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체육 싫은 애
김수현 지음, 장선환 그림 / 풀빛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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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제목만 보고 곧장 떠올린 책이 있어요. 얼마전에 뽀야와 함께 재미있게 읽었던, <우리 반 목소리 작은 애>입니다. 소복이 그림작가의 그림체가 더욱 친근감을 주었는데요, 이 책을 썼던 작가의 신간이 <우리 반 체육 싫은 애>랍니다. 글작가의 두 번째 동화이기도 해요. 주인공의 성은 노, 이름은 루, 노루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에요.

루는 체육 시간이 싫고 운동을 잘하지도 못해요. 체육 시간에 빠지고 싶어서 아픈 척할까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때 이른 꾀병으로 보건실에 갔다가 어쩔 수 없이 체육 시간에 참여해야 했지만요. "노루 죽었다", "노루 죽이자" 식의 말을 거침없이 하는 피구는 노루가 생각하기에 정말 잔인한 운동이에요. 그런 생각을 선생님께 말한 이후, 노루 반에서는 피구할 때 '죽는다, 죽인다' 대신에 '아웃'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요. 그래도 노루에게 피구는 제일 싫은 종목입니다. 공을 잘 피하지도 못하고 잘 잡지도, 또한 잘 던지지도 못하니까요.

어느 날 짝꿍 피구를 할 때 최선을 다했던 루는, 원래 체육이 싫고 스스로 못한다는 생각에서 아주 조금씩 벗어나려고 해요. 그러다가 반 대표 이어달리기 선수를 뽑는다는 소식에, 아빠에게는 달리기 기술, 엄마에게는 바통 주고받는 기술을 전수받지요. 아깝게 대표 선수로 뽑히지는 못했지만 운동회 당일 대표 선수 중 한 명이 다치는 바람에 루가 대신 뛰게 되었어요. 이어달리기 세 번째 주자로 나서게 되는데요, 루가 참여한 이어달리기 경주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체육을 지독하게 싫어하고 미술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아이 이야기라면 단순할 수 있겠어요. 글작가는 체육을 아예 안 하지는 않고 참여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아이, 점점 체육의 재미를 느껴가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어요. 그 점이 좋았고요, 루의 다음 혼잣말도 멋져요.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거였어?

이제 나는 또 달릴 거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거야!

(92쪽)

저도 체육 시간을 너무 많이 싫어했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도, 루의 감정도 친근하게 다가왔어요. 돌아보면 모든 종목이 싫었던 것은 아닌데 대체로 못하니까 그냥 다 싫다는 기억만 남은 듯해요. 학창 시절이 끝날 때 체육이 없어져서 정말 좋았는데, 이후에는 제가 스스로 운동기구를 찾게 되는 모순.

이 동화는 초등학교 체육 시간을 담고 있어서, 뽀야처럼 예비초등 아이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볼 수 있겠고요, 주인공 루처럼 체육이 싫은 아이들은 루에게 감정이입하면서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이 동화를 보면서 어린이 독자들이 생각해보면 좋을 듯해요. 어른 독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체육 시간을 떠올려보는 시간도 될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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