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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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저자에게 죠리퐁은 한 끼의 든든한 식사가 된다. 친구가 보내 준 죠리퐁은 수북한데, 안타깝게도 함께 먹을 우유가 없다. 죠리퐁을 보니 우유가 더 간절해진다. 하지만 궁핍한 생활 속엔 우유를 살 돈마저 없다.

세탁기도, 소파도, 텔레비전도, 식탁도 없다. 가진 게 그리 많지 않다. 저자는 가난이 일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가난이 그리 안쓰러워 보이진 않는다. 그에게는 죠리퐁을 나눠 줄 친구가 있고, 옥수수와 복숭아를 나눠먹을 수 있는 이웃이 있다. 돈이 없는 생활에 경제적으론 가난하다고 할지 몰라도, 곳곳에 온기가 스며든 저자의 삶은 상당히 풍요로워 보인다.

가난한 일상을 보내는 저자의 소소한 이야기가 쓰여있다. 저자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난함 속에서도 만끽할 수 있는 게 상당히 많음을 알게 된다. 지인과 함께 나누는 소박한 음식이나, 봄에 만개하는 들꽃, 오후에 내리쬐는 햇살, 저녁 무렵 낮게 깔리는 석양 등.

꼭 크고 값비싼 물질이 아니어도, 저자는 일상에서 충분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 같다. '가난'이 그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자유롭고 편해 보이는 모습이다.

가난함은 누군가에게 부끄러움이 된다. 또 누군가에겐 분명히 깊은 좌절이 되기도 할 거다. 하지만 저자의 삶엔 부끄러움도 좌절도 없이 그저 당당하고 맑아 보인다. 매사에 만족할 줄 알고 고마워할 줄 아는 저자의 넉넉한 마음이 부러웠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것,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고 일상을 사랑하는 것. 그 어려운 마음들이 저자의 글에선 너무 잘 보여 그 따뜻함이 부러운 순간이 많았다. 넉넉하지 않은 일상에서도 저자처럼 평온하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랄까.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저자처럼,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이야기다. 공감할 부분도 많고, 인생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신선했고 새로웠던 순간도 있다. '나눠도 가난해 지지 않는 삶'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할 시간이 내게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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