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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
최용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8월
평점 :
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 최용민
참 신기했습니다. 예전에 일하던 곳의 원장님 능력이 대단했거든요.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환자가 찾아와서 항의를 합니다. 6명이 들어가는 입원실 크기는 한정되어 있으니 보호자까지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을 차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왜 우리 침대를 약간 밀어내고 너희들만 편하려고 하냐?”며 싸우는 상황이었죠. 직원들은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원장실을 찾아간 이 환자들은 상담을 마치고 웃는 얼굴로 나왔습니다. 도저히 해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잠깐의 상담으로 풀어버리셨죠. 당시에는 원장이라는 권위로 사람들을 설득시켰다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하니 아니네요. 그 원장님은 이 책에서 나오는 ‘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이 있었던 분이셔서 그렇습니다.
저자는 대학을 중퇴했습니다. 직장을 찾아 서울로 올라왔죠. 그러나 당시는 IMF 직후였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채용을 꺼렸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이 바로 세일즈였습니다. 오히려 이 직업이 인생에서는 득이 되었네요.
우리가 전통적인 의미의 세일즈를 하지는 않습니다. 문열고 들어가서 방문 판매를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이런책에서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당당하면 고객도 그 긍정적 기운을 느낀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중소기업의 모니터를 샀습니다. 화면 달린 제품은 대기업 제품을 사라는 말이 있지만 가격 대비 효율을 따지기로 했죠. 그러나 중소기업 제품은 제품 설명이 조금 약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이러이러한 기능은 되느냐?” 회사측 답변은 “그 기능은 없지만 그만큼 가격이 더 저렴합니다. 물론 있으면 좋은 기능이지만 고객님께서는 굳이 그 기능이 없어도 사용하시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으시겠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결국 그 제품을 구매했죠. 그 직원의 당당하고 시원스러운 답변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자의 명함 뒷면에는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상담해드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람이 수리, 리콜, 보험, 법률 등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죠. 그러나 저자에 비해서 더 모르는 우리는 저런 말이 참 믿음직스럽습니다. 저도 모든 의학 분야에 대해서 정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어떤 상담을 요청했을 때 아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설명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환자보다는 많이 알테니까요. 만약 모르는 분야라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는 공부하면 됩니다. 공부로 충분히 알기가 힘들다면 인맥을 활용해서 교수님이나 다른 의사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되죠.
저자가 한 자동차 수리공을 딜러로 영업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영업 한번 해본적 없는 사람이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영업 능력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감언이설로 자동차를 구입하도록 하는 능력은 오히려 없을수록 좋습니다. 그저 이 수리공을 오랫동안 봐온 결과 늘 한결같이 성실했습니다. 그러면 충분해요. 우리도 같이 일했던 쌤들을 떠올려봅시다. 어디가도 성공할 사람이 떠오르나요?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도 추천해줄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책 내용은 판매에 대한 내용이지만 결국은 이 책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