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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이 들려주는 삼국유사 - 작가와 작품이 공존하는 세상
배정진 지음, 장광수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2월
평점 :
내가 어렸을 때는 책을 골라읽는 다는 생각을 별로 해보지 못했었다.
집에 있는 집이라면 그저.. 닥치는 대로 읽곤 했었다.
어렸을때, 탈무드며, 삼국유사며, 세계전래동화며, 그리스로마신화, 아라비안 나이트, 어린왕자 등을 읽고,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어렸을 때는 단편적인 하나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던 내용이 서로 얽히고, 설켜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꽤나 늦게 깨달았던 것 같다.
삼국유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마술피리.. 만파식적이나, 거문고속의 자객을 알려준 까마귀 이야기, 연오랑과 세오녀 등의 이야기는 마치 전설처럼 들려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의 역사서 중에 하나인 삼국유사에 들어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은 한참 후에나 알았었다.
만약 예전에 그저 전래동화 쯤으로 여기지 않고, 역사적 인물과 시대상황과 연계해서 읽었다면,
지금보다 더 해박한 역사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일연이 들려주는 삼국유사는 지금까지의 읽어왔던 삼국유사 책들에 비해 훨씬 친절하게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비슷하게 읽히는 삼국사기<김부식 저>와 삼국유사<일연 저>는 같은 시대이나, 글을 쓰는 관점이 조금은 다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유교적인 역사관에 치우쳐서 쓰여진 역사서인 반면,
일연의 삼국유사는 불교적인 내용과 함께 민간신앙에 관한 이야기도 상당히 포함하고 있다.
또한 삼국사기에는 배제되어 있는 고조선의 역사를 당당히 우리의 역사로 기술한 점도 삼국유사만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을 책의 서두에 미리 밝히고 있어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의 정확한 차이를 인식하게 한다.
책의 저자인 일연에 대한 인물을 짚어주는 점..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보여진다.
일연의 속세이름은 견명이었다. 견명이 어떤 인물이며, 이떤 연유로 일연이 되었는지에 대한 사실을 내용에 앞서 기술함으로써,
더 깊이있는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구성을 높이 사고 싶다.
삼국유사의 이야기들은 인물중심의 이야기이다.
"하늘의 자손이 세운 나라 고소선","세 가지 예언을 적중시킨 선덕여왕", "못생긴 아내 덕분에 왕이 된 응렴", "수로 부인에게 꽃을 꺾어다 바친 노인","선화 공주와 결혼을 한 서동" 등... 34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으며, 책의 시작과 끝은 일연의 생애를 일연 스스로 독백하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문화 전반에 깔려있는 민족의식의 뿌리를 찾을 수 있고, 국어와 역사 등의 배경지식이 되기에 충분한 책이라 여겨진다.
초등전학년에서 모두 유익하게 읽혀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