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서점에서 직접 책을 골랐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책은 서점에 가서 직접 보고 고를 것'이라 했지만 우리는 일명 '바쁜 현대인'이라 슬프게도 실천하기 쉽지 않다. 다행히 근무지인 명동에 영풍문고가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숨막히는 도심, 녹색으로 숨쉬는 공간, 그곳이 바로 서점이다. '고수'라는 제목은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을 고른 결정적 문장은 다음 두 줄이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만나면 인생이 꼬인다. 저 사람이 마음에 드는지를 알아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관상을 보고, 몇 마디 나누어 보면 대번 견적이 나온다. 특히 여자들은 이 방면에 선수다. 여자들은 눈치가 정말 빠르다. 단박에 알아차린다."  P. 197

 

의외로 많은 분들, 특히 남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들은 정말 감이 발달했다. 타고나기도 하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보면 이 부분에서는 여자들이 단연 우세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감이 무척 발달한 남자도 있을 것이다. 흔치 않지만) 선입견은 조심해야 하지만 이 여자들의 감이 정말 잘 맞아떨어지는데는 할 말이 없다. 그런 면에서 주변의 고참 여직원들은 '고수'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많은 회사와 같이 일하며 남자들보다 훨씬 일 잘하는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솔직히 30대 중후반 이상인 고참 여직원 중 일 잘 못하고 눈치 없는 여성은 없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남자들이야 일 못해도 죽으나사나 직장을 다녀야 하지만 여자들은 일 좀 하다가 영 소질이 없거나 힘들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 잘하는데 육아나 다른 이유로 그만두는 여직원들도 많이 봤다. 이런 점이 무척 안타깝다. 한국은 똑똑한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고수는 어떤 사람들인가. 누구나 고수가 되고 싶어한다. 모든 분야에서 고수들이 가진 공통된 특징은 분명 있다. 고수의 특징은 그 자체로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거나 일상 생활을 하는데 있어 모범이 되는 행동들이다. 분명 이 책에 나온 50가지 고수에 대한 생각은 고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은 길잡이를 해 줄 것이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 고민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고수의 특징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만 더 깊은 통찰은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신입사원이나 사회 초년병, 그러니까 백지 상태의 사람들이 보면 좋을 내용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른 사람들은 이 정도 이야기로 만족을 못한다. 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나 더 깊은 통찰을 원할 것이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그럼에도 고수라는 컨셉이 주는 흥미와 여러 신문이나 책에서 발췌한 내용들은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 인상적인 구절 >

P. 11 고수는 어느 분야에나 존재한다. 고수는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얼마나 비범하게 하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P. 17 영감이 떠올라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쓰다 보면 영감이 떠오른다

P. 17 훌륭한 소설가들은 대체로 다작을 했고 맹목적이고 기계적으로 글을 썼다. 감흥이 생겨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다 보면 감흥이 생긴다.

P. 20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다 보니 고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애쓸 필요가 없는 사람은 고수가 될 확률이 적다. 경쟁이 적은 직업이 그러하다.

P. 22 고수는 혼자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 능력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P. 23 수술을 많이 한 사람이 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논문도 마찬가지다. 누가 가장 혁신적인 논문을 썼는지 알려면 관련 분야에서 논문을 많이 쓴 사람을 찾아보면 된다.

P. 25 창조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보고, 듣고, 읽었느냐이다. 지식과 경험의 축적이다. 창조는 축적의 결과물이다. ... 감성을 연마한다는 것은 결국 직감을 단련하는 것이고 직감을 위해서는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얼마나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읽었느냐가 관건이다. 지식과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P. 37 일, 사람, 책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진다. 특히, 우리는 지금 자기 눈앞의 일을 통해 배워야 한다. 하수는 쓸데없이 가방끈을 길게 한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학습하지 않으려 한다. .. 고수는 현장을 통해 배운다. 나름의 학습 방법으로 끊임없이 공부한다. 새로운 시대의 문맹은 글자를 못 읽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하기를 중단한 사람 혹은 공부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다.

