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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붉은 사랑 - 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그대가 있었다
림태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5년 5월
평점 :
요즘엔 좋은 책이 참 많이 나온다.
이번에는 산문집을 읽어보았다.
위는
글을 쓰신 저자 분.
산문집이라고 하지만 나에겐 시집같은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 책. 오묘하다고 해야할까?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표현들이 나를 즐겁게 한다.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눈물도 나고,
만감이 교차했다.
읽으면 절로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진다.
이 중에 제일 소개하고 싶은 부분은
어머니와 저자분이 옛날에 나눈 대화이다.
저자분의 어머니께선 치매를 앓으셨다고 해서 더 안타깝다.
P.30. "나는 태어나기 전에도 어렸을 적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항상 좋은 게 하나 있어."
"그게 뭐다냐?"
"엄마지!"
우습게 들리다가도
괜히 마음이 착잡해진다.
세월이 많이 흘러 사회가 변할지라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그것은 영원토록 변치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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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소개하고 싶은 글.
P.82 K는 자신의 인생을 일곱 등분했다.필요한 것이 있어서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한 토막 당 한 개의 금화로 맞바꿀 수 있었다. K는 일곱 개의 금화로 그가 욕망했던 것들을 샀다.
다행히 K는 금화 세 개를 남겨 다시 자신의 인생을 사기로 했다.
과거 한 토막, 현재 한 토막, 미래 한 토막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팔 때와 달리 살 때는 금화 세 닢 당 인생 한 토막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K는 하는 수 없이 고민 끝에 '미래'를 샀다. 능란하게 거래를 한 상점 주인은 '시간'이었다.
시간이라는 장사꾼은 냉정해서 결코 손해 보는 법이 없다. K는 나중에 알았다.
그가 금화 네닢으로 구입한 것들은 이미 자기 인생 안에 있던 것들임을.
K는 상점 진열장의 휘황한 불빛 아래 진열된 사랑과 행복과 행운과 젊음이 그토록 좋아 보였던 것이다.
K는 인생을 팔아 구입한 그 보물들을 애지중지 아꼈으나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그것들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언제나 인간과의 거래에서 돈을 번다.
인생이 자신의 수중에 있을 때는 제값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시간의 수중에 맡기면 그 순간부터 헐값이 된다는 걸 사람들이 자주 잊어버리기 때문에.
저자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않지만, 읽는 내가 저절로 깨달아진다.
p34. 벚꽃은 환한 웃음이 예쁜 꽃이다.
만개해서야 비로소 모든 근심의 그늘이 사라진다.
이 밖에도 재밌고 해학적인 표현이 많은 책이다.
더 소개하고싶지만, 저작권법이 나를 가로막는다.
곳곳에 아름다운 그림과 글씨도 수록되어있다.
끝으로 부록으로 CD도 들어있어
12개의 시를 음성파일로도 들을 수도 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