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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야, 내일 또 만나
안드레 카힐류 지음, 유민정 옮김 / 다봄 / 2024년 7월
평점 :
<눈이 바쁜 아이>를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 책의 작가 안드류 카힐류의 신간이 나왔어요. 여름 계절에 잘 어울리는 소재 '바다'를 가지고요. 기대감을 가지고 펼쳐봅니다.
아이는 햇빛 쨍쨍한 날 파도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해요. 그렇다고 화난 것처럼 보이는 파도는 조심한답니다. 아빠의 말을 늘 기억하거든요.
"언제나 바다를 존중해야 한단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바다를 존중한다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여기서는 너무 위험한 바다를 경계한다는 의미도 되고요, 섣불리 바다를 잘 안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말도 나와 있지요. 엄마의 말을 통해서요.
"바다 앞에선 겸손해야지."
바다가 어떤 곳인지, 그림책은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바다 자체가 살아 움직이고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으며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는 사실. 그렇기에 우리는 바다를 더럽히거나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는 진리도 일깨워줘요.
또한 바다는 장난꾸러기면서 조각가이기도 하지요. 모두의 바다이지만 나만의 바다라는 표현도 와닿았어요. 그림책을 읽어가면서, 바다를 살아 있는 존재로 대하는 아이의 심정에 동화되고요, 앞으로 바다와 대면할 때마다 존중과 겸손을 잃지 말자는 다짐도 해보게 됩니다.
이 책의 원제가 재미있어요. 포르투갈어 원서의 제목은 '바다님'이라는데요, 그 배경도 간략히 나와 있네요. 작가는 해변에서 네 살 딸에게 파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바다를 존중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주의를 주었대요. 그때 딸이 파도를 향해 말했다고 합니다. "바다님, 나 조심하고 있어요."라고요. 귀여워요. 우리말 번역에서는 바다를 친구 대하듯 풀이했지만, 원제에서는 높임말을 사용해서 존중의 의미를 더 살려준 듯해요. (그래도 '바다님'이라는 말이 좀 어색해서 우리말 제목이 더 매끄럽기는 해요.)
아이들에게 바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아이들 스스로 바다를 귀한 생명으로 대할 줄 안다면, 바다를 깨끗하게 보존하는 일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요. 유아들 눈높이에서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 때, 이 그림책은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