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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신장섭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8월
평점 :
김우중과의 대화 - 신장섭
삼성이 부도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삼성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끔 하는 얘기가 “삼성 망한다고 나라 안 망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지금 삼성이 가진 위치를 생각해볼 때 삼성이 망할 정도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큰 사건이 있기는 하다는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1999년, 지금 삼성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재계 서열 2위였던 대우가 무너지던 모습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당시는 IMF 금융구제를 받던 시기였죠.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룡 그룹들이 무너질 정도면 실업자가 들끓고, 경기가 나빠지며,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떨어야 하는 사회인 것은 틀림이 없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우라는 회사와 ‘김우중’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공부를 더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종합편성채널에서도 [TV조선] 강적들. 사라진 재벌 (대우 김우중) 편도 찾아서 봤습니다. 이이제이 김우중 편을 찾아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찾아볼 수가 없네요. 채널A의 시사병법에도 김우중 편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인 신장섭씨도 머니투데이 ‘더 리더’라는 프로에 나와서 한 마디 하기도 합니다. 이 사건이 정말 뜨거운 감자네요.
IMF 금융‘구제’라는 말을 쓰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구제라고 이름을 붙이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A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런데 A라는 사람이 사업에 어려움이 있어서 돈을 빌려야 합니다. 그러면 돈을 빌려준다면 어떤 마음으로 빌려줄까요? ‘돈은 빌려주되 내 말을 잘 듣도록 고분고분하게 만들어야겠다. 돈을 빌려주는 대신 A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 좀 싸게 내가 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보다 나라간의 국제 문제들은 아주 치졸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 더 심한 생각까지도 했을지도 모르죠.
분식회계를 했다는 사실 자체는 변치 않습니다. 은닉 자산이나 해외 도피에 대해서는 저도 알 방법이 없네요. 그런데 90년대에 18조 원이라는 추징금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 2008년 금융위기로 GM은 도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인수한 후 유동성을 공급해서 4년만에 회생했다.
- GM은 대우차 모델로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 대우그룹 실사 결과 자산가치가 30조 원 넘게 장부가격과 차이난다는 발표. 김우중 회장과 임직원들은 검찰에 기소돼 실형과 함께 23조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선고받는다.
- 이우복(경기고 단짝 친구)은 평생의 사업 동지가 된다. 이우복은 김우중보다 한 등급 낮은 과장직을 자처.
- 사업이라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이 하는 거니까 근본적으로는 마음이 통해야 한다.
- 보험 건다는 식으로 정말 친한 사람이 어디든 한 사람씩은 있어야 한다.
- 카다피도 처음에는 깨끗한 사람이었다. 말년에 자식들이 문제여서 변한 것 같다.
- 김일성 주석도 해외 사정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아래 사람들이 보고하지 않아서 그렇다.
- IMF 사태는 기본적으로 금융이 잘못해서 온 것이다.
- 기업이 투자하다가 잘못되는 일은 항상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외환위기로 연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기업 망한다고 은행들이 다 망하면 제대로 된 은행이라고 할 수 없다. 외국인들이 금융기관에서 돈 빼내갔지, 기업에서 돈 빼내가지 않았다.
-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부채비율 200%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당시 핀란드 492%, 프랑스 361%, 일본 368% 스웨덴 552%.
- 자동차 판매대금이 돌아오는데 선진국의 경우 3~6개월, 신흥국은 2년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다. 플랜트나 조선은 보통 3~5년 걸리고, 길면 10년까지 걸리는 것도 있다. 수출금융은 이 기간에 수출기업들이 현금을 융통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 대우차를 거의 공짜로 GM에 넘겼는데, 그 잘못을 덮으려 했다.
- GM이 중국에 제일 늦게 진출했지만 지금은 중국시장에서 1등이 되어 있다. 거기서 많이 팔린 차들이 대우차에다 이름만 바꿔 단 것들이다.
