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쓰는 글쓰기 - 명로진의 인디라이터 시즌 2
명로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세 번 읽었다. <인디라이터>라는 제목으로 처음 나왔을 때 한번, 그리고 개정판으로 나온 <내 책 쓰는 글쓰기>는 두 번 읽었다. 그런데 매번 읽을 때마다 내용이 새롭다.

 

이 책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내용은 아니다. 인디라이터에 대해 정의를 하고 인디라이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예를 들어 이야기해준다. 다년간의 글쓰기 강좌를 이끌면서 쌓인 노하우나 경험담도 재미있다. 인디라이터는 '문예물을 제외한 저술의 여러 분야에서 한 가지 아이템에 대해 완벽한 기획안을 쓸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한 권의 책을 써낼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간단히 말하면 '상업적 저작물을 쓰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인디라이터는 될 수 있지만, 그 길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가 즐거운 사람이어야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노는 일보다 좋아한다면 분명히 인디라이터로서의 자격이 있다. 그다음은? 저자로서 적당한 개인의 경력을 쌓고 글을 잘 써야 한다. 당연히 책을 쓸 무궁무진한 컨셉도 있어야 한다. 엄두가 안 나는가? 하지만 이 정도면 해 볼 만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고개를 든다. 내 이름 석 자가 박힌 책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영혼을 팔아도 될 만큼.

 

