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탐구 생활 - ‘진짜 취향’으로 가득한 나의 우주 만들기 프로젝트
에린남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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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스타를 보다가 좋은 생각에서 서평단을 모집을 하는 걸 보고 신청을 해보았는데,

감사하게 당첨이 되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

처음 서평단 모집 글을 볼 때 만해도 그저 머릿속에는 이 생각 뿐이였다.

- 내가 아는 그 좋은 생각인가?

- 그 좋은 생각에서 책을 낸다고???

근데 검색을 해보니, 우리가 흔히 알던 월간지 외에도,

다양한 재미난 에세이과의 책들도 출판을 했다는거다.....

그와중에 제목들이 너무나 귀염뽀짝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내 마음의 날씨

채소는 따뜻하게 먹습니다.


책 한권으로 인해, 다양한 재미난 책들을 많이 알게된 거 같아 기분이가 좋았고, 기회가 될 때 (라고 말하지만, 시간을 내서)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헤헷

개인적으로 보라색을 참 좋아하는데,

이 책은 외관부터 보라색과 차분한 노란색의 조화가 어울리는 디자인에 한손에 쏘옥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여서 미니백에 넣고 다니면서 읽기 참 좋았던 책이다.


그리고 처음에 책을 받자마자 감동 받았던 부분은,

꼼꼼한 포장은 물론, 손수건까지 주셨다.

받은 날부터 잘 빨아서 운동갈 때도, 등산갈 때도 열심히 잘 쓰는중 :)


늘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지만, 언제나 맥시멀리스트인 나

출장을 다닐 때도, 여행을 다닐 때도, 하다못해 출퇴근 길에도, 근교 나들이 갈 때도 늘 내 가방은 적재적소에 맞춰 모든 걸 갖춰놓은 듯 완전 무장 상태이다.

그래서 그런가

늘 어깨가 아프다.......

얼마전에 이사를 하면서 또 느꼈다.

짐을 정리를 해도 끝이 없고, 나름 진짜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이사와서 짐을 정리하는데도 한세월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 예쁜 쓰레기 모으는 걸 좋아한다.

- 나는야 호갱 킴

- 나름 물건을 사는데 신중하다고 생각했는데, 꽂히면 지른다.

- 쟁이기 선수다

- 테트리스를 참 잘한다.

그래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인거지!


근데 사실 이 책을 읽고 여러번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작가님은 나처럼 팔랑팔랑 거리며 호갱처럼 이것저것 사서 쟁이는 것이 아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계셨다는 걸.

나와는 다른 취향,

그리고 갖지 않아서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걸 깨닫게 해주었다.

* 내 머리맡 따뜻한 궁둥이 (P.88-93)리맡 따뜻한 궁둥이 (P.88-93)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을 하고

웬만하면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밖에서 해결한 후 늦은 시간에 집에 온다.

근데 그 시간동안 우리 까님은 늘 집에서 우리만 기다리고 있다.

주말에도 늦잠을 자고 약속이 있으면 나가거나 할일없이 집근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매번 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 까님도 밖을 나가고 싶어할거라는걸...

오랫동안 키우고 있지만서도 늘 산책은 어렵다.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아도 까님과의 약속도 늘 중요한건데 우선순위를 다른데 두고 움직이게 된다.

또 한 번 나를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우리 까님이 내 얼굴에 궁디를 대고 누울 때

나도 내 우주에 궁디와 함께하는 시간이 새겨지고 있다.

* 디지털 공간에도 정리가 필요해 (P.120-124)디지털 공간에도 정리가 필요해 (P.120-124)

오래된 외장하드에 옛날 유학 시절부터 취업 준비하던 자료들이 한가득 보관되어 있다.

1년 이상 안쓰는 물건이 있으면 계속 안쓸테니 과감히 버리라고 하는데, 10년도 훌쩍 넘은 자료들을 나는 왜이리 열심히 보관하고 있는걸까1년 이상 안쓰는 물건이 있으면 계속 안쓸테니 과감히 버리라고 하는데, 10년도 훌쩍 넘은 자료들을 나는 왜이리 열심히 보관하고 있는걸까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싸이월드 사진들도 복구된 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걸 보면

나도 참....