P. 40 스파크는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경험을 할 때 튄다. 매일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편하긴 하지만 머릿속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진 않는다.

P. 51 이민 가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가진 것이 없거나 한국에서 쫄딱 망한 사람들이다. 더 이상 한국에 미련도 없고 비빌 곳도 없는 사람들이다.

P. 77 빈둥거리고 어영부영하고 매일 지각하고 시원찮게 일을 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기회는 그런 사람에게 아예 접근할 생각이 없다.

P. 82 스마트폰은 블랙홀이다. 모든 사람들의 시간과 정력을 미친 듯이 빨아들인다. 사람들은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카톡으로 시간을 마구 태운다.

P. 87 하수들은 생활이 불규칙하다. 변수가 많다. 일관성이 떨어진다. 쓸데없는 약속이나 이벤트가 많다.

P. 90 명망 있는 집안이 대를 이어 인재를 내는 건 우성유전자나 경제 사회적 기득권 때문만은 아니다. 좋은 습관이 대물림되기 때문이다.

P. 97 인생에서 뭔가 의미 있는 것을 이루려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디테일에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뭔가 비범한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집요할 정도로 작은 디테일에 몰두해야 합니다. - 조르지오 아르마니

P. 123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때 일 근육이 생긴고 업무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P. 129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사람 행동에 관한 메뉴얼 같은 책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설계도를 엿본 기분이다. 자식을 공부시키려고 감시하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붓는 부모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P. 136 신 나게 세상을 살고 싶다면 호기심을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극이 필요하다. 환경의 변화, 하는 일의 변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여행 등이 자극이 될 수 있다.

P. 142 인생 최대의 비극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이다. 자기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 오르는 일이다. 그러면 개인도 조직도 불행해진다.

P. 176 새로운 지식을 접했을 때, 좋아하는 책을 발견했을 때,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읽었을 때, 그런 것들을 모아 글을 쓰면서 나만의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그게 글이 되었을 때, 글이 모여 책으로 나왔을 때는 정말 행복하다.

P. 177 기업 대상 교육을 많이 하는 나는 직장인들에 대해 늘 측은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의 표정과 태도를 보면서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맛이 갈 수 있을까?"라는 안타까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을 부면 "불만 가득, 희망 없음"이라고 씌어 있다.

P. 197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만나면 인생이 꼬인다. 저 사람이 마음에 드는지를 알아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관상을 보고, 몇 마디 나누어 보면 대번 견적이 나온다. 특히 여자들은 이 방면에 선수다. 여자들은 눈치가 정말 빠르다. 단박에 알아차린다.

P. 203 "직관을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신의 가슴 그리고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스티브 잡스

P. 219 고수들은 어떻게 이렇게 관찰력이 뛰어날까? 뭔가를 갈구하고 호기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사물을 보면 보이는 것만 보인다.

P. 220 박완서 선생의 소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똑같은 일상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피는지, 사람들 심리를 정확하게 그려 낸다. 아마 늘 안테나를 세우고 사물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P. 235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준 사람 중 17퍼센트만이 친한 사이고 나머지는 가끔 만나거나 거의 만나지 않는 사람이란 것이다. 좋은 일은 강한 인맥보다는 약한 인맥을 통해 일어나고 그 이유는 추천하는 사람도 추천받는 사람도 객관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란 논리다. - 마크 그래노비터, 약한 고리의 힘

P. 237 가깝게 지내되 적당한 거리를 두어라. 끈끈함도 좋지만 느슨함을 유지하라. 인맥 형성에서 잊지 말아야 할 말이다.

P. 254 만나자마자 누군가를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안다는 사실을 떠벌리고 관계를 과시한다. 난 그런 사람을 믿지 않는다. 오죽 자랑할 게 없으면 그럴까 하는 측은지심이 생긴다.

P. 257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성장한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인간 정신의 잣대는 고독을 견디는 힘이다." 키에르케고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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