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쌓이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생태계에도 그런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몸이 상하는 생물들이 종종 있다. 북극 툰드라에 사는
나그네쥐, 레밍이 그렇다."
(p.26)
그렇다. 난 전생에 나그네 쥐 레밍이었던 것 같다. 벌써 몇년이 지난 일이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멀쩡한 내 몸을 폭파시켰기 때문이다. 생태계에서도 그렇고 사회에서도 스트레스에 강인한 개체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
책의 처음부터 동물의 세계에 관한 신비한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의 왕국은 평소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도 신기하게 책을 읽으니 자꾸 사람들이 사는 것과 겹쳐지게 보였다. 두번째 파트는 정신과 의사선생님의 사회의 여러 현상에 대한 의견 파트. 요즘 이슈 거리인 동성애 같은 문제에 대한 의견도 접할 수 있었다. 안락사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하셨는데 마음대로 죽을 수 있는 권리라는 것이 우리나라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인간이 유한한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 현재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도 알게 되지 않을까?" (p.88)
"삶이란 모든 관계망 안에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고 하지만 물이 빠지고 난 후에야 육지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p.132)
특히 좋았던 부분이 내가 애정하는 책 <어린왕자>에 대한 강안 작가님이 적어놓은 부분. 읽으면서 계속해서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문학이 한창 유명해 질 즈음에도 나는 인문학 책을 따로 읽을 생각은 별로 없었다. 왠지 어렵고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멈춤 편은 어렵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오늘날을 사는 직딩들은 퇴근 후 다들 수업 받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멈춤 편은 수업은 들으러 가고 싶은데 퇴근길에는 몸이 너무 피곤한 사람을 위해 준비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를 할 때 나처럼 특정작가나 특정 분야만 골라읽는 사람에게 마치 뷔페와 같은 편식을 할 수 없게 하는 풍성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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