매일매일 조금씩 디지털 세상의 자료를 비움을 생활화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좋아하는 부분이 참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내용을 기재하지 않는 건,

너무 작고 소소하지만 모든 멘트 하나하나가 너무 작고 소중했다고 해야할까

말주변에 없어 어떻게 더 표현을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소수겠지만서도 이 글을 보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쯤은 이 책을 읽고

나만의 우주속에서 잠시나마 웃고 울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적어도 지금의 어쩌면 조금은 답답한 삶이

잠시나마 작은 빛이 들어와 반짝거릴지도 모를테니까.


비단 설거지 뿐만이 아니라,

하기 싫고 정말 귀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대입해볼 수 있다.

사무실 내 자리, 내 책상 청소

내 방 청소..

화장실 청소.... 헤헤

'진짜 취향'으로 가득한 나의 우주 만들기 프로젝트

에린남의 취향 탐구 생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대부분 사소하고, 어떤 건 하찮기까지 하다. 그러나 내 취향을 더 멋지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멋없고 싱겁고 귀여운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나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그럴싸해 보이지 않아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진짜 취향'으로 나의 우주를 가득 채우고 싶다!

* 본 포스팅은 좋은 생각에서 무료로 책 제공을 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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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김보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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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참 이상하다.

왜 그렇게 다녀와도 또 가고 싶은걸까

멀티가 정말 안되는 내가,

한동안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정신 없이 지내다가

바쁜일이 끝나자마자 또 바로 게으름 시전....

책도 안읽고, 블로그도 방치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드라마, 예능도 안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난김에 블로그 홈을 보니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하길래 신청을 하였고, 감사히 선정이 되어 읽을 기회가 생겼다.


참으로도 재밌는 제목

"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셀프 유배를 자청한 작가님의 정말 유쾌하고 재미난 글을 읽다보니 마치 내가 제주도에 가있는 기분이 문득 들었고,

또 내가 잠시나마 머물렀던 곳을 가계셨기에 다시금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반성하게 되던 대목.

사는 건 쪼이고 마음은 펴고 싶었습니다.

나태한 몸은 다그치고, 조급한 마음은 뉘고 싶었습니다.

웅크리지 말 것. 불안하지 말 것. 습관 같은 슬픔을 떨치고, 끈질긴 죄책감과 적당히 협상할 것.

너무 느긋하지 말 것. 너무 편안하지 말 것.

몸이 바빠 마음이 게을러질 것.

몸이 고되 마음이 덜 아플 것.

그리하여 연민과 비하는 이제 남의 것 아니 없는 것.

- P.7 / 에필로그 같은 프롤로그 中

본격적인 유배 일기가 시작되면서,

모든 일기의 마지막에는 그날 그날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이 기재되어 있었다.

나도 정말 내 자신에게 궁금한 부분 중 하나인데,

진짜 왜인지 모르겠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어디든 가게되면, 꼭 무작정 걸어다닌다.

또 보부상 체질이라 가방 안에도 이것저것 온갖 잡동사니를 다 지니고 다니면서, 그렇게 무작정 여기저기 구석구석을 구경하며 걷다보면, 하루의 마무리에는 기본 2만보, 많게는 3만보도 걷고 있는데 그 모든 순간이 몸은 조금, 아니 솔직히 많이 힘들지만, 얼마나 뿌듯하고 짜릿한지..

2일.

길을 잃어도 달콤산 곳. 제주

- 눈 뜨고 한 시간씩 꾸물대는 아침이 늘 한심했기에,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10분 안에 이불을 박차고 나오기로 했다.

- 보말 칼국수, 내겐 너무 맛있는 그것.

바다를 보고 앉아 있자니 애쓴 걸음이 애쓴 삶 같았다. 삶의 어느 대목이 문득 억울하기도 했다. 억울함을 꺼내 보는 시간도 나쁘지 않다.

나의 모든 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고, 지금의 여행은 그에 유용하다.

가식은 필요 없다. 지금 나는, 백 퍼센트 혼자니까.

300분 3만 보 23km를 쉬엄쉬엄 다 걷고 근처 책방을 찾아 지도를 따라 조금 더 걷는데, 가는 길이 달콤하다.

달콤하다가 길을 잃었다. 끝내 책방에 닿지 못하고 겨우겨우 숙소를 찾아와 몸을 뉘어 쉬는데 여전히 그 길이 눈앞에 삼삼했다.

길을 잃어도 달콤한 곳. 제주는 역시, 그런 제주. - P.40

50대의 나이에, 세탁기도 돌리지 못하던 남편분을 두고 내려가기까지..

