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머리말을 보면, 희생과 헌신에 가려진 '당신'(엄마)의 참모습을 만남으로써 엄마 자신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큰 깨달음을 줄 것이라는 맥락이 나와요. 이 책을 통해 '당신'(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엄마의 역할이 자녀들에게 '당연한 것'이 아닌 '고귀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각인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로 인해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관계로 나아가고, 궁극적으로 서로의 삶에 힘이 될 수 있다고요. 엄마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의미망이 이렇게 확장된다는 데 깊이 수긍했어요.
이 책을 읽어내는 것은 쉽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많은 질문과 여백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다'의 1장을 보면 생일, 태어난 시간, 이름에 담긴 의미 등을 묻고 있어요. 그 시절 큰 사건이나 이벤트, 인기 있는 영화와 노래, 물가 등이 어떠했는지도 질문하네요.
이런 식으로 2장은 어릴 적 꿈에 대하여, 3장은 10대 시절, 4장은 고교 졸업 후, 5장부터 8장까지는 가족 이야기, 9장은 엄마가 된 시점, 10장은 사랑 이야기, 11장은 '오늘날의 당신을 만든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당신'(엄마)의 가치관, 성향, 고민이나 소망, 선호하는 책과 영화 등 폭넓은 내용의 질문들로 가득합니다. 107쪽부터 118쪽까지는 자유롭게 완성하는 페이지가 나와 있어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차근차근 엄마에게 질문해보는 시간이 이어질 것이고, 딸이자 엄마인 저는 저 자신에게도 각 질문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거예요. 각 질문의 답이 정리되면 자서전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먼저 엄마의 이야기를 얼른 엮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