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경청
김주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만만한책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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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책을 선별하는 저마다의 기준이 있다면 대부분은 작가, 그림책이라면 시선을 확 끄는 표지가 아닐까요. 이번 그림책의 경우 저는 출판사에 대한 신뢰로 선택했어요. 그동안 만만한국어 시리즈로 여러 권의 책을 펴낸 곳이라, 뭔가 특별한 그림책을 선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지요. 솔직히 글작가, 그림작가 이름은 생소했어요. 그럼, 잘 듣는 게 좋다는 결론을 제목부터 커다랗게 강조한 그림책 속으로!

이 책을 읽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책 <끝없이 이어지는 리고와 로사의 생각 여행>이 떠올랐어요. 우정을 나누는 둘이 주고받는 대화 중심, 동물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한 배움,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 글밥이 아주 많고 중간중간 그림이 있는 형식 모두 비슷했어요. 어른을 위한 동화 느낌의 그림책이지요.

이 그림책은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고요, 서로 친한 코끼리와 돌멩이가 함께 걷다가 만나는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사막여우를 만났을 때는 친구 사이에 필요한 적당한 거리를 배우고, 고양이들을 통해 잘 듣고 잘 보는 게 사랑의 시작이라는 진리를 알아가며, 서로 대화하는 가운데 높은 콧대는 결국 납작해진다는 데 경계심도 가지고, 송충이와 만난 후에 아름답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며, 역시 둘의 대화로 축축하기보다 포슬포슬하게 사라지는 삶을 이야기하는 시간.

누군가 내 말에 귀 기울여 들어 주는 건 커다랗게 두 팔로 안아 주는 기분이야.(80쪽)

곰이 받은 위안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기도 해요. 커다란 경청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누군가에게 그런 귀가 되어준 적이 있는지. 문득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도 해보게 됐어요. 이 책을 통해 코끼리와 돌멩이의 산책길에 동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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