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 한계비용 0, 수익은 10배 많은 실리콘밸리의 비밀
살림 이스마일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청림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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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살림 이스마일, 마이클 말론, 유리 반 헤이스트

 

산술급수 vs 기하급수. 이 둘이 대결하면 기하급수가 압도적으로 이깁니다. y=mxy=mx2의 대결이니까요. x라는 자본과 노동력을 투입했을 때 y라는 결과물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이 세상은 산술급수로 성장했습니다. 한 사람이 농사를 짓거나 자동차를 조립하고, 기계 한 대가 티비를 만들기보다는 열 사람이나 기계 열 대가 투입되면 생산량도 열 배가 되었죠. 계산이 비교적 쉬웠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습니다. 기계 한 대가 알려주던 현재 교통 정체 상황이 기계 열 대로 늘었을 뿐인데 알려주는 교통 정체 상황은 천 배, 만 배로 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품을 만들 때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잘 해주느냐가 중요했습니다. 이제는 새로움을 정의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블루오션이 레드오션화 하는 데 불과 십 년도 걸리지 않습니다. 또 변화를 찾아야 하는 시대거든요. 예를 들면 중국이 단순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데 유리합니다. 인구가 많으니 이런 단순 업무에 유리하죠. 그러나 3D 프린팅 회사가 본격화 된다면? 엑셀 프로그램이 주판을 사용하는 경리를 몰아내듯 세상이 바뀌겠죠.

의료계는 변화가 느린 업종입니다. 그래서 변화라는 파도에도 많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세차장 매출이 10년 간 50% 감소했다는 점을 보면 의료계도 결국 그 파도에 휩쓸리게 됩니다. 세차장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일기예보 정확성이 개선되어서거든요.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애플은 항상 스타트업 기업처럼 운용한다라고 합니다. 이미 세계 최고의 기업이고 혁신성이나 점유율 면에서 따라올 기업이 없죠. 그러나 이제 막 생긴 회사처럼, 변화하지 않으면 곧 망할 회사처럼 기업을 운용합니다. 우리도 애플처럼 해봅시다. 주기적으로 핵심 질문을 합시다. 우리 고객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우리의 해결책은? 어떻게 출시할까? 어떻게 팔까? 한계비용을 낮춰줄 방법은? 고객층을 어떻게 확장할까? 늘 하던대로가 아니라 저런 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필요합니다.

우리도 전자차트라고 하는 고통스러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전자차트를 시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더 빨리 읽었다면 전자차트도 빨리 도입했겠네요. 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자차트가 필요합니다. 환자 차트가 쌓일수록 차트 찾기가 힘들어지는 방법은 더 빨리 버렸어야 했네요.

 

문화란 상사가 자리를 떠났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라고 합니다. 우리는 상사가 없더라도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하는 문화를 가졌나요? 이 세상에 어떤 새로운 파도가 몰려오는지 파악하고, 그 변화의 물결에 대응하나요? 그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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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
최용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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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 최용민

참 신기했습니다. 예전에 일하던 곳의 원장님 능력이 대단했거든요.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환자가 찾아와서 항의를 합니다. 6명이 들어가는 입원실 크기는 한정되어 있으니 보호자까지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을 차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왜 우리 침대를 약간 밀어내고 너희들만 편하려고 하냐?”며 싸우는 상황이었죠. 직원들은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원장실을 찾아간 이 환자들은 상담을 마치고 웃는 얼굴로 나왔습니다. 도저히 해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잠깐의 상담으로 풀어버리셨죠. 당시에는 원장이라는 권위로 사람들을 설득시켰다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하니 아니네요. 그 원장님은 이 책에서 나오는 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이 있었던 분이셔서 그렇습니다.

 

저자는 대학을 중퇴했습니다. 직장을 찾아 서울로 올라왔죠. 그러나 당시는 IMF 직후였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채용을 꺼렸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이 바로 세일즈였습니다. 오히려 이 직업이 인생에서는 득이 되었네요.

우리가 전통적인 의미의 세일즈를 하지는 않습니다. 문열고 들어가서 방문 판매를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이런책에서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당당하면 고객도 그 긍정적 기운을 느낀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중소기업의 모니터를 샀습니다. 화면 달린 제품은 대기업 제품을 사라는 말이 있지만 가격 대비 효율을 따지기로 했죠. 그러나 중소기업 제품은 제품 설명이 조금 약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이러이러한 기능은 되느냐?” 회사측 답변은 그 기능은 없지만 그만큼 가격이 더 저렴합니다. 물론 있으면 좋은 기능이지만 고객님께서는 굳이 그 기능이 없어도 사용하시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으시겠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결국 그 제품을 구매했죠. 그 직원의 당당하고 시원스러운 답변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자의 명함 뒷면에는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상담해드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람이 수리, 리콜, 보험, 법률 등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죠. 그러나 저자에 비해서 더 모르는 우리는 저런 말이 참 믿음직스럽습니다. 저도 모든 의학 분야에 대해서 정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어떤 상담을 요청했을 때 아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설명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환자보다는 많이 알테니까요. 만약 모르는 분야라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는 공부하면 됩니다. 공부로 충분히 알기가 힘들다면 인맥을 활용해서 교수님이나 다른 의사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되죠.

