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긴 생각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이어령 지음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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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 긴 생각 - 이어령

 

이어령. 교수, 작가, 문화부 장관, 언론인, 중앙일보 고문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작가라는 느낌이 더 강하네요. 워낙 알려진 작가이기도 하고 유명해서 어떤 문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시의 형태로 쓰여있는 본문보다 책의 말미에 있는 수필 형식의 문체가 좋네요. 따라서 흉내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구요.

‘80초 생각 나누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여든 살이 된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고,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을 뜻하기도 합니다. 80초면 한 단편을 읽을 수 있도록 간단하고 쉽게 썼습니다. 물론 내용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을 더 투자하기는 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을 하거나 책을 읽다가 생각나는 것을 정리해서 글을 쓴 듯 합니다. 한석봉과 어머니의 일화, 신포도와 여우, 아기곰을 버리고 오는 어미곰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풀어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저도 최근 들어서는 이런 글을 많이 읽게 되네요.

몇 가지 공감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학교를 배움의 창(학창)이라 하고 왜 옛 친구를 동창이라 불렀는지 저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소통을 의미하는 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네요. 생각은 사랑을 낳는다 합니다. 저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떠오르겠죠. 다음에는 그 사람과 같이 와야지 하면서요. 로빈슨 크루소가 가장 무서워했던 것이 무인도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사람의 발자국을 본 것입니다. 그토록 사람이 그리웠을텐데 가장 무서운 것도 사람이네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도시의 번화가 중심에서도 사람이 무섭다면 거기가 무인도겠죠. 어떻게 해야 그 무인도를 벗어날 수 있을지, 그러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줬습니다. 어미곰이 아기곰을 버리고 오듯 저도 아이의 손을 놔야 할 때가 오겠죠. 이미 왔을 수도 있구요. 그러한 냉정하고 차가운 사랑을 저도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신석봉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현대판으로 바꾼 것도 좋습니다. 신석봉의 창의성을 더 존중해줘야겠어요. 자식과 아버지와의 관계는 사회적인 것이고 인위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저와 자식 간의 관계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고 어떤 관계로 발전할지 생각을 해 봅니다.

비교적 쉬운 내용들로 쓴 책입니다. 살아가면서 잠깐 여유를 가지는 의미로 읽어보면 좋을 책이네요.

 

- 몰래 신고 나온 아버지의 신발, 어른이 되고 싶은 미키의 꿈.

 

- 왜 학교를 배움의 창(학창)이라 하고 왜 옛 친구를 동창이라 불렀는지

 

- 생각은 사랑을 낳고 진실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되어 영원히 생생하게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 와서 제일 놀라고 무서워했던 것이 백사장 위에 찍힌 사람의 발자국.

 

- 천만 명이 사는 도시라 할지라도 사람의 발자국을 두려워하는 것. 그것이 바로 무인도.

 

- 어머니에게는 또 하나의 사랑, 얼음장 같은 차가운 사랑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 360도로 열린 광장에서 가르치세요. 삐뚤빼둘 글씨를 써도 좋습니다. 큰 붓을 들고 네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대로 대지 위에 쓰라고.

 

- 그 여우는 신 포도를 따 먹고 또 따 먹다가 결국 위궤양에 걸려서 죽었지요.

 

- 임진왜란 당시 일본은 다테이타라고 하는 경첩이 달린 널빤지를 둘러 상대방 배에 접근해서 다리가 되지요. 해적들은 상대방 배에 불을 지르면 빼앗을 물건도 타버리기 때문에 직접 배에 올라타야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해적들로 이루어진 일본 수군의 놋토리전법. 이순신 장군은 이것을 알고 거북선 모양을 창안한 것입니다.

 

- 무용지용(無用之用). 당장 필요한 것만 찾아다니는 사람보다는 일 자체가 좋아서 일에 몰두해 가는 사람, 그가 바로 창조인입니다.

 

- 스티브 잡스가 고른 세탁기는 빨랫감을 가장 덜 상하게 하는 것. 우리나라 광고들은 다들 옷감 잡아먹는 이야기인데, 정반대의 기준을 삼았던 것이다.

 

- 자식이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그에 보답하려고 하는 건 어쩌면 자연적인 현상이에요. 본능이죠. 하지만 아버지는 달라요. 아버지에 대한 태도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이고 인간이 만들어온 문화 현상이죠. 다시 말하지만 동물들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의 관계가 없어요.

 

- 나를 알아야 반성도 하고 계획도 한다. 월급을 받아도 매달 적자. 다이어트를 결심해도 내가 무얼 먹는지 모른다. 시간은?

 

- 창조의 지팡이를 주는 산신령님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교육에 있지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교육 아닙니까. 그러니 독창성을 인정해주고, 창조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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