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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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아티스트 웨이> 를 떠올렸다. 역시 대가들의 생각에는 서로 통하는 것이 있었다. 두 책의 작가들은 미리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모아 말한다.

 

'당신은 원래 아티스트다. 단지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되거나 평가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것들은 단지 방해물들일 뿐, 우리가 가는 길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일단 시작하라.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몸으로 움직여라.'

 

신문에서 세스 고딘의 인터뷰기사를 읽었다. 일본의 스시 장인 '오노 지로'에 대해 언급하며 그가 88세의 나이에도 미슐랭 3스타 쉐프인 이유는 그가 예술가가 되는 길을 택했기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나의 고민과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 저자의 탁월한 글쓰기 솜씨, 흥미로운 내용에 금방 읽혔다. 하지만 여운은 길고도 컸다.

 

한때 회사일이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나의 일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 잘 생각해 보면 내가 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해도 내 이름으로 된 그 무엇이 생기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경력서에 한 줄을 장식할 뿐이다. 하지만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다른 일을 시작할 때 조금 도움이 되는 정도겠지. 스스로의 꿈이 아닌 사장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충성심을 떨어지고 마음은 갈 곳을 잃는다. 나 같은 증상의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당장 내일 사표를 쓸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책을 꼼꼼히 잘 읽어봐야 한다. 아티스트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 잠시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밥줄을 스스로 일찍 끊기 전에 치밀한 작전을 새워야 한다.

 

회사원으로 살면서 가장 큰 불만은 회사에 얽매인 존재라는 것과 지시를 받아야 된다는 사실이다. 대신 댓가는 있다. 매달 꼬박 들어오는 월급의 유혹은 맨 정신으로는 쉽사리 뿌리치기 힘들다. 하지만 이미 기존의 낡은 사고방식은 종언을 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확한 수치 측정은 불가하지만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이미 새로운 물결에 올라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시키는 일만 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을. 여기에 더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에서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어떤 책에서도 말했다. 꿈을 이루고 싶으면 다른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라. 결국 문제는 인간성 회복이다. 회사에서 오늘도 부하 직원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고는 전혀 없는 무식한 상사에게 시달림을 당했다면 귀가 솔깃할 이야기다. 문제는 앞서도 말했든 아트를 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비록 어딘가에 매여 있더라고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 한다. 당신의 아트는 무엇이 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회사 인간으로 살고 있는 지금 현재보다는 훨씬 행복할 것이라는 점이다. 큰 성공을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이 즐거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지도 없이 새로운 길에 뛰어들어보자.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지루한 일상에 주변에는 스트레스 주는 인간들만 가득하다면 세스 고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라. 단, 내가 예술가가 될 분야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용기를 준다, 희망을 준다. 나도 아트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어쩌면 나는, 우리는 이미 아티스트인지도 모른다. 노력을 결심한 당신은 이미 아타스트다.

 

< 인상깊은 대목 > 

P.04 지금은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부를 쌓아가던 산업사회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연결경제의 시대다.

P.05 핵심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두려움과 한계를 뛰어넘어야 된다는 것이다.

P.11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부를 쌓아가던 산업사회의 시대가 저물고 '연결'과 '관계'라는 완전히 새로운 것에서 가치가 창출되넌, 이른바 연결경제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당신이 본성에 충실할 때 정말 잘할 수 있는 일들이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P.13 우리 모두 날 때부터 아티스트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P.23 이 세상은 계산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길에 열중하는 아티스트들이 주도한다.

P.27 우리는 낮은 기대와 소박한 꿈에 만족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면서 안전하다는 느낌 속에 살아간다.

P.32 오스카 와일드는 아트를 '새롭고, 복잡하고, 필수적인' 것이라고 했다.

P.33 아티스트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다.

P.43 조직의 작은 부품이라는 역할에 만족하고, 재능을 썩히고, 자신의 미래를 남의 손에 맡기는 한 고통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P.43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은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아트를 해야 한다.

P.58 산업주의자들이 만들어놓은 조직의 사다리를 더 많은 이들이 타고 올라가려고 할수록 그들은 이익을 얻는다.

P.60 값싼 정제 밀가루만 사용하고, 유통 채널은 길어졌으며, 제빵사들의 개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P.65 정답을 찾는 일은 아트의 적이다. 정답이라는 말은 생산성에 집착하는 산업가, 재단사, 과학적 경영을 외치는 기업주에게나 어울리는 용어다.