어쩌면 쉽지 않았을 결정인데, 스스로 나이 먹고 해둔 게 없어 못난 사람 사람이 되었다니.....

아닙니다 작가님,

진짜 너무 멋있는 분이세요!!

걸으면서 기록하는 게 제법 습관이 되었다.

길은 느려지겠지만, 남은 메모는 빠르게 잊히는 기억들을 단단히 붙들어 준다.

끄적이고 되새기다 보면 별거 아니지 싶던 말에도 의미가 돋아나고, 사소한 대상도 고유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혼자 걷는 걸음은 사유로 이어진다.

걸음과 사유와 고독이 어우러지며 나와 자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든다.

지쳐도 아파도 더 걸을 수 잇는 것은 걷겠다는 의지 그 이상의 것, 가장 아래 걷는 발과 가장 위 영혼 그것을 둘러싼 자연의 합일에서 오는 충만감이 아닐까.

- P.179 / 걸으며 세상을 읽는다 中

울진, 바닷가에 책방...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가득했던 부분..

그리고 토끼멍

혼자만의 시간은 얼마를 가져도 늘 부족한 것

소보로빵과 단팥빵

김밥과 막걸리...


언젠가, 다시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제주도에 내려가 잠시나마 살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시간이였다.

막상 내려가있을 땐, 하루하루 여기가 제주인지, 육지인지 모르게 의미없는 곳에서 의미없는 시간만 보내다 온 거 같은데, 왜 그때는 그게 어쩌면 다시 없을 기회란 걸 몰랐던건지..

작년 겨울을 마지막으로 잠시 잊고 있던 제주도였는데...

올 가을,

다시 한 번 제주도를 느끼러 가봐야겠다.

그리고 그 길에서 작가님을 만나게 된다면,

제주도 막걸리, 다정하게 한 잔 따라드리고 싶다.

오십엔, 제주가 제철입니다. 여행이 제철입니다.

주저말고, 떠나셔요. 저절로 술술, 잘 풀릴 거에요. 여행도, 인생도.

* 이 책은, 푸른향기에서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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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키노트 2022
김종욱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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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뭐가 그리 바빴는지, 책과는 담을 쌓고 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왔다가 이 책 서평단 모집하는 걸 보고 신청하게 되었고,

또 감사히도 선정이 되어 읽게 되었다.

계속 중국인들과 중국 관련 업무를 하면서 느낀거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세상 빠르게 변화를 하고 있다는 거다.

이래저래 여러가지 이슈들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거마냥 벽을 치고 막는 것도 참 많고, 제약도 많은 편이지만,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분야에 있어 IT 기술이 접목이 안될 만한 분야에서도 접목이 되고

생각치도 못한 부분에서 놀라운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2022년 2월에는 동계 올림픽 게임이 베이징에서 개최되어 갖가지 첨단 기술을 선보였으며, 중국 디지털 위안화 화폐의 사용을 시험한 무대이기도 했다.

이 책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중국의 주요 언론매체, 연구기관과 조사기관 등에서 발표한 자료들을 한데 모아 키워드별로 정리했으며,

한중교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서 발표된 자료들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편집했다.


책을 처음 받고 표지를 넘기면서 순간, 놀랬는데

예전에 읽었던 "중국 비지니스 협상 A to Z"의 저자인 교수님이 쓰신 책이였다는 거다...

개인 위챗 코드가 오픈되어 있기는 한데, 추가하고 싶... 헤헤..

중국 디지털 마케팅이나, 관련 플랫폼은 웬만하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Audio 스트리밍 플랫폼이라는 시마라야 (ximalaya)는 처음 들어보는 플랫폼이였고

그로인해 얼마나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했었는지 ㅠ.ㅠ

선전은 전년 대비 엄청나게 떨어졌는데도

부동의 1위..... 😳


우리나라 이상으로 교육열이 높은 중국....

211공정과 985 공정에 대한 설명고 나와있었다.

분명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책에서도 소개되어 있듯, 이 책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기 보다는, 바탕으로 최근 흐름을 읽기에는 적절한 책이고

10대 이슈 사항, 부동산 흐름, 온라인 채널, 경제권, 사회 여러가지 이슈 등에 있어 다양하게 정리되어 있기에 유관 업무 종사자들은 한 번쯤은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


* 본 글은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을 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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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요즘 사는 맛 1
김겨울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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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은,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로, 배달의 민족 뉴스레터인 "주간 배짱이"에서 지난 2년 동안 연재한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처음부터 하나씩 읽을까 고민을 하다가,

차례를 보며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부분부터 읽기로 했다.