글쓰기 재료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 챕터에 걸쳐서 나온다. 재료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의 목소리'다.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도 나만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좋은 점은 출판에 대한 간접 경험을 조금이라도 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편집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기획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등 실제로 출판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알기 어려운 내용에 관해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팁들도 전해준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5분 안에 단순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글을 책으로 내려는 사람들은 '독자들에게 내가 가진 정보를 어떤 이미지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모델 작가를 정해서 그의 작품을 수십 번 읽고 필사하고 암기해라라고 인디라이터가 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 "백배 양보해서 책을 내지 못해도 된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하는 과정만으로도 족하다. 당신이 1년 동안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썼다면 당신은 이미 보상 받은 것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단비와 같은 한마디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7 당신이 가진 고유한 생각이 있다면 오케이다. 세상의 그 어떤 기교도 진정을 이기진 못한다. 당신의 지식과 지혜, 이성과 감정, 경험과 의견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소박한 소망이 있다면, 그것이 진심이라면 아무 문제없다.
p.9 책이 될 원고는 서비스 상품이다. 돈을 내고 살 독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시장에서 선택되지 않는다.
p.10 인디라이터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한 필자들을 말한다.  그 자신이 독자이기도 하면서 저자다. 아이템을 찾고 기획하고 한 권의 책을 낼 만한 원고를 쓰고, 그 원고를 출간하는 사람이다.
p.17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쓸 때도 그 경험을 문자로 읽는 사람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이게 우리의 글쓰기 자세다.
p.26 세상의 모든 책은 이미 쓰인 책에 대한 베껴 쓰기다. 우리의 집필 행위는 앞서 산 작가들에 대한 오마주에 불과하다.
p.29 일주일 중 어떤 날은 글쓰기에 할애해야 한다. 우리 뇌 속에는 글쓰기에 대한 근육이 있어서 매일 훈련하면 강해지고 여러 날 동안 쓰지 않으면 약해지기 시작한다.
p.33 인디라이터는 '문예물을 제외한 저술의 여러 분야에서 한 가지 아이템에 대해 완벽한 기획안을 쓸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한 권의 책을 써낼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간단히 말하면 '상업적 저작물을 쓰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p.35 문학적 재능보다는 현장 취재 능력이 더 중요하다. 사물에 대한 재해석 능력, 연구 능력, 비판 능력, 창의력도 필요하다.
p.43 창조적인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창조적인 작품들로 자신에게 쉬지 않고 자극을 주어야 한다. 자극을 주는 것을 게을리 하면 우리의 감각은 점점 무뎌져 간다.
p.46 여행은 나에게 풍부하고 다양한 쓸 거리를 제공해 준다. 역으로 그 쓸 거리는 나에게 다시 여행할 자유와 여유를 마련해 준다. 그러므로 나는 쓰기 위해 여행하고 여행하기 위해 쓴다.
p.49 사람들은 책을 살 때 디자인이나 출판사보다 저자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다. 저자의 프로필은 책의 내용보다 중요하다. 독자와 저자가 처음 만나는 순간, 저자는 책의 내용에 앞서 프로필로 독자를 설득해야 한다.
p.56 인디라이터는 '글을 쓰는 동안 자유롭고 글쓰기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이어야 한다. 글쓰기가 지겹거나 어렵다고 느낀다면? 쓰지 않으면 된다.
p.61 남들이 쓰지 않는 것, 쓰지 못하는 것을 써라. 남들이 다 쓰는 것은 빨리 접어라.
p.63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반드시 일어나서 적어놔라.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생각들은 없어져 버린다.
p.69 극단적으로 말하면 글을 잘 못 써도 된다. 문체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세울 프로필이 없어도 괜찮다. 자기 목소리만 있으면 된다. 쓰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만 알고 있으면 된다.
p.73 당신만의 편집자를 가져라. 그게 '내 책 쓰는 글쓰기'를 위한 첫 번째 할 일이다.
p.100 문제의식을 갖고 보면 같은 자료에서도 계속 새로운 것이 보인다.
p.103 인디라이터는 주변의 모든 현상을 책으로 내려는데 늘 정신을 쏟아야 한다.
p;106 교육과 오락을 구분하는 사람은 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사람이다. - 마셜 맥루한
p.108 당신한테 딱 맞는 아이템은 당신이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하는 일에서 나온다.
p.114 인디라이터가 책을 구입하는 기준은 '이 책을 써먹을 수 있는가?'이다. 즉 인용 가치가 있는가가 중요하다.
p.117 가격에 구애 받지 말고 커다란 탁상용 국어사전을 꼭 구입하라. 글을 쓰는 사람의 기본이다. 숙어, 한자어, 어원에 대한 사전도 따로 구입해 보라.
p.132 초보 인디라이터로선 일단 어린이들을 위한 책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어른들을 위한 책보다 만들기 쉽다는 뜻이 아니다. 현재와 미래의 출판 시장에서 더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p. 151 기획서 쓰기의 처음이자 끝은 '제목 정하기'라고 할 수 있다.
p.162 초보 인디라이터들은 글로 말하는 게 아니다. '말'로 말하는 거다. 인디라이터들은 자기가 쓸 책에 대해 끊임없이 세일즈를 해야 한다. 먼저 편집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p.163 자신의 작품에 대해 5분 안에 단순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p.171 자신의 글을 책으로 내려는 사람들은 '독자들에게 내가 가진 정보를 어떤 이미지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정보의 이미지화'에 대한 고민이다.
p.176 자신의 모델 작가를 정해라. 대가와 달인을 한 사람 정해서 그의 작품을 수십 번 읽고 필사하고 암기해라.
p.179 자신의 전공 분야와 동떨어진 내용을 책으로 낼 경우 전문가에 준하는 충실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 파워는 급감하게 된다. 이것이 경제의 법칙이다.
p.183 대부분의 책은 앞부분 10퍼센트 안에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들어 있다.
p.187 저술의 아마추어들은 주제에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백과사전식으로 수록하려 한다. 그만큼 책으로 내는 것 자체에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p.189 에드워드 기번은 "나는 머지않아 사라지겠지만 책은 영원히 남을 것." 이라고 말했다.
p.197 글을 쓰는 사람이 만화가 혹은 일러스트레이터와 좋은 결합을 이루었을 때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앞으로 출판될 책들은 비주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면 카메라를 달고 살아라.
p.234 30권의 책 + 그림 + 취재가 한권의 책을 만들기 위한 바탕이 되어야 한다.
p.242 세계적인 작가들도 쓰기가 싫어서 별의별 장치를 다 만들어 놓는다. 하물며 초짜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p.249 인터넷이나 블로그를 통해 글 쓰는 능력을 기르고 독자들에게 인정받아라. 무명 작가에게 온라인 공간은 신천지와 같다.
p.250 나는 지금까지 수차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었지만, 한 번이라도 음악이 좋지 않으면 다음에는 나에게 의뢰를 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항상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일을 하고 있고, 매번이 진검승부다."
p.250 히사이시 조는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일부러 친해지지 않는다'는 독특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일정하게 거기를 두는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p.251 실력 있는 자에게는 접대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 맞다. 히사이시 조의 말대로 '자신을 극한까지 몰고 가는' 인고의 과정이 없다면, 우린 아무런 변신도 할 수 없게 된다. 인디라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p.285 백배 양보해서 책을 내지 못해도 된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하는 과정만으로도 족하다. 당신이 1년 동안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썼다면 당신은 이미 보상 받은 것이다.
p.303 인디라이터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영어' 또는 '어학' 관련 저서의 집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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