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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6월
평점 :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나가키 에미코
이 책은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일단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책을 썼죠. 거기서 보면 저자는 범생이 스타일이에요. 별 탈 없이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살아왔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사에 취직했죠. 일본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입니다. 28년 동안 남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았습니다. 나이는 50세가 넘은 미혼, 골드 미스에요. 그러나 삶이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했을까요? 삶에 반항을 시작합니다. 이 책에 저자의 사진이 있는데 머리 스타일이 독특합니다. 둘리에 나오는 마이콜이 하던 머리스타일이에요. 의외로 이렇게 살아도 괜찮거든요. 이를 계기로 자기 삶을 되돌아봅니다. 돈보다는 시간과 자유를 원한다는 결론에 이르자 퇴사를 했습니다.
저자는 단순히 세상의 틀을 벗어나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사회 부적응자일 뿐이니까요. ‘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를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자는 내용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먹고 산다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도 조금 더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잖아요? 먹고 사는 고민으로 요리를 하면서 더 큰 자유를 만끽하고 있네요.
저자는 지극히 단순한 요리만 합니다. 쌀밥에 된장국, 그리고 채소절임. 요리 시간도 짧습니다. 소요 시간은 10분. 한 끼니당 재료비는 2천 원 정도. 이렇게 간소하게 식사를 한다면 먹고 사는 것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됩니다. 아등바등해가며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없죠.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냉장고도 없앴습니다. 음식을 저장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인류가 원시 시대를 살 때에는 전쟁도 없고 평화로웠습니다. 물론 그때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음식을 저장하기 시작하면서 빈부격차가 나눠지면서 인류가 고생을 하죠. 그런 의미에서 냉장고를 없앴다는 뜻은 아주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제철 음식만 먹을 수 있기도 하고요.
된장국만 끓여서 먹고도 행복하답니다. 저도 한 음식에 빠지면 줄기차게 그 음식만 먹습니다. 이렇게 된장국 하나만 한동안 끓여 먹어볼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냄새가 많이 난다는 점을 어떻게 해결이 되면 꼭 도전하고 싶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산다면 이렇게 살아도 행복하겠습니다. 저희 집 근처에 ‘맨발동무 도서관’이라고 하는 도서관이 있습니다. 재즈 음악이 나오는 흘러나오더군요.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책에 파묻힌 삶이라니. 이렇게 산다면 평생이 행복하겠다 싶었습니다. 소확행과 워라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