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로 본 정원 속 작은 곤충들
프랑수아 라세르 지음, 이나래 외 옮김, 마리옹 반덴부르크 일러스트 / 돌배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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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가 작년에 서점에 가서 직접 고른 책들 가운데 곤충 책이 있어요. 작은 정사각형 판형에 사진과 글이 실려 있지요. 곤충 몇 개가 모형으로 같이 들어 있고요. 지금도 종종 꺼내 읽어보는 책인데요, 곤충 개수가 많이 나와 있지는 않아서 좀 아쉬워했어요. 이번에 눈에 띈 곤충 책은 세로가 긴 직사각형 판형에 일러스트와 글이 실려 있습니다. 곤충 개수가 무려 100종이 나와 있어요. 곤충 백과사전처럼 찾아볼 수 있겠어요.


제가 차례를 보면서 기대했던 대목은 나비였어요. 이 책에서는 초원갈색뱀눈나비, 산호랑나비, 큰배추흰나비, 불칸멋쟁이나비, 작은멋쟁이나비, 산네발나비(악마로베르나비), 쐐기풀나비, 공작나비, 연푸른부전나비, 멧노랑나비, 얼룩무늬그늘나비, 끝노랑갈고리흰나비 등. 각 나비의 세밀화와 더불어 특성, 먹이와 천적을 소개해줍니다. 길을 가다가 나비인가 하고 가까이 다가가다가 나방이라 얼른 뒤로 물러설 때가 있는데요, 이 책에서도 얼핏 보면 나비 같은 나방들도 나와 있어요. 이제 나비와 나방을 확실히 구분하겠네요.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가끔씩 "파리와 모기는 왜?"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는데요, 이 책에 소개된 체크무늬쉬파리의 내용 일부를 볼게요.


일부 개체가 유기물 쓰레기의 병원균을 우리 음식에 옮길 수 있지만,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일어난다. 쓰레기 순환과 지렁이 수 조절, 꽃의 수분 활동 참여 등 체크무늬쉬파리의 활동은 정원에 의미 있는 도움을 준다.(137쪽)


금파리도 수분 활동을 하고 자연의 순환을 돕고 새나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므로 정원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하네요. 모기는 어떠할까요? 성충이 되기 전 빨간집모기 유충은 물속에서 생활한대요.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으며 그 개체 수를 조절하고 물의 여과에 기여하면서 여러 수중 생물의 먹이가 되고요. 정원 연못이 다양한 수중 식물과 동물로 가득하다면 천적들이 유충을 다 잡아먹게 되니까 모기가 인간 피를 찾을 일이 없겠지요.


이 외에도 금속성의 초록 광택으로 반짝거리는 유럽알통다리하늘소붙이, 달팽이 집의 껍질을 깊숙이 뚫는 우울넓적송장벌레, 주로 이파리를 먹는 초록비단바구미, '두더지귀뚜라미'라는 별칭이 있는 유럽땅강아지 등 흥미로운 곤충 정보도 얻을 수 있어요. 다만 아무래도 프랑스 글작가의 책이라 자국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곤충들 위주로 다루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요. (그래서 '유럽'이 붙은 곤충 이름이 많아요.)


이 책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위한 서술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요, 환경 운동가인 글작가의 특별한 시선을 볼 수 있어요. 가령 단단한 줄무늬 껍질을 가진 콜로라도감자잎벌레의 경우 감자, 토마토, 가지 등을 먹는다고 하는데요, 천적은 풀잠자리, 노린재목, 파리목, 딱정벌레, 벌목이에요. 글작가는 이런 천적을 불러들이려면 정원이 생기 넘쳐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덧붙입니다.


만약 감자잎벌레가 너무 많으면 이들을 먹는 것 또한 방법이다. 괴상망측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성가신 벌레를 음식으로 먹는다는 생각은 병충해 방지 제품 소비 감소와 윤리적인 식생활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다.(58쪽)


이 책을 통해 우리 주변의 작은 곤충들을 더욱 잘 알게 됩니다. 그들을 더 잘 관찰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서, 곤충에 관심 있는 아이들도 어른들과 함께 읽어볼 만한 세밀화 곤충 백과사전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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