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전쟁 - 금융회사에 털리고 정부에 속는 직장인들을 위한 생존 경제학
원재훈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와, 오늘 월급날이네요." 하지만 다들 시큰둥한 표정이다.

"즐겁지 않아요?"

"월급은 제 통장을 잠시 스치고 카드 회사로 직행입니다. 손에 월급이 들어온다는 감각이 없어요."

"저는 제 월급을 모두 카드회사에 바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 마누라 손에......"

이런 대화에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월급날에 큰 액수의 돈이 싹 빠져버리면 허무하기 이를데가 없다. 그래서 나는 얼마전부터 체크카드를 주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통장을 분리해서 체크카드용 통장에 돈을 조금씩 넣고 체크카드로 결제를 한다. 그런데 씀씀이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아무리 아낀다해도 돈 쓰는 감각이 많이 무뎌진다.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카드를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일까라는 의문도 함께 들었다.

사회 초년병 시절 직장인 최고의 재테크 수단은 적금이었다. IMF때는 금리가 17% 이상이었던 적도 있다. 지금은 상상을 할 수 없는 수치다. 그러다가 적금 들면 후진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부동산, 주식, 펀드, 심지어 옵션까지. 사람들의 재테크 수단은 다양해졌다. 하지만 그 다양함만큼 수익의 증가가 있었을까? 이 책에도 나오고 나도 여러가지 재테크 수단을 경험해온 바 최고의 재테크는 적금과 예금이다. 불확실한 시대에 이익이 안 날지도 모르는데 부동산 같은 곳에 투자하느니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단지 돈만 쫓는다고 재테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탕, 대박을 쫓으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만 주변에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인다. 2010년에 출근하다가 무가지를 하나 봤는데 요즘 잘나가는 걸그룹의 사진이 있었다. 여자인 내가 봐도 너무 예뻤다. 누군가 나에게 좋은 주식 추천해 달라기에 그 걸그룹 소속사를 추천했다. 정말 1년 뒤쯤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 내가 애용하는 화장품이 있는데 값도 저렴하고 제품이 꽤 괜찮았다. 마케팅도 차별화해서 잘했다. 그 회사 괜찮은 거 같다고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 했더니 어떤 사람이 예전에 투자했다가 재미 못 봤다고 시큰둥 했다. 그 뒤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 저자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직관력과 통찰력을 기르라는 것이다. 그리고 돈을 쫓아다니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젊은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좋은 내용이다.

 

주거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말도 많이 와 닿는다. 보통 먹는 것, 입는 것만 소비라고 인식하지만 가게부를 써보면 주거에 상당히 많은 돈이 든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빌라에 살던 때는 관리비라는 것이 미미한 수준이었는데 아파트로 이사오니 전기료와 수도료가 포함이라해도 상당한 목돈이 매달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된다. 모두 주거와 관련된 소비다. 집값이나 전세값은 말할 것도 없다.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집이 넓어지면 가구를 사도 하나 더 사게 된다. 자꾸 평수를 늘려가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일 수 있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그래도 되겠지만 우리는 언젠가 늙고 수입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집이 있다해도 이 집이 수백년동안 그대로가 아니다. 30년 뒤면 다시 지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내가 너무 낭비하면 살았구나 하는 반성도 든다.

재테크에 기본 지식이 있다면 아주 쉽게 잘 읽혀지는 책이고 신선함이 좀 덜할 수 있다. 이 책은 아직 재테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회 초년병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나도 많은 재테크를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모르던 내용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피가되고 살이되는 지식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이번달부터 신용카드를 아예 안 쓰기로 결심했다. 결과가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신용 카드는 될 수 있으면 쓰지 말자.

▷ 마음에 드는 구절

P. 35 고전부터 실용서까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목록으로 정리해보고 좋은 문장은 내 것으로 만들어라.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P. 49 정보 습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자가 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정보에 대한 습득능력과 직관력은 가장 부를 빠르게 증식시킬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P. 50 어떨 때는 내가 보는 신문이 언론이 아니라 기업의 사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P. 68 공무원은 평생 다닐 수 있는 것이 '매력'이란다. 이는 불안한 세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도대체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뭐가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P. 69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스펙은 더 이상 중요한 능력이 아닌 세상이 됐다. 남들과 다른 뭔가가 필요한 세상이다. 대기업의 정교한 시스템 안에 종속된 부속품 만들기에 앞장설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사실 성공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P. 104 인천공항은 거의 8조 원에 가까운 국민의 세금으로 지은 국가기반 시설이다. 그중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면세사업을 대기업에 파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하는 일일까 궁금하다.

P. 139 은행들은 금리가 내리면 예금 금리를 가장 먼저 내리고 대출 금리는 서서히 내린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금리는 재빠르게 올리고 예끔 금리는 천천히 올린다.

P. 153 많은 선진국에서는 통계와 관련된 공부를 어린 시절부터 시키고 있다. 미래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자료가 과거의 통계이기 때문이다.

P. 160 음식점 사장님은 마냥 적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음식값에 카드수수료만큼을 얹어 받게 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볼 때 물가상승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신용카드 수수료다.

P. 165 신용카드는 우리 상상으 뛰어넘는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신용카드 회사는 고객의 만든 소비 패턴을 꿰차고 있다. 누가 언제 책을 사는지, 이 연령대 남성은 어떤 병원에 다니는지, 이 정도 연봉을 받는 가정은 어떤 백화점에 가고 아이는 어떤 유치원에 보내는지 등등 온갖 정보를 손에 쥐고 있으니 고객을 훨씬 쉽게 유인할 수 있다.

P. 170 본래 돈이란 없으면 안 쓰게 마련이다. 그것이 대출이든 자기 돈이든 중요하지 않다. 인간은 본래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젊은 시절엔 더욱 그렇다.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소비할 수 있는 여유가 늘면 늘수록 돈에 대한 감각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P. 196 자신이 쓰고 있는 화장품이 너무 마음에 들고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좋아할 것 같으면 그 회사 주식을 사면 된다. 해외여행을 갔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배우나 가수에게 열광한다면 그 가수나 배우가 속한 회사의 주식을 사면 된다. 그걸 볼 수 있는 '직관'과 '관찰력'이 없다면 주식시장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P.278 노후에도 부자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슈퍼리치든 작은 부자든 사업을 하지 않고 부자가 되기란 너무 어렵다.

P.283 줄일 수 있는 소비가 가진 공통점은 남들과 경쟁하기 위한 소비라는 점이다. 남들보다 멋진 옷을 입고 비싼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소비, 내 자녀를 남들보다 좋은 학군에 보내기 위해 좋지도 않은 낡은 집을 구입하는 소비 등은 우리가 얼마든지 절약할 수 있는 '불필요한 소비'다.

P. 296 자신만의 무형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할 수 없는 뭔가를 만들지 않으면 절대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다ㅏ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능력을 만드는 데 좀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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