 

저자가 한 자동차 수리공을 딜러로 영업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영업 한번 해본적 없는 사람이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영업 능력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감언이설로 자동차를 구입하도록 하는 능력은 오히려 없을수록 좋습니다. 그저 이 수리공을 오랫동안 봐온 결과 늘 한결같이 성실했습니다. 그러면 충분해요. 우리도 같이 일했던 쌤들을 떠올려봅시다. 어디가도 성공할 사람이 떠오르나요?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도 추천해줄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책 내용은 판매에 대한 내용이지만 결국은 이 책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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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직장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 '열심히'보다 '제대로'가 통하는 일의 세계에서
아다치 유야 지음, 정은희 옮김 / 청림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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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직장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아다치 유야

 

위대한 직장인이 내 주변에서 나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죠. 그러나 마크 주커버그,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등 너무 거물들은 내 주변에 없습니다. 쉽게 따라하기도 힘들어요. 차라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이 더 많아요. 주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고 따라하도록 해봅시다.

 

저자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거기서 만 명 가까운 직장인들을 만났죠. 그러면서 일 잘하는 직장인들은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아웃풋 중심입니다. 우리가 최고보다는 최선을이라는 말에 익숙하잖아요? 그러나 일 잘하는 사람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합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했노라고 말하지 않죠. 내가 이렇게 성과를 올렸다고 말합니다.

주변에서 이런 멋진 직장인을 만났다면 우리도 인생을 바꿔봅시다. 인생을 바꾼다고 해서 갑자기 빌 게이츠가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상황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사소한 습관만 바꾸면 됩니다. 좋은 습관을 하나 몸에 배이게 합니다. 그 후에 또 좋은 습관을 하나 늘립니다. 참 쉽죠. 좋은 습관 들이기에 실패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습관에 노력을 투자하면 됩니다. 이때 절대 남 탓을 하지 않습니다. 항상 주변에게 친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인생을 바꾸겠다고 결심한 시점부터 인생은 바뀌기 시작한다고 믿습니다. 자서전을 쓴다고 생각하면서 이 순간부터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면 되죠.

 

위대한 직장인은 일을 맡으면 다음 여덟 가지를 확인합니다. 기한, 성과, 분할, 난이도, 상사와의 상의, 보고, 전례, 위임. 이런 직원이 있다면 참 뿌듯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키워야 합니다. 부하 직원을 키우는 훈련은 어렵지 않습니다. 시간 관리, 글쓰기 훈련(세미나 자료를 전부 요약하게 했습니다), 토론, 회의 진행, 발표, 독서, 의견을 묻는 질문 습관(당신 생각은요?) 회식. 회식이 들어간다는 점이 특이하죠. 제가 봐도 회식을 잘 하는 사람이 성공확률이 높았습니다. 성공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회식을 멀리하더라고요. 제가 해본 것은 독서, 의견 묻기, 회식 정도네요. 더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쌤들이 잘 받아들여주면 좋겠네요.

 

상사의 출세가 나의 출세에 결정적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꽉 막힌 사람이 바로 내 직속 상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런 상사를 도와야 내가 출세합니다. 내 상사를 험담하고 끌어내려서 그 상사를 퇴출시켜봐야 내가 그 상사의 자리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회사는 다른 상사를 불러오거든요. 그 상사는 자기 심복을 데리고 오죠. 결국 바보 상사를 퇴출시킨 나는 출세길이 막힙니다.

 

나도 성공하고 싶지만 나는 끈기가 없어. 노력 자체가 안 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력을 잘하는 재능은 없습니다. 노력을 잘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할 뿐이죠. 나 혼자서 노력을 못한다면 친구와 같이 노력하기도 합니다. 친구가 있어서 방해가 되면 혼자서 해봅니다. 아침 일찍 공부도 해보고, 밤 늦게까지도 해봅니다. 자기에게 맞는 시도를 해보면서 노력이 빛을 발하도록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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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이병률.윤동희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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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멀리 뛰기. 이병률 대화집

 

시인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아주 섬세하고 여리 여리한 감성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자도 취급 주의라는 푯말을 붙여야 할 사람들이 바로 시인이라고도 하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주>라는 영화의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윤동주 시인도 떠오르네요. 그래서 제가 내린 시인이라는 사람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자신의 감성에 몰입하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이 책은 윤동희라고 하는 이병률 시인의 후배가 물어보고 이병률이 답하는 인터뷰 형식의 책입니다. 인터뷰어인 윤동희는 <월간미술> 미술기자이면서 책 만드는 북노마드 대표입니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이네요.

