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레시피 - 한여름의 프로방스, 사랑이 있어도 나는 늘 외로운 여행자였다
김순애 지음, 강미경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사회의 감추고 싶은 아픔인 해외입양~

서른살의 레시피는 30여년전 시장통에서 한손에 과자봉지를 들고..  돌아온다고 말한 엄마를 3일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3살 김순애라는 아이가 미국으로 입양된 후 성인이 되어 쓴 에세이다.

무려. 3일을 3살짜리 어린아이가 시장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믿을수 없는 사실을... 아직까지 기억하는 김순애.. 그녀가 이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가슴이 멍~하니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없이 내 자신을 대비하게 된다.

나를 사랑해주는 부모 아래에서 평범하게 자라~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하여, 이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엄마인 내가 이 김순애라는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에세이를 읽는 내내 감정이 이입되지만, 쉽사리 동질화 되지 못하는 그 무엇~

그 것이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자꾸만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싶어진다.

너무 외로워 하지 말라고, 그렇게 슬퍼하지 말라고 자꾸만 되뇌이며 책장을 넘겼다.

 

그녀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내면서 그녀가 사랑하는 요리~ 그 요리의 레시피를 써넣어준다. 여늬 요리책처럼 선명하고 화려한 사진과 번호가 붙여진 그런 레시피가 아니라 말로 술술 풀어내는 그런 레시피~

처음에는 사진이라도 좀 넣어주지~ 따라해보고 싶은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녀의 레시피는 보통의 레시피가 아닌~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레시피임을 알게됐다.

마음이 아플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그리움이 넘칠 때, 추억이 생각날 때, 그녀는 요리를 하며 그녀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가 보다.

 

사랑을 하지만 완전히 그녀의 것이 되지 못한 사랑, 그 사랑이 완전히 충만할 수 없었던 이유가

어쩌면 그녀 마음속에 작은 구멍이 있어, 그 구멍으로 자꾸만 사랑이 새어나가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바로 찾지 못한 부모의 빈자리가 아닐까~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해외입양아들의 고달픈 삶을 느끼게 했던 서른살의 레시피,

에세이의 말미에 그녀는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이 배고픔이 외로움의 배고픔일까? 아니면 앞으로의 희망때문에 일어서고자 하는 배고픔인지.. 잠시 혼동이 되었다.

아마도 후자일것이다. 아니다 어쩌도 후자를 가장한 전자일지도 모른다.

부디 지나간 사랑과 아픈 과거에 미련 두지 말고, 그녀의 가슴을 꽉 채워줄 수 있는 따뜻하고, 포근하고, 안정된 사랑을 만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결국.. 완전한 사랑은 누군가가 가져다 줄 수 있는게 아니라, 자신이 다듬어가며 완전한 사랑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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