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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갈까? ㅣ 올리 그림책 49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 올리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고양이는 다 알아?>, <모두가 나였어>의 그림책 자가 브렌던 웬젤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앞선 책들에서 작가는 다른 관점, 시선에서 바라본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특히 <고양이는 다 알아?>는 기발한 발상과 새로운 깨달음을 담은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책 속 고양이처럼 저도 결말에 이르러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에는 어떤 놀라움을 안겨줄지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쳐봤지요.
친근해 보이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등장해요. 이름은 각각 벨, 본이에요. 그림책은 둘이 함께 집으로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어요. 제목만 보고 저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각자 다른 모험을 하는 것인가 싶었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제가 상상한 장면이 나올까,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예상해보며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예상을 빗나갔지만요.
고양이와 강아지는 집으로 가는 길에 두꺼비를 발견하고, 샛길을 걷고, 냇물을 건너고, 기슭으로 올라가 나무에 올라타지요. 그러던 중 두꺼비는 사라지고 배를 발견하고요. 아차, 잠자는 곰을 깨우고 마네요. 둘은 도망치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동굴도 지나게 됩니다.
해질 무렵이 되어 둘은 서둘러 집으로 향하지요. 이후의 그림체가 독특하게 다가왔어요. 작가는 같은 해넘이 장면인데 강아지의 배경과 고양이의 배경 처리를 다르게 표현했어요. 밤의 풍경을 꽤 여러 페이지로 그려냈는데요, 그림책을 읽어가면서 고양이와 강아지의 모험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읽을 때보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니까 더 많은 게 보이는 그림책이에요. 그림책 내용 가운데 둘의 관점이 확연하게 구별되거나 둘의 여정이 뚜렷하게 대조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오히려 내용 속에서는 '따로'의 의미보다 '같이'에 더 중점을 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따로 또 같이'라는 구절을 계속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학교든 회사든 우리가 '같이' 모여 있는 공간이지만 '따로' 해야 할 일들이 있잖아요. 무리 지어 같이 행동한다고 개개인의 잘못이 그냥 덮어질 수도 없고, 여럿이 함께할 때에는 따로 행동하는 일을 잠시 멈추어야 할 때도 있고요. 우리의 일상이 어쩌면 모두 '따로 또 같이'구나 싶어요. 그 균형과 지혜를 잃지 않으면서 오늘도 '따로 또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