- 실패한 듯 보여야 맛있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 (P.50) / 김현민

바스크 치즈 케이크는 오랫동안 뉴욕 치즈 케이크에서 밀려나 있었지만, 최근 들어 부쩍 자주 눈에 띄는 메뉴다.

아무래도 유행의 파도 위에 다시 놓인 모양이다.

바스크 치즈 케이크는 카스텔라의 진한 갈색에 비하면 거의 블랙에 가까운 표면이 매력적인 케이크다.

뭐든 약간 태운 듯해야 맛있어지는 게 진리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케이크에서 불향이 난다.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썸네일 비주얼로는 제격이라, 배달의 시대 새로운 메인 상품으로 등극했는지도 모르겠다.

....

굽기 정도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실패한 케이크로 느껴지면 성공이다.

'실패로 보이는 때가 가장 좋은 때'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도 큰 매력이다.

최근에 나도 빠져있는 케이크가 바스크 치즈 케이크였기에 나도 모르게 저 타이틀에 이끌려 읽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동네에 좋아하는 카페에서 단호박이나 흑임자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파는데, 매번 먹으러 갔다가 sold out이 되어 못먹다가 한 번 먹게 된 후, 가끔 홀케이크로 주문해서 먹고 있다.

하루는 엄마가 이거 근데 왜 이렇게 탔어? 이거 먹어도 되는거야? 라고 묻는 말에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

그 와중에 아빠는 이렇게 탄 걸 팔면 어떻게 하냐며.....

- 집밥 (P.138) / 박정민

가끔은 사치가 하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본식과 후식을 동시에 주문하는데, 우연치 않게 두 명의 라이더가 동시에 집에 도착할 때도 있다. 그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마치 한식 주방장과 디저트 주방장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해주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순간 찾아오는 포만감만으로도 한 끼 식사는 뚝딱이다.

...

집에서 안 나가고 싶은 외로운 30대는 그렇게 끼니마다 특이점을 부여하며 주린 배를 달랜다.

...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고 "이야, 시원~하다"라고 외치면 어제 먹지도 않은 술이 해장되는 기분이다. 봉긋 솟아오른 배에 손을 올리고 소파에 누워 눈을 부인다. 극락이다. 더할 나위 없이 하찮아서 행복하다. '아, 내일은 또 뭐 시켜 먹지." 행복한 꿈나라 여행으로 두 시간 또 뚝딱.

개인적으로 '박정민' 배우님을 참 좋아한다.

잘생긴 미남형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뭔가 되게 매력이 있어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책도 잘 안읽던 내가 책 욕심은 많아서 😅

하루는 조용하고 작은 동네 서점을 찾다가 우연히 들어간 카페가 배우님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겸 서점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였을까...? 괜히 달리 보이고 사람이 지적여보여서 관심있게 보기 시작한 거 같다. 나혼산에서의 반전 매력도 귀여웠고ㅋ_ㅋ

사실 그간 좀 (양)아치 스러운 역할도 많이 하셨기에.. 동주에서의 모습은 좀 반전이였지만!

흔히 우리가 아는 집밥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 봤다가 빵터지고 봤다.

엄마가 해주는 황금 올리브 치킨 이야기에, 우아한 녀석들이 주는 우아한 식사라닠ㅋㅋ

진심 너무 귀여웠닼ㅋㅋㅋㅋㅋㅋㅋ

- 꿀꺽 꿀꺽 꿀꺽 (P.179) / 손현

돌봄 노동을 통해 무엇보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시작이 얼마나 연약한지, 제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다들 처음에는 누군가의 '아기'였다는 사실이 나를 겸솧나게 한다. 동시에 부모, 나, 자식 이렇게 삼대를 통시적으로 보고, 좀 더 객관화할 수 있다는 점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깨달음이다. 이게 곧 어른이 된다는 기분일까.

