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스누피 그림을 좋아했다. 하지만 네 칸짜리 만화의 내용을 자세히 본 기억은 없다. 스누피가 이렇게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었다니. 내가 스누피를 처음 안 시절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스누피와 내가 글쓰기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같은 고민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강아지계의 톨스토이가 될, 작가 지망생 스누피와 유명 작가들의 흥미로운 글쓰기 비법에 관한 이야기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피너츠가 이렇게 재미가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찰스 슐츠의 만화는 단지 그림이 예뻐서가 아니라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었다. 아이들 만화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작가들이 해 주는 이야기에는 많은 공통점이 발견된다. 시드니 셀던과 체리 카터는 "꼭 쓰고 싶은 것을 쓰라" 고 주문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고 책을 쓴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라." 는 말도 중요하다. 이 바쁜 세상에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을 읽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독자와의 공감도 중요하다.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모른다면 그 글은 이미 죽은 글일 것이다. 글쓰기에 있어서 만큼은 인정을 받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뻔한듯하면서도 조금만 더 되씹어보면 그렇구나라고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더 크게 와 닿을 것이다.

 

스누피가 편집자에게서 작품을 거절 받는 내용을 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당사자에게는 너무 괴로운 일이겠지만 상황을 재미있게 희화한 찰스 슐츠의 재치에 놀란다. 전철에서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킬킬거렸다. 평소에 만화를 안 보는 내가 이러고 다니다니. 하지만 나는 지금 만화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한 위대한 작가들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은 작가의 조언은 엘리자베스 조지의 말이다. "만약 스스로 확신에 차고 철저하고 완전하다고 느껴진다면 제대로 된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듣느라고 딴 방향으로 빠지지 않게 된다" 이 말은 스스로 자만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글쓰기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실력을 키움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다. 그리고 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머리로만 살지 말고 가슴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말은 평소에 어머니가 내게 하시는 말씀과도 비슷하다. 머리로 하면 분명히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마음속으로, 가슴으로 원해야 한다.

 

 

 

작가라는 직업이 매력있는 것은 제리 프리드먼의 말처럼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점" 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큰 회사의 훌륭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수행했다고 해도 그 결과물은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 그의 말대로 작가는 최고의 직업이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지만.

 

 

작가이자 번역자인 옮긴이의 말처럼 작가는 세 개의 동사만 사용하면 된다. 읽는다, 생각한다. 쓴다. 그리고 그 절차야 어떻든 진정한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만의 문제이며 진짜 작가라면 평생 성장할 것이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23 스누피는 가끔씩 자기가 개라는 사실을 잊어버려. 언젠가 신문을 읽는 찰리 브라운을 그린 적이 있었는데, 신문을 읽고 나서 찰리 브라운이 말해,
'사람들이 강아기 쇼를 준비한대. 우리도 강아지 쇼에 한 번 가볼까?' 그러자 스누피는 생각하지. '내가 무슨 수로 가냐고.난 강아지가 없는걸!'

p.25 우리 주위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지만, 자신의 재능을 시대와 일치시킬 만큼 운이 좋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p.35 서머셋 모옴이 이런 말을 했다죠. '해야 한다면 다름 사람을 따라 해라. 하지만 자기 자신을 흉내 낼 수 있다연 이제 많이 온 셈이다.'

p.39 이렇게 하면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죄다 사기꾼 아니면 거짓말쟁이다. - 다니엘 스틸

p.52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은 간단하다. 자기가 정말, 진짜로 좋아하는 글감을 택하라. 멋지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그 글감을 발전시켜라.
모든 단어들이 빛을 발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다시 써라. 그 다음에는 손톱을 깨물고 숨을 죽인 채 열렬히 기도하라. - 시드니 셀던

p.55 자기 마음을 살펴 꼭 쓰고 싶은 것을 찾아내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고 책을 쓴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다.

p.62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금방 알아차리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p.85 문학 학위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쓰고자 하는 열망을 이길 수는 없는 거야.
p.129 모든 글쓰기는 독학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충분히 글을 쓰는 것만으로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p.150 좋은 이야기는 먼저 읽으면 재미있고 그 다음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식을 제공한다.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운동시킨다.
그러니까 미학적인 에어로빅인 셈이다.

p.161 이제 누가 작가가 될 수 있겠습니까? 토머스 울프가 이미 다 썼는데! - A.스코트 버그

p.190 우리네 인생살이 속에는 결코 잊지 못할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그 순간들은 해변의 모래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듯이 지나간다. - 찰스 챔플린

P.210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또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내가 아는 한 최고의 직업이다. - 제리 프리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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