P.66 놀랍게도 현재는 태어난 장소, 타고난 DNA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된 인류 역사상 초유의 시기다. 다만, 이 역사적인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마음속의 저항과 싸워야 한다.

P.68 아트를 하기로 마음먹는다는 것은 오래전에 종적을 감춰버린 우리 본성을 되찾는 것을 말한다. 즉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내놓고,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하는 것이다.

P.73 당신이 지금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은 당신 자신의 것이 아니다. 아티스트와 장인은 이렇게 외친다. "이게 내 작품이다!" 그러나 근로자는 오로지 지시에 따를 뿐이다.

P.92 루이스 하이드가 <선물>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어떤 행위가 아트가 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을 영혼과 꿈의 세계로 이어주기 때문이다.

P.104 그 자신이 하나의 신화적 존재인 조지프 캠밸은 이렇게 못을 박았다. 신화는 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 관한 이야기라고.

P.112 우리는 생업은 물론 따분한 생산 활동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P.114 날마다 접하는 수많은 광고들은 힘들게 일해서 번돈으로 소비를 하라고 부추김으로써 우리에게 쇼핑 습관을 들인다. 또한 유명 대학을 나와서 유명 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끊임없는 압박은 우리를 결국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야 안심하도록 유도한다.

P.121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나 인위적인 것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자기 책임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러한 솜씨가 발휘 되는데, 이는 자아에 대한 인식 없이 행동하는 순수함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P.121 대략 서른 줄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거창한 꿈을 접고, 대개 자신이 독립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잊는다. 실제로 인간들은 주로 타인을 위해 살고, 힘든 노동을 참고 살아간다. 하지만 오직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결심한, 재능 있고 고집 센 사람도 몇몇 있다. - 조지 오웰

P.124 당신이 물어야 할 것은 신과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다(당연히 할 수 있다) 과연 그럴 의지가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P.128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아트에 열정을 다하고, 그 결과에 미련을 버리는 것이다. 아트는 과정과 방향, 연결에 대한 열정이지 결과에 대한 열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착 없이 나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아트를 이룰 수 있다.

P.134 나는 사람들이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자각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아티스트이자 창조자이며, 감각을 높여나가는 존재다. 다만 스스로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P.136 100년 전만 하더라도 트롤로프나 디킨스와 같은 작가들이 생업을 유지하면서도 평생에 걸쳐 40권 또는 그 이상의 책을 써낸다는 게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냥 자리에 앉아서 글을 썼고, 그리고 완성했다. 그러나 1950년대로 접어들면서 글쓰기가 신과 같은 재능이 필요한 대단한 일이 되었다.

P.137 화자의 벽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말을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냥 습관적으로 말을 하기 때문이다.

P.138 우리는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스기 방법을 배워야 한다. 블로그를 해보자. 또는 트위터에 이런저런 글을 올리자. 필명도 한번 써보자. 댓글 달기 기능은 그냥 꺼두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적이 아니라 그저 쓰는 것이다.

P.138 매일 그렇게 쓰자. 하루도 빠짐없이 쓰자. 일기나 소설이 아니라 분석하는 방식으로 쓰자. 세상에서 우리가 본 것들에 대해 분명하고, 간결하고,솔직하게 쓰자.

P.157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진심을 다해 모든 걸 나눠주자, 도전하자, 성공할 수도 있으니까

P.161 청중과 만나지 않는 아트는 아트가 아니다. 아티스트의 목표는 자신이 선택한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P.166 당신의 과제는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자신이 선택한 청중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P.171 아트는 성공을 향한 최고의 또는 유일한 선택이다. 하지만 아트에는 항상 본능적인 저항이 따른다. 즉, 아트와 저항은 언제나 같이 다닌다.

P.177 가능성의 문은 훨씬 전부터 열려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역할이 새로운 세상을 설계하는 일이 아니라 고치고 다듬는 것에 불과하다는 고정관념에 매여 있다.

P.209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거기에 일반적인 기준이나 정답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이해와 분석, 대응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통찰력을 얻을 수 없다.

P.210 앞으로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에서 '무엇을 줄 수 있을까'로 고민을 이동해야 한다.

P.252 최근에 나는 풍크치온스루스트라는 독일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 말은 결과를 떠나 그 자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의미한다.

P.254 우리가 바라는 것만큼 아트는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 조급해하면 할수록 그 속도는 더욱 느려진다.

P.259 건물도, 학위도, 광고 예산도 필요 없다. 권위자의 승인도 필요 없다. 얼마나 놀라운 세상인가. 백 년 동안의 세뇌에 갇혀서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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