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인생의 기본기
사사키 쓰네오 지음, 김주영 옮김 / 북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인가? 신입 사원 때부터 나를 괴롭힌 물음은 15년째 일을 하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일에서 나는 과연 일을 잘 했는가하는 계속되는 물음. 쉬운 일은 없고 우리는 항상 자신의 능력에 수없는 의문표를 찍어대며 자책하고 절망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일 잘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일과 인생은 전혀 상관이 없는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일하며 보내는 우리에게 일과 인생은 절대 나뉘어 질 수 없는 존재다. 일에 대한 자세는 바로 인생에 대한 자세에 다름아니다. 같이 일을 해보면 그 사람의 인격은 95% 이상 드러난다. 이건 진리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일과 인생의 기본기는 무엇일까.

 

작가는 도레이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지낸 성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장이 되기까지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작가는 큰아들이 자폐증이었고 아내도 건강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아내의 우울증으로 회사일을 하면서 집안일과 간병, 육아까지 해야 했다. 아, 여기서 직장맘들과 작가와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대한민국의 직장맘들도 거의 같은 처지 아닌가. 회사일에 육아에 가사에, 남편은 온데간데 없고 자기 출세에 바쁘다. 있어도 없으니만 못한 인간. 그런데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사장까지 된거지 하고 귀가 쫑긋해진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 바로 사회나 회사, 나의 주변 환경이 좌지우지하는 것들이 많아서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다들 야근하는 분위기라 나도 할 수 밖에 없고, 상사는 성질이 더럽고 치사한 인간이지만 참을 수 밖에 없고.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우리가 왜 이렇게 참고 인내하며 힘겹게 사는가. 결국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닌가? "시대와 상황이 어떻든 '행복'이란 개인의 생각과 삶의 방식에 좌우된다" 는 작가의 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작가는 어려운 가정 사정 때문에 매일 정시에 퇴근해야 했다. 회사가 안 바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있어서 효율을 고민하게 되었고 정시에 퇴근을 해도 회사일에 지장이 없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게 불가능 할 거 같은가? 내 경험에 비추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나도 거의 야근을 하지 않는다. 주말 출근도 한 적이 없다. 자랑이 아니라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면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업무 효율과 속도를 높이려고 수년간 노력한 결과다. 결국 내가 바뀌면 주변 상황은 모두 바뀐다.

 

일은 분명 먹고 살기 위한 수단임에 분명하지만 자신을 연마하는 도구로 사용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2,30 대를 치열하게 보낼 것을 주문한다. 심지어 어떤 책에서는 40대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라고까지 말한다. 젊은 날을 헛되게 보내면 그 댓가는 아주 혹독하다. 결국 일을 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는 그 사람의 인생 자체다. 같은 일을 해도 혼신의 힘을 다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다면 그 결과는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일을 통해 인생을 알게 된다는 진리를 말해준다. 나도 내가 일을 안 했다면 인간이 못 됐을거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지금도 별로 훌륭한 인격은 아니지만 일을 하며 많은 사람과 상황을 접하면서 수많은 단련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게 나의 인생인 것이다.

 

일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술이나 기법이 중요한 것이 결코 아니다. 일을 할 때 실력은 기본이고 그 다음에 꼭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관리다. 기술은 있는데 상사에게 칭찬 못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관리를 잘 못한다. 이 시간관리에는 일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것도 포함된다. 일의 여러 가지 작은 요소들에 대해 모두 전력투구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중요한 일이 있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이 있다. 적당히 해도 될 부분에서 당연히 손을 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것. 신뢰다. 전에 일을 할 때 팀원 중 한 명의 어머니가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상사가 '그건 네 일이지 왜 프로젝트 일정을 그것 때문에 바꾸어야 하는냐'고 했다. 당연히 그 상사에 대한 팀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도 앞으로는 다시는 그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다. "이를테면 부모님을 간호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퇴근 시간을 신경 써주어야 하고 인사이동도 고려를 해주어야 한다" 얼마나 마음 든든한 말인가. 지금 나의 직속 상사가 아이 둘인 나를 배려해 준다. 지방에는 안 보내고 너무 힘든 프로젝트는 안 보내려고 최대한 해준다. 정말 멋진 상사아닌가? 우리나라에 이런 상사만 있다면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신입사원인가? 일이 마음에 안든다고? 부서가 마음에 안든다고? 그러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자. 일과 인생의 기본기를 다져보자. 내가 좀 철이 일찍 들어서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알았다면 방황의 시절은 극히 짧아졌을 것이다. 책에는 어떤 사람의 인생과 노하우가 다 들어 있다. 2시간만에 그 사람의 인생 노하우를 받을 수 있다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힘들고 지친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장한다. 인생의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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