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로드맵 101
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명성에 비해 내용이 와 닿지 않았다. 이번에 읽어보니 마음에 들고 참고가 되는 내용이 가득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이유는 '책을 읽을 당시 나의 상태'였다. 전에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찾으면서 읽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더니.

 

글쓰기는 어렵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 시험지처럼 사지선다도 아니고, 글을 썼다 해도 누가 지적을 안 해주면 잘 썼는지 알기도 어렵다. 어떤 작가가 강연장에서 말했다. "논술 학원이라도 가서 글 쓰기를 배워라."라고. 진짜 한번 가 볼까? 그나마 이 책에서 위안이 되는 구절을 찾았다. "글쓰기는 '기술'이라서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끊임없는 확신을 해야 한다." 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인가. 타고난 재능 따위는 없어도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지 않는가.

 

글쓰기로 돈을 벌려는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는 충고도 마음에 든다. 사실 전업 작가가 될까 생각해 봤지만 정말 답이 안 나온다. 15년 동안 했던 일을 아주 재미있지는 않아도 훌륭한 밥벌이임은 틀림없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면 직업과 취미가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잘 버는 일이 이렇게 힘든 것일까. 세상은 정말 내 마음대로 안되는구나.

 

"글쓰기는 예술이다",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글쓰기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들인가. 예술가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다. 화가, 음악가, 무용가. 그런데 글쓰기도 예술이란다. 나도 예술 한번 해볼까,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는가?

예술까지는 아니어도 작가만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직접적인 노하우보다는 책의 제목대로 "로드맵"을 제시해준다. 이를테면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에 관해 이야기 해준다. "세상 어느 것도 인내를 대신할 만한 것이 없고 인내와 결단력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캘빈 클리지의 메세지를 전해주면서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물론 세세한 글쓰기 코칭도 있다. 접속사를 남발해서 글이 쓸데없이 지저분해지게 두지 말자 같은 내용이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 없다. 이래서 이 책이 유명했구나.

 

묘사, 서술, 설명, 대화를 적절히 배합하여 글을 잘 쓸 수 있다면 이미 프로 작가급일 것이다. 글을 그냥 쓰면 되지 뭐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훈련을 해 보면 문체가 상당히 살아날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가 <독서력>에서 '문학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을 읽었다면 독서력이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글쓰기와 독서로 유명한 두 작가가 모두 문학작품을 읽으라고 지적해 준다. 평소에 문학작품을 안 읽는데 이번 기회에 좋은 문학작품을 골라서 읽어봐야겠다. 읽으면서 묘사, 서술, 설명, 대화 부분을 눈여겨보자.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좋은 로드맵 중 하나다.

 

101가지의 로드맵 어느 것 하나 놓칠 것이 없다. 한꺼번에 다 읽지 않아도 목차를 보고 관심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을 것이다. 두고두고 볼 만한 좋은 내용이 가득하다. 그런데 왜 하필 101가지일까. 더 많이 알려줘도 되는데. 갑자기 궁금해진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09 모든 글을 가급적 간결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다. 소통에서는 속도가 핵심이다.

p.09 글의 장르와 무관하게 모든 글쓰기는 스토리텔링의 하나이며, 소설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을 숙달하면 어떤 글이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p.11 우리의 일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지만 가급적 다른 사람들을 멀리해야만 성취할 수 있다.

p.17 운동을 할 때처럼 글쓰기 기숭를 연마해보자. 매일매일 글을 써보는 것이다.

p.19 그런데 글쓰기란 뭘까? 기술이다. 뜨개질이나 목공, 대장간 일과 같다. 다만 많은 연숩이 필요하고, 자심의 능력에 대해 끊임없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p.23 글쓰기로 돈을 벌려는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

p.23 경제적 보상과 무관하게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오랫동안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다. 글쓰기로 많은 돈을 버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은 결과일 뿐 목표는 아니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면 직업과 취미가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p.28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글쓰기다.

p.31 자신의 가슴에서 나오는 요구를 무조건 따르라. "아는 것을 쓴다"는 헤밍웨이의 슬로건을 받아들이면 외부의 동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당신에게 가르침을 준 어떤 스승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p.36 아이들에게는 귀로 들려주기보다 눈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작가는 그 반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들려줘야 한다.

p.40 당신이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누가 당신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겠는가?

p.45 싱클레어 루이스 : 그럼 어서 집에 가서 글을 쓸 일이지 왜 여기들 있나?

       브라이스 코트니 : 성공의 비결은 무거운 엉덩이

p.47 헤밍웨이는 신체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늘 열심히 운동했다. 진짜 영감이 떠오를 때 오랫동안 글을 쓰기 위해서였다.

p.50 세상 어늘 것도 인내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다. 인내와 결단력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p.52 원고는 적어도 세 번을 써야 한다.

p.59 필사는 천천히 하도록 한다. 이 연습의 목적은 저자가 의도한 정신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 데 있다. 저자가 그 작품을 생산하는 데 투입한 물리적 운동을 정확하게 모방해보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기계적 학습은 마치 세포에 기억을 심기 위해 암호를 각인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도움을 준다.

p.66 좋은 작가는 빌리지만 위대한 작가는 훔친다.

p.71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베끼는 습관을 가지고, 가급적 많은 문장들을 필사해보자. 여러 문단으로 된 글도 좋다. 좋은 글은 필사할 가치가 충분하다.

p.81 글쓰기의 동기는 엄마와 아빠에게 자기가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려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에 있다.

p.92 말하는 것처럼 쓸 줄 알아야 한다.

p.99 긍정적 표현으로 바꿀 수 있으면 문장 전체가 더 환해지고 실제로 독자에게 힘을 준다.

p.101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최선의 단어를 선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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