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
박채은(달리) 지음 / 파지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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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고 무기력해서, 이제는 내가 뭘 위해서 살아가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기력조차 사라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똑같은 회사, 똑같은 업무, 매일 반복되는 출근과 퇴근. 이대로 멈춰있는게 두려우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날들이 계속됐다.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에 휩싸여 몇 날 며칠을 그렇게 흘려보냈는지 모르겠다.

내일이면 조금은 나아질까, 다음주면 조금 더 나은 기분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충분히 안다. 한없이 무기력해져도 결국엔 내 힘으로 이 무기력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내가 움직여야만 내 기분이 달라지고, 결국엔 일상도 달라질 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그 시간들이 내가 쉬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음을, 그러니 이제는 달리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문득 뛰고 싶었다'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달리가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생겼다. 저자가 달리기로 위로를 받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된 것처럼, 나도, 내 삶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됐다. 물론 달린다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던 저자의 모습처럼, 나도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며 주저하고 머뭇거릴테니 말이다. 이렇게 뛰어도 되는 걸까,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처럼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되풀이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먼저 뛰고 달린 저자의 이야기가 내게 도움이 될테니 말이다.

그저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런 삶도 있음을 알려주는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아침에 달리기를 시작하게된 저자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어나갈 수 있다.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이야기들이 꽤나 많은 편이다. 당장 나 역시도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안을 느낀 시간들이 상당히 많으니 말이다. 꼭 달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꾸준히 해나가면서 스스로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간다는 게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거고 말이다. .

가장 중요한 거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는 거라는 것. 당장 많은 거리는 달리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씩은 움직여 보려 한다. 달리기가 아니어도 좋으니 내가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라도 말이다. 하루아침에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수는 없겠지만,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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