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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 키우기 - 부모가 중심이 되는 아이 건강 관리 지침서
로버트 S. 멘델존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이 책 소개를 볼 즈음 보배의 입술 옆에는 큰 딱지가 생긴 상태였어요. 전날 가족의 병원 면회를 오가던 과정에서 피로감이 쌓였던 탓인지, 작은 뾰루지가 나더니 어느새 갈라져 딱지로 변해버린 후 결국 피부과 가서 항생제도 받아오고 항생연고도 바르게 되었지요. 순한 연고만 바르고 있었는데 피부과 의사는 아직 면역이 약한 때라 감염이 심해질 수 있으니 강한 약으로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지요. 병원을 안 갈 수는 없지만 정말 의지하지 않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시간이었어요.
나을 때가 된 것인지 강한 약과 연고 덕인지 잘 모르겠지만 피부과 내원 후 3일 지나 보배의 피부는 부드러워졌지요. 이 책을 받자마자 피부 편을 살펴보니, 저자는 뾰루지로 인한 딱지 치료에 항생제 투여가 효과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해요. 별다른 의학적인 처치 없이 세심하게 청결 유지하고 식탁에서 설탕 없애고 증상이 낫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문제는 기다림 같아요. 그냥 기다리자니 아이 얼굴에 두드러진 자국이 마음에 걸리고 혹시 약을 안 써서 더 번지거나 악화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주변에서도 약 발라줬어? 병원 가봤어? 이런 말들, 마치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순한 연고로 낫기를 기다리는 것마저 아이 피부를 방치하나 싶은 자기 검열까지. 마음의 혼란을 느끼게 되니까요. 또 나보다 전문가인 의사의 소견, 처방이 맞겠지 싶은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한몫하는 것이겠고요.
거의 30년간 미국 소아과 의사로 지내온 저자는, 여러 소아 질환들에 대한 치료 및 처방에 대해 소신을 밝히고 있어요. 이 책의 첫 출간은 20여 년 전이라고 하지만 여기에 담긴 내용은 지금 시대에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백신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은 더 이상 가짜뉴스로 치부될 일이 아니니까요.
이 책은 과잉 행동 장애, 천식과 알레르기, 질식이나 머리 부상 등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아이 체형에 대한 과잉 진단, 시력에 대한 일반 통념, 귀앓이, 인후염, 기침과 감기, 독감, 복통, 두통, 열 대처법, 성장에 관한 부모들의 고민에 대한 답변, 아이 건강과 성장을 위한 영양, 의학적 치료가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경우 등을 담고 있어요.
초등 이상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필요한 내용이 많고요, 특히 신혼 부부, 임산부, 소아과를 자주 가게 되는 영유아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아요. 보배가 초등학생이 된 이후 이런 건강서적을 살펴보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다시 되새길 내용이 많구나 실감하면서 봤어요. 무조건 병원에 의존하기보다 세심히 아이의 건강을 살피고 싶은 모든 부모가 봐야 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