 

이병률은 유명한 시인인가봐요. 저는 잘 몰랐습니다만. 2006년도에는 현대시학작품상도 수상했네요. 신해철, 유희열, 이소라, 타블로와 방송 작가 활동도 했습니다. 유명 연예인들과 작업을 해서인지 저도 이병률이라는 사람을 시인으로 보이기보다 방송 작가로 더 기억할 거 같습니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이렇게 기억되기를 싫어하지만요. ‘병률이는 작가가 아니라 사장이야. 출판사 사장.’ 이런 말을 들으면 슬프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시만 쓰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겸할 뿐.

 

저는 시인이라고 하면 약간 조용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혼자 명상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으로 보였거든요. 저자도 시에 조도(照度)가 있다면 어둡다. 뚝뚝뚝 떨어지는 슬픔과 비애가 있다.’라고 했어요. 철썩이는 파도를 보면서 일반인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느껴야 시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감정이 주로 슬픔과 비애였나봐요.

 

시인이 저에게 해주는 조언을 생각해봤습니다. 말끝은 흐리지 말고 매듭짓도록 하겠습니다. 제 아들이 말끝을 흐리는데 저도 그런 습관이 있더라고요. 습관인지라 바꾸기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사람에게 외로움은 약입니다. 지금 청춘은 자기를 필요 이상으로 아끼고 과하게 사랑한다는데 어느 정도 동의는 합니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고 SNS를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기도 하죠. 그래도 외로움을 너무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하게 살고 싶지 않은 배우 이야기를 해 줍니다. 저도 그분처럼 조금 고요하게 살아야겠다는 여유를 가질까 합니다.

CEO를 위한 시는 어떤 시를 말할까요? <시 읽는 CEO>, <시 읽는 CEO, 처음 시작하는 이에게> 이 두 책을 주문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CEO와 시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분초가 아까운 사람에게 청승맞아 보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이병률은 말합니다. 시와 같은 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신없이 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게 됩니다. 이 순간에는 가슴을 뭉클하고 때리는 시, 음악, 그림이 있어야 합니다. “인연, 고마워요라는 말이 참 시인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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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총서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신현준.이기웅 엮음 / 푸른숲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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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신현준 이기웅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도시환경의 변화로 중·상류층이 도심 주거지로 유입되면서 주거비용을 끌어 올리고, 비싼 월세나 집값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돈 없어서 쫓겨나는 현상이죠.



만약 우리가 일하는 여기 바로 앞에 백화점이 들어온다면, 지하철 환승역이 되어서 해운대 장산과 노포역 가운데까지 터널이 뚫린다면? 순식간에 교통의 요지가 되겠네요.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이렇게 되면 나도 땅부자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죠. http://tvpot.daum.net/v/F1JWZttZdeU$

그러나 강북 뉴타운을 보면서 평당 천만 원씩 땅값이 올라도 혜택을 보는 사람은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 책은 8명 연구자, 132명 인터뷰이, 1095일 현장 조사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책이라기보다는 연구 논문에 가까워요. 신자유주의의 광풍을 맞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신자유주의는 주로 노동 시장의 유연화 (해고와 감원을 더 자유롭게 하는 것), 작은 정부, 자유시장경제의 중시, 규제 완화 등으로 요약하면 됩니다. 무한한 경쟁을 통해 우수한 자들이 살아남아 인류는 발전한다는 생각이죠. 우리가 일하는 곳에도 땅값이 오른다면 그 땅값을 견뎌내는 우수한(?) 자들만 살아남습니다.


 

만약 여기 주인 아주머니가 월세를 4년 동안 여덟 배를 올렸다면 우리는 여기서 일할 수 있을까요? 주변의 편의점이나 떡볶이 집도, 근처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살기 힘들죠. 다들 떠나가고 서울말을 쓰는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마치 지금의 센텀이나 마린시티처럼요. 이런 현상이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신자유주의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비싼 곳에서 사는 게 당연하니까요. 다만 가난한 원주민들이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종로3, 낙원상가, 파고다 공원, 종묘 공원을 비춰줍니다. 한때는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장소죠.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주로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 노인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죠. 그들만의 장소를 만들어 삶을 즐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곱지 않습니다. 결국 그들을 더 먼 곳으로 쫓아내죠.


 

니체는 인간이 유사한 조건(기후, 토양, 위험, 필요, )에서 오래 함께 살 때 서로를 이해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처럼 한 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면 층간 소음으로 살인이 날 일은 별로 없습니다. 떠돌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서로를 이해하기는 힘들죠. 젠트리피케이션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또 반복된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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