어 보자.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 인상깊은 대목 > 

P.08 30대 중반이 되어 머지않아 40대에 들어선다고 생각하는 순간, 먼 앞에 희미하게 있던 죽음이 급히 현실미를 띠게 됩니다.

P.10 목적이 어디에 있든 키워드는 '나의 고전'을 찾는 것입니다. ... 어느 시대든 고전은 현재에서 미래로 연결되는 문화, 학문의 원천으로 신선한 예지의 물을 펑펑 품어내고 있습니다.

P.22 일을 잘하는 사람의 능력 중 가장 기본은 "전체 흐름을 꿰뚫어 보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

P.24 자신을 점검하려면 자기 자신을 헬리콥터적 시선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메타인식'을 얻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로부터 "자신을 아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변하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P.25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를 알고 있는 사람, 바꿔 말해 GPS 기능을 갖춘 사람이라면 의뢰받은 일을 하는 데 있어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설명하고 확인을 받을 것이며, 모르는 것이 있다면 확실히 물어볼 것입니다.

P.35 전문 분야의 경험과 공부만으로는 아무래도 시야가 넓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것을 보충하는 것이 교양을 몸에 익히기 위한 공부이자 경험입니다.

P.45 착실하게 공부하고 향상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사람은 조금 노력하는 것만으로 상당히 눈에 띄는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전체를 간파하고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고, 상사의 요구를 앞질러서 하는 것처럼 파파팍 움직입니다. 그게 가능한 사람은 소수인 만큼 상사가 이끌 가능성이 높고, 출세를 바라지 않아도 출세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P.57 <논어>의 정신이 어떻게 비즈니스와 인생에 살아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논어와 주판>은 비즈니스맨의 필독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P.91 어지간하지 않으면 일본어로도 충분합니다.... 일본인은 그런 환경이 갖추어져 있음을 기뻐해야 하고, 별로 필요도 없는데 영어회화가 되지 않은 것을 한탄할 필요는 없습니다.

P.110 예술에는 어쨌든 난해하거나 미적 감수성이 예리하지 않으면 즐길 수 없다고 하는 편견이 있는데 그것은 커다란 오해입니다. 공부하지 않고 대면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느낄 수 없을 뿐입니다.

P.118 문학, 연극, 여행, 스포츠 등 일반적으로 교양에 속하는 분야는 전부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체험하기보다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고 나서 몰두하는 쪽이 재미있습니다.

P.123 단지, <죄와 벌>을 읽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깊은 공부를 위해서 위와 같은 평론을 읽어 작가가 여기저기에 설치한 장치를 공부하고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P.127 전체상을 파악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번역본을 늘어놓고 읽는 쪽이 효율적인 공부가 됩니다.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번역자에 따라 내용이 상당히 다릅니다.

P.134 분야는 달라도 정상을 달리는 전문가 무리는 서로 통하는 감성이 있습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그 분야에 파고들어 갔는지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롭더군요

P.138 고등학교까지의 학습이 어른이 된 후 몸에 익히는 교양의 기초가 됩니다. 고등학교까지의 공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 입학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남은 60여 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P.143 잡지가 교양을 익히기 위한 공부의 입구가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 잡지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전권 총특집'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P.144 저희 같은 학자도 큰 출판사에서 택을 낼 때는 만화의 덕을 봅니다. 만화가 팔리고 있는 덕분에 학술서 같은 책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잡지의 전권 특집도 고단샤나 쇼가쿠칸 등 큰 출판사이기 때문에 가능하겠지만, 어쩌면 교양을 구하는 우리 독자들 역시 만화에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P.144 잡지의 '전권 특집'은 교양을 몸에 익히는 데에 입문서 역할도 합니다. 비주얼이 착실히 되어 있고, 편집자의 의기가 느껴지는 혼신의 특집은 공부에 자극이 됩니다.

P.146 마음에 드는 블로그에 매일 접속하거나 또 검색을 해서 재미있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읽는 것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 제대로 된 책을 읽는 쪽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블로그와 책, 잡지는 정보의 정밀도가 현격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P.153 이제는 책이 소비물이 되어 좋은 책이 나오더라도 사라져버리는 현상은 유감스럽지만, 책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일은 없습니다.

P.164 이와나미문고는 일본인의 고전문화를 이끌어왔습니다. 이와나미문고가 일본인의 교양 수준 향상에 끼친 역할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P.179 시바 씨는 많은 역사소설을 통해 '시바사관'이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역사관을 구축했습니다. 그 역사관에 자극되어 공부하면 다양한 지식이 몸에 배는 것입니다.

P.191 무언가에 흥미를 붙여 공부를 시작하여 그 분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과거의 자신보다 훨씬 마음이 풍요로워져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살아가는 이상, 그런 지적인 흥분을 느끼는 쪽의 인생이 더욱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공부를 하는 것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P.191 고전에는 분야와 상관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선배들의 지혜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입구가 어디든 그로부터 고전으로 소급하여 공부하면 대단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고전과 능숙하게 만나면 30대부터의 인생을 분명히 풍요롭고 결실이 많은 삶이 될 것입니다.

P.191 업무에 찌든 매일매일의 생활로부터 해방되어 지적인 바람을 쐬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는 또 하나의 인생을 손에 넣어봅시다.

P.201 공부를 하면 연애와 닮은 두근거림, 울렁거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공부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지적 흥분은 연애와 마찬가지로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될 수 있습니다.

P.201 실제 풍부한 교양을 갖추고 매일 즐기면서 공부에 힘쓰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아주 젊어 보입니다. 공부욕에 의해 시선이 미래를 향해 있고, 더구나 일상적으로 기분 좋은 지적 흥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P.202 공부하고 있는 시간이 그래도 행복과 결부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공부하여 지식이 축적되어 가면 작은 발견으로 놀라는 지적 흥분이 일어나기 쉬운 체질이 됩니다.

P.211 특별히 학자일 필요는 없으며, 매일 축적되는 것을 통해 몸에 밴 교양이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P.214 어른의 공부가 좋은 점은 귀찮은 시험이 없고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웃풋할 기회가 전혀 없으면 보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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