언젠가 성인이 된 딸이 만약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딸아, 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점심 메뉴를 고민 할 것이다. 오늘은 순두부찌개를 먹을지, 햄버거를 먹을지, 아니면 샐러드를 먹을지.... 뭐든 좋으니 굶지는 말아라. 그리고 네 초심을 잊지 않길 바란다. 너는 태어난 직후 6개월 동안은 모유를 제외하고 한 가지 맛의 분유만 먹었으니까. 그 분유도 조금이나마 늦게 주면 큰일 날 것처럼 떼를 쓰며 울곤 했단다. 살면서 어떤 음식을 접하든, 그걸 준비하거나 차려준 사람에게 꼭 감사인사를 표하면 좋겠다. 나아가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차릴 수 있다면 훨씬 더 근사한 사람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늘 맛있게, 꼭꼭 씹어 먹으렴."

참 별 거 아니지만, 어느순간부터 잘 하지 못했던 그 말.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퇴근 후 집밥을 제대로 가족들이랑 다 같이 먹은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같이 먹을 때에도 저 말을 안하고 산 지가 너무 오래되어 잊고 있었던 말이다.

요 며칠 격리되면서 엄마가 밥 챙겨줄 때 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말을 하고는 싶은데, 차마 나오진 않아서

잔반을 남기지 않고, 접시도 최대한 설거지 하기 편하게 내놓곤 했는데, 표현 못하는 딸내미 마음을 알았는지 더 필요한 건 없는 지,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보던 엄마.

엄마 격리 기간 동안엔 내가 좀 챙겨줄 수 있게 쉬십쇼...!

근사한 사람좀 되어보게...

-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 (P.301) / 핫펠트

'엽X 로제 떡볶이에 치즈 만땅 추가해서 먹고 싶다.'

'비빔면에 열무김치 얹고 차돌박이 살짝 구워서 먹고 싶다.'

'교X치킨 레드 콤보에 맥주 한잔하고 싶다.'

'잭X피자 한 판 시켜서 랜치소스 세 개 추가해서 듬뿍 찍어 먹고 싶다.'

'김치 송송 썰어서 고추장, 참기름 한 숟갈씩 넣고 팍팍 비벼 먹고 싶다.'

먹고 싶은 건 끊임없이 떠올랐고, 점점 구체적으로, 심지어 창의적으로 변해 갔다. 평소라면 귀찮아서 하지도 않을 요리들을 떠올리며 레시피를 수집했다.

...

저기압. 잠깐만 그거 뭐였지, 되게 좋은 명언 있었는데,

아.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였나?

그렇다. 어느 현인께서 말씀하셨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단백질이다. 살도 찌지 않고 든든하고 내 몸의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그런 고기!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인가 그런 거 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고기는 살이 안 찌는 게 맞다(?).

요 며칠동안 간식도 못(?)먹고 술도 입에 안대고, 주신 밥상만 먹다보니까, 엄마가 해주지는 않을 자극적인 음식들이 자꾸 먹고 싶었고, 영상보면서 나오는 건 죄다 먹고 싶었는데,

그 중에서도 두꺼운 삼겹살인데 육즙도 있는 고기에 소주 한 잔이 참 절실했었다. 당장 못먹으니 킵해두기로 했고......

그리고 치킨도 너무 먹고 싶었는데 닭강정도 너무 땡겼고, 그러다 오늘 먹은 닭강정과 맥주 한 캔.....★

너무 행복했다. 역시 고기는 옳은 것!!


일상으로 돌아가면 제일 하고 싶은 게,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밥을 먹는 것이다.

아직은, 더 한동안은 조심해야 하겠지만, 어느 순간 다른이들이 나와 밥을 먹는 거를 불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 시점에는, 그동안 날 잡아, 밥 먹자. 한 잔 하자, 했던 말들을 하나씩 지켜가리🙏

모든 사람들이 다 비슷하겠지만, 나 또한 역시, 결국에는 맛있는 걸 먹고 기분 좋게 먹어야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안좋을 때, 퇴근 후 한 잔이 나를 다시 힘내게 하고 웃게 만드는 것 처럼..


오늘도 내일도 맛있게 먹는다.

달콤하고 상큼하고 고소한 인생을 위해!


다이어트...는 늘 입에 달고 사는 아가리어터지만, 그 어느 현인이,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했던 것 처럼, 오늘도 내가 먹은 닭강정은 맛있게 먹었기에 0칼로리일 것이다.


책을 덮고 마주하는 여러분의 첫 식사가

조금은 달리 보이길 바랍니다.

부디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나를 챙기는 따뜻한 감각으로 자리하길 빕니다.

