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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다닐 만하니? - 2천 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페이샤오마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회사는 다닐만하니? 페이샤오마
http://news.nate.com/view/20170916n02280 회식은 술·워크숍은 주말에…김대리의 일주일
오늘자 뉴스네요.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양경수 지음,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 두 책을 보고 참 재미있다 싶으면서도 씁쓸했습니다. 웃펐죠. “쉬는 날 새벽 등산도 업무의 연장이냐”, “상사병입니다. 직장 상사가 주는 병”, “빚이 많아서 busy” 등 재밌으면서 공감도 되었죠. 물론 자극적인 재미를 위해 오버도 많습니다. 이 책 <회사는 다닐만하니?>는 앞의 두 책, 대만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자가 대만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에요. 인기가 많아서 시리즈로도 나왔고, 티셔츠와 휴대폰 케이스 등으로도 만들었네요.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은 이런 일에 공감대가 형성이 잘 됩니다. 어떤가요? 좀 위로가 되나요? 아니면 더 슬픈가요?
‘책임감 부재, 공감 능력제로의 무개념 상사는 나에 대한 호감을 눈꼽만치도 보여 주지 않는다. 그를 미워하는 데는 이유가 필요치 않다.’
이런 상사를 만나면 참 괴롭죠. 저도 그랬습니다. 직장생활하던 시절이네요. 대표 원장님이 저희를 너무 이해를 못해주시더라고요. 과장님을 찾아가서 고충을 말씀드렸죠. 그러나 그 과장님은 중간관리자셨죠. 너무 대표 원장님의 편이 되어서 우리를 오히려 나무라셨습니다. ‘진짜 충성도 높은 척하고 있네.’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제 나이 26살. 정신 연령은 더 어렸나봅니다. 다른 부장님을 찾아뵈었는데 “너희가 그런 어려움이 있었구나. 힘들었겠다. 그런데 대표 원장님은 또 이런 사정이 있으시더라. 나도 여기저기서 일을 해봤지만 우리 대표 원장님이 그래도 직원들 신경을 아주 많이 써주시는 편이시다. 어느 정도는 너희도 이해를 해주라.” 이렇게 말씀하시니 또 이해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저도 불혹(不惑)의 나이를 바라봅니다. 그래서일까요? 26살의 저도 이해가 되고, 당시의 부장님, 과장님, 대표 원장님 다 이해가 됩니다. 입장 차이라는 게 이렇구나 싶습니다.
‘비서란 CEO의 변덕을 맞춰 주기 위해 태어난 직업’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비서의 편에 서서 CEO는 왜 그렇게 변덕을 부리나 생각했겠죠. 그러나 <잭 웰치 다루기>를 읽었습니다. CEO가 자주 변덕을 부려야 하는 이유를 느끼기 시작했죠. 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즉 여기서도 입장 차이 때문이죠.
‘철모르는 신입사원들은 해마다 한두 명씩 꼭 있다. 그들은 남에게 직설적으로 말해도 되지만 남은 나한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신나게 제멋대로 살도록 내버려 두면 결국에는 훨훨 날아오르다가 천장에 부딪쳐 만신창이가 된 후 바닥으로 떨어지니까요.’
자기가 너무 잘나서 남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신입사원은 골칫거리죠. 그 기준을 자신에게 들이대면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그렇게 살다가 만신창이가 되도록 내버려두라고 합니다. 즉, 신입사원은 한번도 ‘상사의 위치’에서 자신을 바라본 적이 없죠. 그래서 입장 차이를 잘 몰라요. 골칫거리 직원을 가르쳐보면 비로소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입장 차이를 이해하게 되는 거죠.
이 책은 직장 초년차의 입장에서 쓰인 책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그 상황에 처해있거나 경험해봤죠. 그래서 공감이 많이 갑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때는 최소한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도 읽어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