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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되고 발이 되고 ㅣ 한국의 민화 10
권정생 / 국민서관 / 1993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좀 다른 이야기였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등에 업힌 앉은뱅이가 욕심을 부리기 시작해 서서히 장님을 속이고 점점 살이쪄가는 앉은 뱅이와 점점 여위어 가는 장님. 결국 장님이 죽고 그제야 낭패를 보게된 앉은뱅이가 후회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책은 그 반대이다.
업고가는 장님과 등에 업힌 앉은뱅이는 서로의 모자라는 부분을 보완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샘물에서 금덩이를 발견하고는 서로에게 공을 돌리며 서로 금덩이를 가지라고 양보한다. 그러다가 금덩이를 샘물 속에 던져 버린다. 그러자 금덩이가 물속에서 두개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두사람은 금덩이를 가지고 마을로 내려가 초가집에서 소, 돼지를 키우며 농사짓고 정답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부족함을 채워가며 의좋게 사는 것 만으로 부족했을까? 금덩이를 등장시켜 두사람의 우정을 시험(?) 하고 - 결코 금덩이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지만- 급기야 쓸모없다고 생각된 금덩이를 다시 샘물에 던져 버린다. 그러다 금덩이가 두개가 되니 그제사 늙어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구걸하며 살 수 없다는 자각이 생기고 그것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리하여 두사람이 욕심없이 살게되는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전래동화나 우화는 독서 후에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아무런 댓가 없이 그저 하늘의 뜻으로 돌리며 일확천금을 얻는 이야기, 서로에게 양보하다가 다시 던져버리는 것은 어찌 좀 거부감을 갖게 한다. 이제는 욕심없이 산다고 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욕심을 없애라니 차라리 열심히 노력해서 정당하게 최선을 다해서 욕심을 채우라는 편이 설득력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