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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는 힘 - 실패가 아님을 실패로 아는 청춘들에게
이성우 지음 / 라의눈 / 2016년 4월
평점 :
물러서지 않는 힘 - 이성우
공고, 지방대 출신, 가난한 집안. 컴퓨터 학원 강사, 건설 현장 노동자, 택시 운전기사를 하던 사람이 500만 원으로 사업을 하겠다 합니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서 직원 달랑 한 명으로.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의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생각할까요. Charm Fasion 주얼리 업체 대표인 저자 이성우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 작은 회사를 창업 5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흔히들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억척스럽다고 하죠. 이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정면으로 부딪히며 살아온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성공을 바란다면서 남들이 다 가려고 하는 쉽거나 똑같은 길만 기웃거리고 있지 않나?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가망성 없는 일이나 허망한 꿈을 좇지는 않나?’ 저자의 이력을 볼 때 남들이 가려고 하는 쉬운 길만 가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충분히 예견되죠. 그래서 이런 잔인한 충고를 해줍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지 마라고 합니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하니까요.
헬조선에서 아무리 물러서지 않고 노력하더라도 평범한 꿈조차 꾸기 힘들어졌습니다. 대학 나오고, 취직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그곳에서 행복을 찾고 싶을 뿐인데 그게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 꿈이 ‘평범한 꿈’이 아닙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고생 고생해서 겨우 이룩한 꿈이죠. 이런 꿈을 평범하다고 말하는 게 오히려 잘못은 아닐까요? 남들 하는 것을 나도 하고 싶다는 게 애당초 쉽게 봐서는 안 됩니다.
제가 어릴 때 미국에 이민을 갔습니다. 2년 동안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죠. 그런데 거기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근면, 성실’ 딱 생각하더라고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정착한 교포 1세들은 새벽부터 가게 문을 엽니다. 미국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미국인은 일보다는 가정이나 여유를 선택했고, 한국인은 일단 살아남아야 하니까 건강이나 가정을 포기하더라도 일을 선택했죠. 물론 미국인들의 삶이 잘못되고 한국인들이 옳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이나 가정을 포기하고 일을 선택하는 게 더 미련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어디서나 ‘기회비용’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거죠.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건강한 삶과 가정도 가지고 싶고, 일적으로도 성공하고 싶어”라는 말은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왜 우리는 여유를 선택하고 싶어하면서도 일에 올인한 사람의 성공까지 가지고 싶어할까요?
“공부를 나름 열심히 하지 마라”
수능 공부를 할 때 제가 들었던 인상적인 말입니다. 제가 쳤던 수능에는 국어, 수학, 영어, 나머지(수리 영역 2), 이렇게 네 과목이 있었습니다. 나 혼자서 나름 열심히 한국지리나 지구과학만 열심히 공부해본들 수능 점수를 잘 받을 수 없죠. 전략적으로 국영수에도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이게 사회생활에도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수능에서 크게 알아주지 않는 영역에 올인하듯 세상에서 알아주지 않는 토익에 올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공부는 따로 있는데 말이죠. 토익은 가고픈 회사의 서류 전형을 통과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공교롭게도 정반대의 의견을 가진 책을 두 권 더 읽고 있습니다. 바로 <포기하는 힘 포기력 >, <노오력의 배신> 이 두 권인데요. 이성우는 물러서지 말라고 말합니다. 포기하는 힘과 노오력의 배신에서는 끝없이 강요되는 노력에 대해서 비판적이에요. 책을 읽어보니 다 맞는 말입니다. 이 세 가지 책을 종합해서 결론을 내려 봐도 결국 ‘기회비용’으로 귀결됩니다. 쉬운 길을 가고 싶다면 경쟁자가 많다는 예상을 해야 하고, 여유로운 삶을 선택했으면 물질적인 풍요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합니다. 쉬운 길을 가면서 경쟁자가 없기를 바라고, 일은 덜 하고 싶지만 차는 큰 걸로 사고 싶다면 문제가 있죠. 어떤 선택을 하던 기회비용을 염두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