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와 같은 땅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는 내가 취직했다고 하자 직장에 다니지 말라고 했다. 다녀봤자 큰돈도 못 벌고 승진도 못 할 테니 힘 빼지 말라는 거였다. 할머니는 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 것이 못마땅한 것 같았다.

네가 부러웠다. 네가 가진 모든 것들, 네가 가지지 못한 것들, 어느 하나 부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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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죄다 하찮고 세상의 눈으로 보면 쓸모없는 것들뿐인 걸까. 하지만 이제 나는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P59

나의 운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이는 아주 난감한 얼굴로 나는 새처럼, 바람처럼 정착하지 못하는 사주를 타고났으며, 결혼을 아주 늦게 하거나 남자 대신 가장이 될지도 모르는 사주라고 말했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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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있는 단어는 그저 무구하고 무력하지만,
단어를 조합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의 손에 그것이들어갔을 때는 얼마나 강력한 선과 악의 도구가되는지.

사전에 나와 있는 정의는 가능한 한 건조하게, 기름기를 쫙 빼고, 집필자의 영혼이나 존재, 삶의 흔적이 담기지 않도록 애써서 쓴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단어를 사람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뜻으로 여길 수도 있고, 그 단어를 보며 사전에는 기록되지 않은 어떤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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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나쁘게만드는 건 아주 특별히 악한 마음을 품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니니까. - P70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은 어린 시절에도, 지금도끝이 없지만 그중 유리병에 대한 특별한 애호가 시작된 게정확히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 P52

그건 지난 계절 야생의 꽃과 풀이 자라고 소멸하는 걸지켜보는 동안 내 마음에 떠올랐던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개인적이고 고유한, 특별한 불멸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건 아니지만. - P45

내가 좁은 의미의) 우리 동네를 처음 알게 되고 좋아했던 건 이곳에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높은 지대에 올라가 내려다본 동네는 희미한 빛 속에서 저마다 서사를 품고늙어가는 집들과 골목들이 얽힌 고요한 세계였다. - P87

나는 필요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불편하고 괴로워도 이곳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서 이 동네의 미래에 대해서 말을 얹기가 더 조심스럽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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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은 해피 엔딩이었으면 하는 마음에 내 질환들을 무작정사랑하려고도 해 보았다. 하지만 긍정은 흥정의 영역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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