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건네는 바통 - 제46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80
진선미.양수현.이혜미 지음, 어수현 그림 / 샘터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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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비초등 뽀야와 동화를 찾아 읽는 중이에요.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에 가면, 초등학생 아이들이 거의 대부분 학습만화를 보고 있어요. (특히 흔한 남매 시리즈) 뽀야도 언제부터인가 유아 쪽보다 초등 쪽 도서에 관심을 보이더니, 흔한 남매 시리즈를 보곤 하지요. 그런 가운데 "이 책은 어떠할까?" 하고 동화를 건네보기도 해요. 그럼 "재미있겠다" 하면서 읽지요. 이 책도 그랬고요.

샘터 문학상 수상작품집으로 세 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 책입니다. 한 편씩 간단히 소개해볼게요.

'너에게 건네는 바통'에서는, 이어달리기 연습을 하는 5학년 아이들이 등장해요. 전종우는 달리기를 잘하지만 바통을 받을 때 매번 실수를 하지요. 차민주는 남아서 바통 건네고 받는 연습을 하자고 제안하지만, 전종우는 거절합니다. 막판 스퍼트가 강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바통 연습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무튼 체육 대회 이틀 전까지도 이런 상황이었지요.

역시나 바통이 툭, 바닥에 떨어졌다. 내 앞에서, 바로 어제처럼.(22쪽)

체육 대회 당일에 결국 어떤 모습이 그려지는지는 알 수 없어요. 전종우와 차민주의 마음에 초점을 맞춘 동화니까요. 다만 짐작할 뿐이에요. 잘 건네고 받았으리라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라는 약간 식상한 관용구도 보이지만 대체로 술술 읽히는 문장, 차민주의 심리 변화 등이 잘 그려져 있는 동화였어요.

'돌절구 합창단'에서는 버려진 돌절구를 아끼는 은서가 등장해요. 돌절구는 할머니 것인데 할머니가 병원 입원 중이고 언제 집으로 돌아오실지 몰라 큰외삼촌이 대문 밖에 내놓은 것이었어요. 돌절구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리하던 은서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부레옥잠을 얻어 돌절구 속 물 위에 띄웁니다. 이후 거기에 붙어 왔던 개구리 알이 부화하면서 개구리들이 개굴개굴개굴! 은서는 엄마와 이런 대화를 나누지요.

"정말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네!"

"엄마! 개구리들이 우는 게 아니라 돌절구 위에서 노래하고 있는 거예요!"

(51쪽)

약간 작위적인 설정인 느낌도 들지만, 할머니가 얼른 완쾌되기를 바라는 은서의 마음이 잘 나타난 동화입니다. 개구리 소리든 새 소리든 우리는 보통 "운다"고 표현하는데, "노래한다"는 표현이 훨씬 더 좋고요.

'빚 갚는 도둑'에서는 5학년 하진이 등장해요. 하진은 같은 반 민혁의 스마트폰을 몰래 꺼내보다가 얼떨결에 자기 주머니에 넣은 채 제자리에 놓아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아요. 그런 가운데 학교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요. 인쇄실에 둔 선생님 노트북, 학교 물품 몇 가지가 사라진 거예요. 하진은 여러 정황상 폐지 할아버지가 그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되는데요, 그 자리에서 의외의 말을 듣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동네에서 집 흙벽이 허물어지자 학교에서 훔친 종이들로 겨울을 버텨냈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 학교의 종이 도둑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종이를 훔친 죄로 마음이 늘 무거워 그 빚을 덜어내려고 힘겹게 폐지 주워 모든 돈으로 종이 한 박스씩 인쇄실에 몰래 가져다둔 것이었어요. 지금 벌어진 도난사건의 범인은 따로 있었고 할아버지는 빚 갚는 도둑이었던 셈이지요. 이후 하진이 어떤 깨달음, 어떤 행동을 했을지 동화 속에서 직접 확인해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세 편 가운데, 이 이야기의 구성이 좋았어요. 할아버지와 하진 각각의 에피소드가 교차되고 폭넓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내용이었어요. 하진의 마음을 대변하는 문장으로 마무리해봅니다.

할아버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평생 마음속에 돌덩이를 얹은 채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82쪽)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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