결국 모든 건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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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처음이지? 나도 그래
봉이 지음 / 생각의빛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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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 수록, 그냥 참 그렇다.

나는 그냥 아직 20대에 머물고 있는 거 같은데, 나이는 벌써 3N에 접어들었고 곧, 중반... 그리고 또 후반이 될 거라는 생각에..

그냥 나만 나이 먹으면 괜찮은데, 사회는 내 나이가 결혼할 나이가 지났다며 족쇄를 주고 있고, 곧 노산이라며 겁을 주고 있다.

근데 사실 나는 기회만 된다면 지금의 생활에서 벗어나 충분히 혼자서도 살 수 있을 만큼의 조건도 갖췄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전혀 조급해하거나 어려워하진 않고 있고, 아무래도 내 주변에 결혼을 한 사람이 많지 않아서일까. 이렇게까지 서둘러야 하나 싶다.

주변에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고 사는 지인들이 늘어날 수록, 이래저래 힘들어하는 고충들을 듣고 또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과연 막상 그 시기가 되면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했다.

지금 11살이 되신 우리 까야님을 보며, 애기 키우는 거랑 똑같다고는 생각을 하지만, 마냥 내가 혼자 키운 건 아니기에 또 다를 거란 생각에 겁이 났었다.

사실 보면 그렇다.

부모가 된다는 게, 사회 생활 초년생 처럼, 신입처럼 모든 게 다 처음이고, 뭘 해도 다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분명 우여곡절이 많을 것이다.

아무리 옆에서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도와준다고 해도 그들은 이미 만렙이시긴 하시겠지만, 사실상의 경력 단절이신지라 처음엔 어려우실 수 있을 것이고, 24시간 내 옆에서 계속 도와주실 수가 없으니, 이건 오롯히 내가 나 혼자 감당해야할 몫일거다.

그럼, 내가 그 전에 조금이라도 준비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니 당장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우리 부모님도, 처음으로 부모가 되어 애기를 키운 게 내가 처음이였기에, 그리고 성격상 낯간지러운 말은 못해서 표현이 서툴렀기에 나에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나는 대신 반대로 내 먼훗날에 있을 지 없을 진 모르는 아가를 위해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먼저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되자, 이해의 폭이 넓어 어떠한 행동에도 편견이나 범위를 지정하지 말고 아량을 베풀고,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습관을 들이자 싶어 행동과 생활 습관을 고치려 노력 하고 있다.

비단 아기를 위한 길이 아닌, 내 자체를 개선해야하는 길이기에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만, 조금씩 리마인드해가며 지내다보면 습관이 되겠지!

얼마전에 동료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고객님 문의 중 요근래 좀 황당한 질문이 있었는데, 애기 스킨케어 순서가 어떻게 되냐는거야, 그래서 고객님은 기초 바를 때 어떤 순으로 바르세요?라고 물어보니 스킨, 로션, 크림 순으로 바른다고 하길래, 애기도 그 순으로 발라주면 됩니다. 했더니 아 그렇구나 라고 하더라고."

엄마도 엄마가 처음인지라, 애기 화장품은 조금 더 다를 줄 알고 문의를 하는 거 같은데, 이렇게까지 "애기"꺼는 다른 걸까? 싶으면서 조금은 황당하지만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살짝 안되었다.

그치만 또 내가 막상 엄마가 된다면 나도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넘기기로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내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 현실인데, 내가 어떠한 생명을 책임지고, 잘 자랄 수 있게 한다는 게....

힘들면서도 작은 손짓 하나에 울다 웃고, 지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가 미안해서 내 자신을 탓하고, 또 다시 재롱을 보고 깔깔 거리고 웃고.. 천만분의 1도 안되겠지만, 조금은 이걸 보면서 현실 육아를 봤다고 해야될려나

제일 마지막 페이지인 에필로그에, 엄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말이 있다.

뭐지 하고 보니, "출산 이후, 엄마의 나이는 거꾸로 흘러 아이와 함께 아이의 나이를 먹어갑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해주는 아주 소중한 존재 입니다. 엄마 나이 이제 세 살! 이 넓디넓은 세상이 배움에 있어 아주 신비롭고 재미납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까,

애기와 함께 모든 게 다 처음 시작하고 배워야하는 거기에....

소소하지만서도 작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책이였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고,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또 한 번 다시 대단하고 멋있는 존재라는 걸 느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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