- 금융감독원에서조차 나중에 정부가 워크아웃 때 대우를 ‘청산가치’로 실사했기 때문에 자산이 20조 원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 선진국은 무엇 때문에 IMF 프로그램을 요구한 것인지, 한국 정부는 어떤 맥락에서 이것을 ‘철저하게’ 집행하려고 했는지,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왜 적극 반대했는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
- 금융위기를 실제로 극복한 우너동력은 그동안 쌓아놓은 1조 달러에 이르는 설비투자였다. 이것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IMF와 선진국들이 강요하는 ‘구조조정’에만 너무 매달린 나머지 한국 경제의 성장 능력을 깎아먹고 국부 손실을 크게 봤다고 강조.
- 대기업들이 제일은행, 한미은행, 외환은행 등 다 헐값에 팔았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문제 많다. 구조조정 해야 한다’라고 자꾸 얘기해서 좋은 매물이 싸게 나오면 자기들에게 좋은 거다.
- IMF도 형식상으로는 국제 금융기관에서 우리나라를 돕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어떤 면에서 얘기하면 그것은 돕는 것이 아니라 관리체제로 바꾸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체제가 오래가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가 없다.
- 대우 워크아웃 이후에는 대규모 워크아웃을 한 적이 없다. 현대그룹이 문제 되었을 때에는 전혀 못했다.
- 남들은 없는 것도 잘 포장해서 비싸게 팔려고 하는데, 한국 정부는 그때 우리가 잘 갖고 있는 것도 쓰레기라고 대문짝만 하게 얘기해놓고, 팔았다. 그렇게 처리하고 난 다음에 워크아웃 성공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 종합상사는 자산이 다 무형자산이다. 인력이 가장 중요하고 네트워크, 정보력이 기반이 된다. 실사할 때 이런 무형자산을 계산하지 않고 부실기업 취급했다.
- 1997년 이전까지 한국 정부는 모기지 금융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부동산 투기가 더 기승을 부릴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체제에서 금융자율화 조치의 일환으로 모기지 금융은 대폭 자율화됐다.
- 금융기관들이 개인에게 대출해서 너무 쉽게 돈 벌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침체하면 큰 일이 날 것이다.
- 동아시아의 4마리 용 중에서도 홍콩, 싱가폴은 불균등하게 성장. 대만과 한국만 균형 성장했다.
- 선진국 기업은 경영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8시간만 일하려 하고, 휴가도 길다. 정신적으로도 헤이해져 있다. 그걸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걸 잘 이용해서 이 사람들이 못하는 걸 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자동차는 이미 기술이 많이 성숙해서 GM이 쓰는 기술이나 우리가 쓰는 기술이나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브랜드나 딜러망, A/S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 기업이 돈 버는 걸 일반인들이 좋게 보고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 한 집단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바로 가시밭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개인들의 안락을 보장해줄 뿐 아니라, 그 집단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안락을 포기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지도자라고 불리기를 원한다면 그만한 희생쯤은 각오해야 한다.
- 선진국이 9~5시까지 일한다면 개발도상국은 5~9시까지 일해야 한다.
-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힘들게 일하는 대가가 고작 재산의 확대에 불과하다면 나처럼 불행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 애플은 잘나가는 기업이지만 미국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별로 없다는 비판이 있다. 해외에 공장 다 만들고, 부품도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이 별로 없고, 중국 공장에서 직원들 처우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 고용만큼 좋은 복지가 없다.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아야지 사람도 건강하고 사회도 건강하다. 일 안 하고 복지수당만 받으면 점점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사회도 병든다.
- 중소기업들은 국내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빨리 해외거래선을 확보해야 한다.
- 학생들에게 지금 당장 받는 연봉보다 일을 배워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일을 잘하면 잘못되는 회사도 고쳐서 키울 수 있다.
- 거기는 월급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일 하는 게 빤하다. 배울 게 없다. 조직에서 차으이성을 발휘하기도 힘들고 일하는 게 재미있을 수 없다.
- 처음부터 내 꿈, 이것만 하겠다고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좌절감만 커진다.
- 뉴욕타임즈. Key to Success? Lose Yourself. ‘성공의 비결? 찬밥 더운밥 가리지 말라.’
- 한국의 교육이 지금은 사회적으로 투자효율이 마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